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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비하 논란 인물이 공공행사에…경주시 사전 대응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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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주 경주시의원 "사전 문제 제기에도 조치 없어…사실상 면죄부"
경주시 "논란 인지했지만 출연자 선정 관여 안 해"…도비·시비 2억 8천만 원 투입
5·18기념재단 "공공행사 지원 지자체, 사실관계 확인·적정성 검토 필요"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경주 봉황대 일원에서 열린 '2026 신라예술제'에서 시민과 관광객들이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즐기고 있다. 경주시 제공지난 3일부터 4일까지 경주 봉황대 일원에서 열린 '2026 신라예술제'에서 시민과 관광객들이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즐기고 있다. 경주시 제공
5·18민주화운동과 호남 비하 논란을 빚은 인물의 공공행사 출연을 두고 경북 경주시의 사전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역사 왜곡에 대한 대응이 오히려 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지방자치단체의 역할과 책임을 둘러싼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16일 광주CBS 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트롯 가수 겸 뮤지컬 배우인 A씨는 최근 경주시가 후원한 신라예술제에 참여했다.

A씨는 최근까지 SNS에서 5·18민주화운동을 조롱하고 호남을 비하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5·18 당시 시민들의 무장을 수류탄과 중화기 등을 동원한 '아이템전'에 빗대며 조롱했다. 또 전라남도를 배설기관에 비유하며 세금이 흡수돼 배설물로 나온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문제는 행사 개최 전부터 A씨의 출연에 대한 우려가 경주시에 전달됐다는 점이다.

김경주 경주시의원은 "행사에 앞서 경주시 담당 부서와 주관단체 등에 해당 인물의 과거 발언을 알리고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집행부가 해당 인물의 문제를 인지하지 못했다면 그럴 수 있다"면서도 "신라예술제 개최 전에 이미 관련 문제를 지적했다"고 말했다. 이어 "행사 관계자들에게도 우려를 전달했지만 출연과 관련해 달라진 것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지자체가 논란을 사전에 알고도 적절히 대응하지 않았다면 사실상 면죄부를 주는 것과 다름없다"며 "공공행사 출연이 과거 발언에 대한 사회적 문제 제기를 희석하는 계기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경주는 도시 브랜드로서의 가치와 명예가 있고 호남 출신 시민들도 살고 있다"며 "문제를 알고도 조치하지 않아 도시 이미지를 훼손하고 주민들에게 상처를 입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경주의 이미지를 지키고 더 나은 행정을 바라는 마음에서 비공개로 문제를 제기했다"며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시민들에게 알리고 공론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경주시는 논란을 사전에 인지했지만 출연자 선정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행사 주최·주관이 경주예총이기 때문에 저희가 누구를 넣으라고 말한 부분은 없다"고 해명했다.

출연자 선정과 행사 운영은 주관단체인 한국예총 경주지회의 소관이라는 설명이다.

올해 신라예술제에는 경북도비 8400만 원과 경주시비 1억 9600만 원 등 모두 2억 8천만 원이 투입됐다.
출연자 선정 권한이 주관단체에 있더라도 사전에 문제를 제기받은 지자체가 어떤 사실관계 확인과 검토 과정을 거쳤는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18기념재단도 공공행사를 지원하는 지자체의 책임을 강조했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이번 사안을 특정 개인의 정치적 견해나 사상을 이유로 공공행사에서 배제해야 하는 문제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행사 개최 전에 해당 출연자의 5·18 관련 발언과 지역 폄훼성 표현에 대한 구체적인 문제 제기가 있었다면 공공재정이 투입되는 행사를 지원·후원하는 지방자치단체는 최소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행사 주관단체와 협의해 적정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된 발언 자체가 공적 예산이 투입된 행사에서 나온 것은 아닌 만큼 개인의 과거 발언을 이유로 공공행사 출연을 제한하는 데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역사 왜곡에 대한 공식 대응이 오히려 해당 인물에 대한 관심을 높여 논란을 확산시키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도 최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5·18 왜곡과 지역 비하에 대한 지방정부의 직접 대응에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민 시장은 "지방정부가 직접 대응하는 방식이 효율적인지 의문이다"며 "오히려 해당 세력의 의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응하면 논란을 키우고, 외면하면 역사 왜곡을 방치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딜레마인 셈이다.

결국 이번 논란은 특정 인물의 출연 적절성을 넘어, 불필요한 논란 확산을 경계하면서도 공공행사에 대한 지자체의 검증 책임을 어떻게 다할 것인지에 대한 과제를 남겼다.

한편 사단법인 한국예총 경주지회(회장 최영조)가 주최·주관한 제53회 신라문화제 '2026 신라예술제'가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경주 봉황대 일원에서 열렸다. '아트 시그널 in 경주'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경주예총 산하 문인·미술·음악·연극·사진작가·국악·연예예술인협회 등 7개 협회가 참여해 공연과 전시, 체험 등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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