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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탱크데이'는 어떻게 광주를 조롱하는 구호가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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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5·18 왜곡의 양상이 달라졌다. 일부 세력의 주장에 머물던 왜곡과 폄훼가 이젠 온라인의 놀이가 됐다. 5·18민주화운동 46주기 당일 등장한 '탱크데이'라는 광고 문구는 한 달여 만에 고교 야구장에서 광주 학생을 조롱하는 구호가 됐다. 역사 왜곡이 놀이처럼 소비되는 사이 아이들은 5·18을 교실보다 온라인에서 먼저 접하게 됐다. 광주CBS는 5·18 조롱 '밈'의 확산 실태와 교육 현장의 간극을 짚고, 미디어 리터러시에서 대안을 찾는 기획을 3차례에 걸쳐 싣는다.

[놀이가 된 5·18 왜곡, 아이들은 무엇을 배우나]
'오c8'에서 '오우~일팔~'까지…모양 바꾸며 살아남은 조롱 은어
'밈'이 된 5·18…호남 비하 표현으로 변모해 온라인 곳곳으로
온라인 모니터링 결과, 지난 5월 한 달 왜곡·폄훼 4400여 건…전월 4배
5·18기념재단 "결국 미디어 교육에서 답 찾아야"

지역 비하 성격을 가진 응원 구호를 외쳐 논란을 일으킨 서울 배재고등학교 야구부가 6일 광주 북구 광주제일고등학교를 사과 방문한 뒤 광주제일고 학생들과 함께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광주=박종민 기자지역 비하 성격을 가진 응원 구호를 외쳐 논란을 일으킨 서울 배재고등학교 야구부가 6일 광주 북구 광주제일고등학교를 사과 방문한 뒤 광주제일고 학생들과 함께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광주=박종민 기자
▶ 글 싣는 순서
① 스타벅스 '탱크데이'는 어떻게 광주를 조롱하는 구호가 됐나
(계속)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지난 6월 서울 목동야구장.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1회전에서 배재고 소속 일부 선수들은 광주제일고 더그아웃을 향해 이렇게 외쳤다.
 
'탱크데이'는 지난 5월 18일 5·18 민주화운동 46주기 당일 스타벅스코리아의 텀블러 기획전 광고문구로 등장했다 거센 비판 끝에 사라진 단어다.
 
기업 광고 문구로 시작된 논란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광주와 5·18 희생자들을 조롱하는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으로 쓰이기 시작했고, 고등학생 야구 선수들이 상대를 비난하는 '구호'가 돼 경기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탱크데이'는 빙산의 일각이다. 5·18을 조롱하는 은어는 오래전부터 온라인에서 쓰여 왔고, 지금도 형태를 바꿔가며 쓰이고 있다.

황진환 기자·스타벅스 홈페이지 캡처황진환 기자·스타벅스 홈페이지 캡처

'오c8'에서 '오우 일팔~'까지…모양 바꾸며 살아남은 은어

5·18기념재단이 '㈜메로'에 의뢰해 지난 2월부터 5월 사이  진행한 AI 온라인 모니터링 결과보고서를 보면 지난 5월 한 달에만 확인된 왜곡·폄훼·조롱 게시물은 4402건으로 지난 4월에 비해 4배 넘게 늘었다. 생성형 AI 제작5·18기념재단이 '㈜메로'에 의뢰해 지난 2월부터 5월 사이 진행한 AI 온라인 모니터링 결과보고서를 보면 지난 5월 한 달에만 확인된 왜곡·폄훼·조롱 게시물은 4402건으로 지난 4월에 비해 4배 넘게 늘었다. 생성형 AI 제작
5·18기념재단이 진행한 '5·18 왜곡 폄훼 온라인 모니터링'의 결과보고서를 보면 지난 5월 한 달 사이에 확인된 왜곡·폄훼·조롱 게시물은 4402건으로 지난 4월에 비해 4배 넘게 늘었다.
 
재단이 디시인사이드·일간베스트 등의 온라인 커뮤니티는 물론 유튜브·X(구 트위터)·인스타그램·스레드, 네이버 뉴스 댓글 등을 살펴본 결과,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넉 달 동안 분석한 31만여 건의 게시글 중 6376건이 5·18 왜곡·폄훼 발언이었다.
 
지난해 모니터링 보고서와 올해 2~5월 월간 보고서를 함께 비교해 보니, 5·18을 왜곡하는 '말' 자체가 달라지고 있었다.
 
지난해에는 '북한군 개입'·'폭동'·'무기고 탈취'·'가짜 유공자'처럼 역사적 사실을 비트는 주장이 다수 발견됐다. 그러다 지난해 10~11월 보고서에는 '빨갱이'·'빨간약'·'성역화' 같은 낙인과 조롱의 말이 다수 등장하며 호남지역을 혐오하고 민주화운동을 부정하는 발언의 비율이 높아졌다.
 
5·18을 조롱하는 은어는 노골적인 욕설과 비난에서 그치지 않고, 숫자·영문 치환을 거쳐 노랫가락처럼 들리는 형태로 바뀌어 왔다. 생성형 AI 제작5·18을 조롱하는 은어는 노골적인 욕설과 비난에서 그치지 않고, 숫자·영문 치환을 거쳐 노랫가락처럼 들리는 형태로 바뀌어 왔다. 생성형 AI 제작5·18을 조롱하는 은어는 노골적인 욕설과 비난에서 그치지 않고, 숫자·영문 치환을 거쳐 노랫가락처럼 들리는 형태로 바뀌어 왔다.
 
