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검색
  • 댓글 0

실시간 랭킹 뉴스

전재수·박홍배 vs 이성권, 부산 첫 여야정 회의서 현안마다 충돌(종합)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노컷뉴스를 선호 하는 출처로 추가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핵심요약

전날 '협력회의냐 그냥 회의냐' 명칭부터 부산시-국힘 신경전
국힘 이성권 "산은·LCC·항만공사 통합, 부산시 입장·정보 없다" 직격
전재수 "정치는 앞서가도 행정은 책임 있게"…가덕신공항도 맞받아
생곡소각장 놓고는 전 시장이 역공…민주 박홍배는 북항·국비 공조에 방점

전재수 부산시장과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 이성권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은 30일 부산시청에서 민선 9기 첫 여야정 회의를 열었다. 송호재 기자전재수 부산시장과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 이성권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은 30일 부산시청에서 민선 9기 첫 여야정 회의를 열었다. 송호재 기자
부산시와 여야 정치권이 민선 9기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한 테이블에 앉았지만, '협치'보다는 주요 현안을 둘러싼 긴장감이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 회의 하루 전부터 '여야정 협력회의'라는 명칭을 놓고 부산시와 국민의힘이 미묘한 힘겨루기를 벌인 데 이어, 정작 30일 공개 모두발언에서는 가덕도신공항과 산업은행 이전, 항만공사 통합, 통합 LCC 본사 유치 등 현안마다 전재수 부산시장과 이성권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이 정면으로 맞붙었다. 회의가 끝난 뒤 양당 시당위원장이 부산시의회 기자실을 찾아 가진 백브리핑에서도 이날 회의를 둘러싼 각 당의 셈법과 온도 차가 이어졌다.

"부산 발전엔 여야 없다"…말문 열자마자 현안 공세

부산시와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부산시당은 이날 오전 부산시청에서 '부산 발전 여야정 회의'를 열었다. 전재수 시장과 박홍배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 이성권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이 한자리에 앉은 것은 민선 9기 들어 처음이다.

당초 민주당 부산시당은 전날 회의를 '여야정 협력회의'라고 알린 반면 부산시는 '여야정 회의'라고 표현하면서 명칭부터 미묘한 차이를 드러냈다. 실제 이날 공식 명칭도 '부산 발전 여야정 회의'로 정리됐다.

세 사람은 회의 초반 "부산 발전에는 여야가 없다"며 한목소리로 협력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성권 위원장이 발언을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부산시와 여야정 회의에 참석한 국민의힘 이성권 부산시당위원장. 송호재 기자부산시와 여야정 회의에 참석한 국민의힘 이성권 부산시당위원장. 송호재 기자
이 위원장은 이날 회의가 성사된 배경부터 짚으며 지난 9월 초 부산시와 국민의힘의 예산정책협의회 이후에도 주요 현안에 대한 정보 공유와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산항만공사 통합, 가덕도신공항 공사비, 산업은행 이전, 통합 LCC 본사 부산 유치, 사직야구장 재건축을 차례로 꺼내 들며 부산시의 명확한 입장과 추진 전략을 요구했다.

특히 "정보가 충분히 공유되고 있지 못하다", "예측 가능한 정책을 펼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부산항만공사 통합 문제를 두고는 정부 방침에 부산시가 보다 분명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 위원장은 각 항만공사가 서로 다른 산업과 배후 여건을 갖고 있다며 "무리하게 통합할 필요가 없다"는 국민의힘 입장을 밝힌 뒤, 부산 정치권과 부산시가 한목소리로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덕도신공항 공사비 증액 방식도 쟁점이 됐다.

이 위원장은 총사업비 관리지침이나 국가계약법 시행령을 손질하면 정부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데 특별법 개정 방식을 택할 경우 국회 입법 절차로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산업은행 이전과 관련해서도 부산시가 대통령실과 정부, 산업은행 측과 어떤 논의를 했는지 구체적인 정보가 공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재수 "정치와 행정 접근 달라"…현안마다 즉석 반박

전 시장도 물러서지 않았다.

전 시장은 먼저 가덕도신공항 공사비와 관련해 총사업비 관리지침이나 국가계약법 시행령을 고칠 경우 가덕도신공항뿐 아니라 다른 국책사업에도 영향을 줘 정부 재정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반박했다. 가덕도신공항에만 적용할 수 있도록 특별법을 개정하는 편이 현실적이라는 논리다.

