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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회의 코앞인데…'의무공개매수 도입안' 논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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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운용사 18곳 긴급 공동성명

10월 1일 국회 본회의 상정 앞두고 처리 보류·재논의 촉구
"대주주 지분 장외 선행매수 허용해 일반주주 권리 침해"

국내외 자산운용사 18곳은 30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의무공개매수제도 재논의 촉구 긴급공동성명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합뉴스국내외 자산운용사 18곳은 30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의무공개매수제도 재논의 촉구 긴급공동성명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합뉴스
정부·여당이 의무공개매수 제도 재도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내달 1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 관련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국내외 자산운용사 18곳은 30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의무공개매수제도 재논의 촉구 긴급 공동성명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에 법안 재논의를 촉구했다.

기본적으로 제도 도입 필요성엔 공감하지만, 현재 국회 통과를 앞둔 법안은 내용상 일반주주 권리를 훼손할 수 있어 문제란 지적이다.

공동성명에 참여한 운용사는 라이프자산운용, 레인메이커자산운용, 머스트자산운용,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VIP자산운용, 블래쉬자산운용, 슬기자산운용, 신영자산운용,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차파트너스자산운용, 칸서스자산운용, 캄투자일임, 쿼드자산운용, 타이거자산운용, 타임폴리오자산운용, 페트라자산운용, MY.ALPHA Management, Oasis Management 18개사다. 이들 운용사의 합산 수탁고는 87조 원 규모다.

라이프 자산운용 이채원 의장은 기자회견장에서 "주식 1주는 동일한 가치와 동일한 권리를 갖고, 동일한 대우를 받아야 된다"며 "지금 국회가 추진하는 법안은 같은 종류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대주주는 보유주식 전부를 팔 수 있고, 일반주주는 일부만 팔 수 있게 해 기본 원칙에도 위배되고 제도 도입 취지에도 역행한다"고 반발 이유를 설명했다.

경영권 바뀔 때 '대주주 지분 장외 선행매수' 허용…일반주주는 팔고 싶어도 못 팔아

국내외 자산운용사 18곳이 30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의무공개매수제도 재논의를 촉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이창환 대표가 제도 배경을 설명하는 모습. 최서윤 기자국내외 자산운용사 18곳이 30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의무공개매수제도 재논의를 촉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이창환 대표가 제도 배경을 설명하는 모습. 최서윤 기자
의무공개매수 제도는 대주주가 경영권을 넘기며 지분을 팔 때 일반주주에게도 이를 알려 일반주주도 원하면 대주주와 같은 처분 가격·비율로 주식을 팔 수 있게 하는 제도다. 현재는 대주주가 경영권을 소위 '기업사냥꾼'에게 넘기더라도 지분을 장외 매도하고 사후 공시해 일반주주는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구조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구조조정을 쉽게 하려고 폐지했던 주주 보호 제도를 약 30년 만에 다시 도입하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국회 정무위원회와 법제사법위를 빠른 속도로 통과(각각 지난 17일, 28일 의결)한 뒤 내달 1일 본회의 상정만 남은 이번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경영권 인수자가 대주주 지분을 먼저 사들인 뒤 과반(전체 발행주식의 '50%+1주')에 모자란 물량만 일반주주에게서 공개매수하면 된다고 규정했다.

이는 일반주주에게도 대주주와 동등한 조건의 매각 기회를 보장하려는 제도 취지와 맞지 않다는 게 이들 운용사의 지적이다.

해당 법안이 원안대로 통과·시행될 경우, 예컨대 대주주가 지분 40%를 보유한 회사라면, 경영권 인수자는 이 40%를 장외에서 선행매수한 뒤 과반까지 모자란 10%+1주만 일반주주에게서 공개매수로 사면 된다. 대주주 지분이 이미 과반(50%)인 회사라면 일반주주에게 공개매수로 살 물량이 남지 않게 된다. 경영권 이전에 반대하는 일반주주로선 주식을 팔고 나올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것이다.

이들 운용사는 "경영권 이전 시 인수자가 잔여주식 전량을 매수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지만 인수자금 부담과 인수합병(M&A) 위축 우려를 고려해 50%+1주로 정한 정무위의 판단은 존중한다"면서도 "50%+1주 방식을 유지하더라도, 그 물량은 모든 주주에게서 같은 비율로 사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주주도 선행매수를 배제하고 일반주주와 똑같이 공개매수에 응모하게 해, 모든 주주에게서 같은 비율로 사는 '비례적 공개매수'가 해법"이라고 밝혔다.

예컨대 모든 주주가 경영권 이전에 반대해 전량을 팔려고 내놓는 경우, 경영권 인수자가 대주주에게서 약 20%, 일반주주에게서 약 30%를 사서 '50%+1' 조건을 충족하도록 하는 것이다. 주주 입장에선 모두가 각자 가진 주식의 약 절반씩을 같은 가격에 파는 것이다.

운용사들은 "같은 가격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며 "같은 비율로 팔 기회까지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례적 공개매수'로 재논의 제안…"글로벌 스탠더드에도 부합"

국내외 자산운용사 18곳은 30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의무공개매수제도 재논의 촉구 긴급공동성명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서윤 기자국내외 자산운용사 18곳은 30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의무공개매수제도 재논의 촉구 긴급공동성명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서윤 기자
비례적 공개매수는 IMF 위기 이전 우리나라가 도입했던 의무공개매수 방식이다. 당시에도 50%+1주 기준 부분매수 방식을 유지했지만, 지분을 25% 이상 취득하려면 원칙적으로 처음부터 공개매수를 거치도록 해 사실상 지배주주 지분을 장외에서 먼저 사들이는 선행매수가 불가능했다.

특히 운용사들은 "해외 주요국은 부분매수와 선행매수 중 하나만 허용하지만, 지금 국회가 추진하는 법안은 둘 다 허용하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들 운용사에 따르면, 일본은 부분매수를 허용하는 대신 취득 후 지분이 30%를 넘으면 원칙적으로 공개매수토록 해 지배주주 지분만 먼저 사는 길을 막는다. 영국과 유럽연합(EU), 홍콩, 싱가포르는 지배주주 지분을 먼저 사는 선행매수를 허용하는 대신, 남은 주식 전부에 매수 제안을 하게 해 일반주주도 보유주식 전부를 팔 기회를 보장한다.

운용사들은 "국회가 추진하는 법안은 지배주주 지분을 먼저 통째로 사고 일반주주 주식은 일부만 사도 되도록 해 두 제도가 각각 갖춘 일반주주 보호 장치는 빼고 지배주주에게 유리한 부분만 남긴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간) 차별을 없애려던 법이 오히려 그 차별을 합법으로 인정해 주는 셈이라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풀리기는커녕 더 굳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10월 1일 본회의에서 정무위안을 처리하지 말고, 이후 공개 논의를 거쳐 제도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국회를 향해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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