먼저 5·18민주화운동의 숫자 '518'을 욕설처럼 읽는 단어가 지난 2월부터 넉 달 내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확인됐다. 같은 말을 발음만 비틀어 사용하는 욕설과 이 글자를 숫자와 영문으로 바꾼 '5c8', 흥얼거림처럼 들리는 '오우~일팔~'도 함께 쓰였다.
 
변형된 표현일수록 욕설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발음을 바꾸고, 글자를 기호로 바꾸고, 노랫가락처럼 위장하는 것이다.
 
5·18기념재단의 의뢰를 받고 모니터링을 진행한 ㈜메로의 권혁규 대표이사는 "SNS에서 쓰이는 은어와 말투, 화법 등은 일반적인 키워드 탐지로 잡아내기 어렵다"면서 "'오우~일팔~'처럼 발음이나 말투를 비트는 표현은 함께 올라온 이미지나 앞뒤 대화 맥락을 파악해야 의미가 드러난다"고 말했다. 이처럼 겉보기엔 욕설이 없으니 아이들이 따라하기도 쉬워진 것이다.
 5·18을 왜곡하고 폄훼하는 표현은 더 나아가 호남지역 전체를 비하하는 말로 진화했다. 이는 지난 2월부터 5월 사이 진행한 온라인 모니터링 결과에서 잘 드러난다. 생성형 AI 제작5·18을 왜곡하고 폄훼하는 표현은 더 나아가 호남지역 전체를 비하하는 말로 진화했다. 이는 지난 2월부터 5월 사이 진행한 온라인 모니터링 결과에서 잘 드러난다. 생성형 AI 제작조롱은 5·18에서 그치지 않고 호남 전체를 겨냥하는 말로 번졌다. 호남지역을 겨냥한 혐오 표현도 넉 달 내내 보고서에 올랐다. '홍어 자치국'·'7시'·'전라도 공화국'·'세금벌레'와 같은 표현이다. 사람을 생선에 빗대고 호남지역을 아예 딴 나라처럼 부르면서 지명을 비트는 방식이다.
 
재단은 이 흐름을 '역사 왜곡에서 혐오로의 이동'으로 해석한다. 최경훈 5·18기념재단 기록진실부 팀장은 "처음엔 5·18 북한군 개입설처럼 허무맹랑한 사실 왜곡 주장이었다면 지금은 혐오 발언이 나오고 그 언어도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롱 밈'이 된 5·18…호남 비하 표현으로 발전해 온라인 곳곳으로 확산

5·18 조롱 밈은 온라인 플랫폼을 옮겨 다니며 몸집을 키웠다. 스타벅스가 사과하고 이벤트를 중단했던 '탱크데이'는 곧바로 온라인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탱크 텀블러'로 음료를 마시는 생성형 AI 영상으로 되살아났다.
 
디시인사이드에서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이 포함된 5월 15일부터 21일 한 주 동안 왜곡·폄훼 게시물 763건이 확인됐다. 이는 디시인사이드 5월 주간 집계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다.
 
한 주 뒤인 5월 22일에서 28일에는 네이버 뉴스 댓글에서 왜곡·폄훼 표현 870건이 발견돼 네이버 뉴스 5월 집계치 중 가장 많았다. 커뮤니티에서 먼저 불붙은 조롱이 관련 기사가 쏟아지자 뉴스 댓글창으로 옮겨 간 모양새다.
 
삭제는 확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에 모니터링으로 확인된 4402건 가운데 게시가 중단된 건 24%에 그쳤다.
 
그사이 5·18 조롱은 청소년들에게 번졌다. 배재고는 전국대회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고, 학교는 구호를 선창한 학생 2명에게 중징계, 따라 외친 학생 10명에게 경징계를 내렸다. 장민혁 5·18기념재단 교육문화부장은 "학생들은 스타벅스가 5·18을 어떤 지점에서 어떻게 왜곡했는지 사실 잘 모르고 있다"며 "청소년에게는 5·18 자체가 밈의 대상이 됐다"고 말했다.
 

5·18기념재단 "결국 교육이 답…그러나 학교 교육만으론 역부족"

현행 5·18특별법 제8조는 '허위사실 유포'를 처벌 기준으로 삼는다. 사실을 주장하지 않는 조롱 은어는 법망을 빠져나가기 쉽다.
 
차종수 5·18기념재단 행정지원실장은 "혐오죄나 조롱죄 같은 내용을 8조에 명확히 다시 넣어야 한다"며 "그래야 5·18뿐 아니라 부마, 4·3 등 현대사 전반의 왜곡과 조롱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청소년들에 대해서는 처벌보다 교육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차 실장은 "청소년에게는 벌을 주기보다 교육과 계몽, 사회적 합의가 먼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교 교육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장 부장은 "교과서는 5·18을 신군부의 정권 찬탈에 맞선 저항 정도로만 서술할 뿐, 열흘간의 구체적인 서사나 왜곡에 대응하는 내용은 담고 있지 않다"면서 "왜곡된 정보는 학교 교육이 아니라 인터넷이나 또래 집단을 통해 얻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학교 교육 안에서 5·18 왜곡이나 혐오 문제를 다 해결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기장에서 '탱크데이'를 선창한 학생 2명은 유니폼을 벗었다. 그러나 같은 조롱을 퍼뜨린 온라인 게시물은 대부분 그대로 남아 있다. 은어는 지금도 모양을 바꿔 가며 쓰이고 있다.

※ 제작지원 : 한국언론진흥재단
영문기사 보기 (View English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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