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에서 고객 약 2만 5천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가운데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가 실제로 보상을 받는 사례는 극소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김형연 의원실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개인정보 유출 기업에 부과된 과징금은 총 7004억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정보 손해배상책임보험의 보험금 지급은 25건, 약 13억 원(0.19%)에 그쳤다.
역대 최대인 쿠팡 과징금(4236억 원)을 빼도 결과는 다르지 않다. 나머지 2768억 원과 비교해도 보험금 지급은 0.47%에 불과하다.
또한 지난 5년간 개인정보 분쟁조정이 성립하지 않은 사건은 175건이다. 이 중 124건(70.86%)은 기업 등 피신청인이 조정안을 거부해 무산됐다. 기업 거부로 무산된 사건 중 분쟁조정 신청 건수가 가장 많았던 곳은 이동통신사 A사와 취업포털 B사이다.
분쟁조정은 소송 없이 피해를 배상받는 절차로 2023년 법 개정으로 기업은 조정에 반드시 응해야 한다. 그러나 조정안을 받아들일지는 기업이 정하도록 되어 있어 조정불성립이 지난 5년간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개인정보 분쟁조정 불상립 사유. 김형연 의원실 제공
대형 유출 사고도 기업들이 조정안을 거부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3755만 명의 정보가 유출된 쿠팡은 지난달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1인당 10만 원' 조정안을 거부했다.
2324만 명의 정보가 유출된 SK텔레콤도 지난해 11월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의 '1인당 30만 원' 배상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대 1953만 개 계정이 유출된 것으로 알려진 티빙 등에 대한 개보위 조사도 아직 진행 중이다.
과징금은 국고로 들어가는 제재금으로, 피해자에게 돌아가는 돈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의 소극적 보험금 지급과 분쟁조정 거부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만큼 개인정보 유출로 피해를 본 국민이 보상받기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게 김 의원측의 지적이다.
개인정보 유출 과징금, 피해 회복 지원에는 0.27%만 사용
한편 개인정보 유출 손해배상 보험의 경우 일정 규모 이상 기업에게 가입의무가 있지만 현행법상 최저가입금액은 가장 높은 구간(매출액 800억 원 초과·정보주체 100만 명 이상)도 10억 원에 불과하다. 최저가입액을 3755만 명이 피해를 입은 쿠팡 사고에 대입하면 1인당 약 27원이다.
개보위가 과징금을 개인정보 유출피해 회복에 쓰겠다며 신설을 추진 중인 공익신고장려기금도 마찬가지다.
기금 내 '개인정보 피해 지원' 예산 67억 7천만 원 가운데 피해자 대상 지원은 12억 7천만 원(약 19%)에 불과하다. 이 역시 2026년도 과징금 부과액(4775억 원)의 0.27%, 지난 5년 과징금 부과액의 0.18%에 불과한 규모다.
김형연 의원은 "사고와 과징금 규모는 해마다 커지는데 피해자 손에 쥐어지는 것은 거의 없다"며 "기업은 과징금만 내면 그만이고, 그 과징금이 국가 주머니에 차곡차곡 쌓이는 사이에, 국민은 피해만 떠안는 구조는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최근 신한은행 사태에서 보듯 금융권의 개인정보 유출은 국민 재산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라며,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금융권의 개인정보 보호 실태를 꼼꼼히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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