전 시장은 "가덕도신공항에만 딱 적용되도록 특별법을 개정하면 나머지 국책사업에 대한 중앙정부의 기존 입장을 유지할 수 있다"며 신속한 법 개정을 여야 정치권에 요청했다. 그러면서 입법 지연 가능성은 자신도 우려하고 있다며 정기국회 안에 법안을 빠르게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항만공사 통합 문제에서는 부산시와 국민의힘의 시각 차이가 더욱 뚜렷했다.

전 시장은 정부의 구체적인 통합안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행정기관인 부산시가 먼저 찬반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통합 공사의 본사를 부산에 두고 부산항의 위상이 오히려 커지는 방안이 나올 가능성까지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전 시장은 "정치권은 좀 앞서 나가더라도 행정은 안정감 있고 책임감 있게 나가야 한다"며 "부산의 이익을 중심에 놓고 득실을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부산시가 정부의 항만공사 통합 움직임에 보다 강하게 반대해야 한다는 국민의힘 요구에 제동을 건 셈이다.

산업은행 이전과 통합 LCC 본사 유치에 대해서도 전 시장은 부산시가 물밑 접촉을 계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산업은행 회장과 대통령, 정부 관계자 등을 접촉하고 있지만 협상 과정의 세부 내용을 섣불리 공개하는 것이 오히려 유치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통합 LCC 문제에서는 국회가 대한항공 관계자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불러 압박하는 방식이 실질적인 부산 유치에 도움이 되는지 정치권이 판단해 달라고 주문하면서 국민의힘을 우회적으로 겨냥하기도 했다.

국힘이 현안 꺼내자 전재수는 '생곡소각장'로 역공

공방은 당초 국민의힘이 제시한 현안을 넘어 생곡소각장 문제로까지 번졌다.

이 위원장의 현안 공세에 답변하던 전 시장은 돌연 생곡소각장 문제를 꺼내며 "사실 좀 기도 안 찬다"고 강한 표현을 사용했다. 사업이 10년 동안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됐고 이미 막대한 예산과 주민 이주 절차가 투입된 상황에서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는 것은 행정의 연속성과 예측 가능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전 시장은 "시민 세금이 1000억 원 들어갔고 이주도 82%를 넘었다"며 생곡소각장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할 경우 기존 투자와 명지소각장 폐쇄 문제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또 생곡에 소각장이 들어서지 않을 경우 에코델타시티 자체에 소각시설을 설치해야 할 가능성도 거론했다.

이어 해운대 좌동 소각장의 배출 수치를 예로 들며 최신 시설로 건립할 경우 안전 문제를 관리할 수 있다고 주장한 뒤 "지역 정치권이 나서서 막 이러는 것보다는" 양당 시당위원장이 부산 전체의 폐기물 처리 문제라는 관점에서 봐 달라고 요청했다.

최근 생곡소각장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는 국민의힘 지역 정치권을 겨냥한 발언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박홍배는 '공조'에 무게…회의 뒤에도 드러난 여야 셈법

부산시와 여야정 회의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부산시당위원장. 송호재 기자부산시와 여야정 회의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부산시당위원장. 송호재 기자
두 사람 사이에 공방이 이어지는 동안 박홍배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은 상대적으로 협력에 무게를 뒀다.

박홍배 위원장은 북항 재개발과 북항 돔 아레나, 2028년 유엔해양총회, 동남권투자공사 설립 등을 민주당의 핵심 현안으로 제시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으로서 부산 국비 확보를 지원하겠다며 "부산 발전 앞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체부 공모를 앞둔 북항 돔 아레나 사업에는 "공모 선정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힘을 실었다. 전 시장이 추진하는 북항 중심의 도시개발 구상과 상당 부분 보조를 맞춘 것이다.

공개 모두발언 이후 세 사람은 시장 집무실로 이동해 비공개 논의를 이어갔다. 이날 공식 안건에는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과 가덕도신공항 적기 개항, 침례병원 공공병원화 등 9개 현안과 내년도 국비 확보 대상 사업들이 포함됐다.

회의가 끝난 뒤 박홍배·이성권 두 시당위원장은 부산시의회 기자실을 찾아 회의 결과와 각 당의 입장을 설명했다. 첫 여야정 회의를 상설적인 협의의 출발점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는 데는 공감했지만, 이날 공개 발언에서 확인된 것처럼 주요 현안을 대하는 여당과 야당의 접근법은 확연히 달랐다.

결국 이날 만남은 '여야정 협치'라는 형식 자체를 만들어냈다는 의미와 동시에, 향후 부산 현안을 누가 주도하고 어떤 방식으로 정부와 협상할지를 두고 부산시와 국민의힘 사이 힘겨루기가 본격화했음을 보여줬다.
영문기사 보기 (View English Article)

0

0

실시간 랭킹 뉴스

오늘의 기자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