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박정민 기자이른바 '레고랜드발 자금 경색 사태'를 촉발한 강원중도개발공사(GJC)의 기업회생 신청 계획 발표 당시 채권 발행 주관사인 BNK투자증권이 사전에 동의했다는 보고를 받아 보증채무 지급 청구로 이어질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춘천지법 형사2부(김성래 부장판사)는 1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에 대한 공판을 열었다.
이날 첫 증인으로는 GJC의 기업회생 신청 결정 과정에 참여한 정광열 전 강원도 경제부지사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최 전 지사 측 변호인은 정 전 부지사에게 GJC 기업회생 신청에 찬성했는지를 묻자 "(GJC를) 그대로 둬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찬성했다"고 답했다.
이어 기업회생 신청 발표에 앞서 법무법인 화우의 자문을 받았으며, GJC의 경영 정상화 방안으로 기업회생 신청을 권고받았다는 취지의 보고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BNK투자증권 측과 사전에 협의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직접 만나지는 않았지만 (화우를) 통해 협의했고, 동의를 받았다는 내용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변호인 측은 GJC가 재무제표 등을 토대로 기업회생 신청 계획 발표 이전 대출 만기 연장을 협의하며 이자를 미리 납부한 상태였다는 점을 제시하며 회생 신청의 당위성을 물었다.
특히 대출 약정상 기한의 이익이 상실되면 강원도가 보증채무를 지급해야 하는 계약 구조였다는 점을 따져 물으며 회생 신청 발표로 인해 2050억 원의 지급 청구 사태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클릭하거나 확대하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에 정 전 부지사는 "당시 내부 보고에서도 채권자와의 사전 협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했고, 회의자료에도 그 내용이 들어 있다"며 "GJC는 실질적인 현금이 들어오지 않는 구조로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기업인지가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BNK 측이 기업회생에 동의했다는 이야기를 화우를 통해 전달받았기 때문에 2050억 원에 대한 기한이익 상실 주장이 나올 것이라고는 예상할 수 없었다"고 재차 반박했다.
재판부도 당시 강원도가 기존 사업의 정상화와 연속성을 위해 어떠한 이유로 회생 신청을 추진해야 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물었다.
정 전 부지사는 "회생을 하지 않고 사업을 지속하면 도 예산이 상당 부분 투입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회생 절차를 통해 예산 투입을 늦추고 시간을 벌어 회사를 정상화하려 했던 것 같다"며 "회생 절차를 통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고 답변했다.
앞서 진행된 공소청 측 신문에서는 레고랜드 개발사업의 계약 구조와 GJC의 재정 상황 등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특히 레고랜드 개발사업의 주요 계약인 MDA에 대해서는 강원도에 불리한 구조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MDA를 처음부터 끝까지 살펴봤다"며 "제국주의 시대에 중국을 수탈할 때 이런 계약이 됐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인 책임은 도가 지도록 돼 있고 투자자들은 큰 손해를 감수하지 않고 철수할 수 있는 구조였다"며 "도가 투자해야 할 돈과 떠안아야 할 위험은 큰데 가져올 수 있는 이익은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 연합뉴스앞서 김진태 전 지사는 2022년 9월 기자회견을 열고 GJC의 기업회생 신청 계획을 발표했다.
BNK 측은 회생 신청 계획 발표 다음 날 기한이익 상실을 통지하고 도에 보증채무의 즉시 지급을 청구했다.
당시 채권시장에서는 도가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한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자금 경색 사태로 이어졌다.
결국 도는 같은 해 12월 기업회생 신청 계획을 철회했으며, GJC의 보증채무 2050억 원을 대위변제했다.
한편 최 전 지사는 2014년 도의회 의결 없이 GJC에 대한 채무보증 규모를 210억 원에서 2050억 원으로 늘리는 과정에서 강원도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전 도 글로벌통상국장 A씨도 관련 사업에 관여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재판부는 오는 27일 공판을 열고 관련 심리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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