28일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준결승. 한국 안세영이 중국 천위페이를 세트 스코어 2-0으로 제압한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드민턴 여왕' 안세영(24·삼성생명)이 아시안게임 새 역사 창조에 단 1경기만을 남겼다. 3년 전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접전을 벌인 한때 천적이던 천위페이(중국)를 완파하며 2회 연속 금메달을 향해 순항했다.
안세영은 28일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4강전에서 천위페이를 눌렀다.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4위 천위페이를 38분 만에 게임 스코어 2-0(21-5 21-12)으로 완파했다.
2023년 항저우 대회까지 2회 연속 금메달에 성큼 다가섰다. 안세영이 29일 결승에서도 승리하면 배드민턴 사상 첫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2연패를 달성했다. 안세영은 세계 2위 왕즈이(중국)-3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의 4강전 승자와 격돌한다.
이날 안세영은 1게임을 무려 16점 차로 따내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안세영의 철벽 수비는 물론 절묘한 대각 공격에 천위페이는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이날 경기 해설을 맡은 이용대(요넥스) 선수 겸 코치는 "강하지 않지만 절묘한 타이밍에 정확한 지점으로 떨어지는 반스매싱"이라고 칭찬했다.
2021년 도쿄올림픽 챔피언 천위페이도 만만치 않았다. 2게임에서 드롭샷과 헤어핀, 스매싱이 살아나며 11-14까지 안세영을 추격했다. 그러나 안세영은 특유의 질식 수비를 펼쳤고, 당황한 천위페이는 잇따라 실책을 범하면서 점수 차가 벌어졌다. 안세영은 여유 있게 재치 있는 드롭샷으로 경기를 끝내며 시그니처인 포효 세리머니를 펼쳤다.
항저우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 뒤 안세영이 중국의 천위페이와 악수를 나누는 모습. 항저우(중국)=황진환 기자
안세영은 국가대표 초반 세계 1위를 달리던 4살 위인 천위페이에 고전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1회전을 비롯해 도쿄올림픽 8강전까지 상대전 7연패를 안았다. 항저우 대회 당시 안세영의 어머니 이현희 씨는 "딸이 '엄마, 진짜 천위페이는 왜 이렇게 계속 만나는데 안 될까'라고 한 적이 있다"면서 "당시 어렸던 세영이가 야마구치, 허빙자오(중국)와 경기에서 못했지만 유독 천위페이에게는 힘들어 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점점 달라졌다. 안세영은 '2022 말레이시아 마스터즈' 단식 결승에서 천위페이를 2-0으로 처음으로 꺾었고, 항저우 대회에서 단체전과 단식 결승에서 모두 이겼다. 특히 단식 결승에서 안세영은 무릎 인대 파열 부상에도 극적인 금메달을 따냈다. 상대 전적은 올해 4전 전승을 포함해 18승 14패로 역전됐다.
세계 최강으로 군림했던 천위페이에 밀려 눈물을 쏟았던 안세영. 그러나 이제 천위페이는 여왕의 위엄을 누리는 안세영에 전혀 상대가 되지 못하는 상전벽해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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