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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정해놓고 의견 수렴?"…순천시 오천그린아일랜드 '반쪽 경청회'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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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 도로 기능 회복 방침에 내년 착공 계획까지 제시
주민 불편·안전 문제에 복구 요구 잇따라…의견 수렴 절차 실효성 의문

14일 오전 연향도서관에서 열린 '오천그린아일랜드 관련 시민 의견수렴을 위한 경청회'. 박사라 기자 14일 오전 연향도서관에서 열린 '오천그린아일랜드 관련 시민 의견수렴을 위한 경청회'. 박사라 기자 
순천시가 오천그린아일랜드의 도로 기능 회복을 추진하는 가운데, 시민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마련한 경청회가 사실상 형식적인 절차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변로 통행 제한에 따른 주민 불편과 안전 문제로 도로 복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시가 이미 복구 방침을 정하고 착공 시기까지 제시하면서 시민 의견을 정책 결정에 반영할 여지가 있었느냐는 것이다.

순천시는 14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오천그린아일랜드 관련 시민 의견수렴을 위한 경청회'를 열고 사업 추진 방향을 설명한 뒤 시민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시는 동천 하천기본계획에 따른 제방 정비와 강변로 도로 기능 회복을 추진하되, 기존 오천그린광장은 유지하고 도로 위에 조성된 그린아일랜드 구간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날 경청회에서는 강변로 통행 제한으로 불편을 겪어온 주민들의 도로 복구 요구가 잇따랐다.

도사동의 한 주민은 최근 마을에서 발생한 화재를 언급하며 "소방서까지 직선거리로 3㎞도 안 되는데 소방차가 30분이 넘어서야 도착했다"고 주장했다.

대대동의 한 주민도 "박람회 기간 동안 임시로 도로를 막고 박람회가 끝나면 돌려준다는 약속에 주민들이 불편을 참고 견뎠다"며 "돌려준다는 것이 아니고 돌려줘야 맞다"고 강조했다.

도로 통제로 인한 상권 침체와 농어민들의 이동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반면 그린아일랜드를 시민 휴식공간으로 유지하면서 도로 기능과 공존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시민은 "젊은 사람들은 이 공간을 많이 활용하고 외부에서도 순천에 이런 것이 있었다는 것을 좋아한다"며 "지역 주민들의 불편도 이해하지만 같이 병행하는 방법은 없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참석자들의 반발성 발언이 이어졌고, 진행자가 서로 다른 의견을 존중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오천그린아일랜드. 박사라 기자 오천그린아일랜드. 박사라 기자 
경청회에서는 도로 복구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발언이 대부분을 차지한 반면, 기존 그린아일랜드의 존치나 활용 필요성을 강조하는 의견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문제는 순천시가 사실상 도로 복구를 기정사실화한 상태에서 경청회를 진행했다는 점이다.

시 관계자는 "시장 방침은 명확하다. 도로에 대한 기능을 회복해야 된다"며 "하천 제방과 재해 문제,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간을 어떻게 연결시킬 것이냐는 부분을 앞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는 내년도 본예산에 관련 예산을 편성하고, 예산이 확보되면 실시설계를 거쳐 이르면 내년 하반기 공사에 착수한다는 일정도 제시했다. 4차선 전체를 복구한다는 방침이다. 

오천그린아일랜드를 둘러싼 갈등은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성 당시부터 이어져 왔다. 임시 녹지 조성 이후 우회 통행에 따른 주민 불편이 지속됐고, 공익감사 청구로까지 이어졌다. 동천이 국가하천으로 승격되면서 제방 정비 필요성도 제기된 상태다.

앞서 순천시의회는 4차로 전체 복구인지, 2차로 복구인지 등 사업의 기본 방향이 구체화되지 않았다며 시가 제출한 실시설계비 1억 원을 전액 삭감한 바 있다.

특히 오천그린아일랜드 도로 복구는 손훈모 시장의 공약 사항으로, 시는 시민 의견을 수렴해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강변로 통행 제한에 따른 주민 불편과 안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도로 기능 회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복구 방침을 사실상 확정한 뒤 시민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은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청회를 지켜본 한 참석자는 "시장이 시민 의견을 듣고 결정하겠다고 해놓고, 이미 복구 방향과 시기까지 정해놓은 상태라면 이런 방식의 의견 수렴이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이것이 경청회인지 설명회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한편 순천시는 앞서 시의회에서 삭감된 오천그린아일랜드 도로 복구 관련 실시설계비를 다음 회기에 다시 편성해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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