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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청사 아직도 공사 중인데…또 이사 준비하는 중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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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 구축 다 못하고 출범한 중수청, 아직도 건물 공사 한창인데
출범 보름도 안돼 '세종행' 확정…5년 내 세종청사 신축키로
서울청사 공사 끝나자마자 설비 뜯어내 다시 세종 갈 판?
세종 이전 고려해서 계획 세운 것 맞나…"끝없는 이사 준비, 일에 집중되겠냐" 불만도

16일 서울 중구 중수청 모습. 황진환 기자16일 서울 중구 중수청 모습. 황진환 기자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 보름도 채 안 돼 세종청사로의 이전 계획이 발표됐다. 아직 서울청사조차 내부 공사가 끝나지 않았는데, 불과 5년 내로 세종청사를 새로 짓고 이전한다는 계획에 시간·세금을 중복해 낭비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는 수도권에 있는 중앙행정기관 44곳, 이 곳에서 일하는 공무원 9929명을 2031년까지 세종시로 단계적으로 이전하는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 계획'을 지난 13일 발표했다.

이전 대상에는 지난 2일 출범한 중수청도 포함됐다. 특히 중수청을 비롯해 공소청, 경찰청 등 17개 기관은 민간 건물을 임대하는 대신 별도 청사 건물을 새로 짓고 차례로 옮길 계획이다. 새로운 청사를 짓는데 정부는 약 3조 1천억 원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중수청은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히 간판만 달았다며 이른바 '개문발차'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우선 출범 당시 전체 정원 2874명 중 1900명(66.1%)만 확보한데다, 중수청장 임명 절차도 마무리하지 못했다. 수사 업무에 꼭 필요한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도 사건 접수·배당 등 최소 기능만 작동할 뿐, 나머지 기능은 오는 12월 초 개통할 계획이다. 이조차도 경찰 킥스의 일부 기능을 빌려쓰는 처지여서, 독자적인 중수청만의 킥스를 구축하려면 약 3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수청 청사 건물은 아직도 내부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현재 중수청 본청은 민간 건물인 서울 중구을지로의 한 민간 건물을 빌려 서울중수청과 함께 입주해있다. 조사실이나 피의자를 수용할 유치시설 등 수사기관에 꼭 필요한 시설도 갖추지 못해 인근 경찰서·구치소 시설을 빌려써야 한다. 일선에서는 업무에 필요한 집기류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불만까지 나오고 있다.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도 취임 일성으로 '중수청 조기 안착 및 중대범죄 대응 체계 확립'을 강조하며 중수청 정상화를 위한 TF조직까지 꾸렸다. 이처럼 조직 운영체계와 수사 환경 안정시키는 일부터 시급한데, 이제는 세종 이전 준비까지 병행해야 한다.

중수청은 서울청사에 아직도 마련 중인 전산·보안 인프라 구축과 사무공간·수사·보안시설을 뜯어내 세종청사로 다시 옮겨 처음부터 구축해야 한다. 길게 잡아도 서울에서 근무할 기간은 고작 5년 남짓, 서울청사에 시설을 갖추고 조직을 안정시키자마자 곧바로 세종청사 이전을 준비해야 하는 꼴이다.

그때까지 중수청이 떠안아야 할 부담도 작지 않다. 중수청 개청준비단이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중구 수표동 르네스퀘어에 입주한 본청과 서울중수청은 임차료와 관리비로 매월 34억 1320만 원을 지출하고 있다. 중수청 전국 6개 청사의 월 지출 책정액 45억 9234만 원 가운데 서울청사 한 곳에서만 74.3%나 쓰고 있다.

게다가 본청을 세종으로 이전하더라도, 서울중수청은 서울에 남아 기존 청사를 이용할 예정이어서, 본청이 사용하던 공간의 활용 방안이나 임대료 부담을 낮출 방법도 고민거리로 남을 예정이다.

물론 중수청 본청이 세종으로 이전하는 문제는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 완화라는 큰 그림에서 의미를 찾을 필요가 있다. 이재명 정부가 핵심 과제로 추진했던 검찰 개혁인데 고작 세종청사 이전 시점과 맞추느라 중수청 출범 자체를 늦출 수도 없었던 노릇이다.

다만 그간 현 정부가 '행정수도 세종'을 강조했던만큼, 중수청 출범 전부터 세종으로의 이전이 사실상 예고됐는데도 세종청사로의 이전 계획을 충분히 고려해 서울청사 입주 계획을 세웠는지는 의문이다. 세종청사를 새로 지을 때까지 민간건물을 임차할 것이라면, 굳이 서울에 본청을 둬야 했냐는 것이다.

이미 대부분의 중앙행정기관이 세종에 자리했는데, 어차피 서울중수청과 분리해 내려보낼 본청을 서울에 두는 것이 국가균형발전 원칙에 맞지 않다는 지적은 중수청의 서울청사 입주 계획이 발표될 때부터 제기됐던 문제다. 서울과 달리 세종에는 대규모 공실 건물이 많아 비용도 아낄 수 있고, 서울청사에 시설과 업무 기반을 마련하자마자 다시 옮기는 데 따른 혼란과 중복 투자도 대폭 줄일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한 중수청 관계자는 "처음부터 본청을 세종에 두기로 했다면 가뜩이나 인력을 충원하지 못한 중수청의 인기가 더 떨어졌을 것"이라면서도 "오지 않을 사람들 비위를 맞추는 것보다 결국 중수청에서 일하는 직원의 업무환경이 가장 중요하지 않나. 청사 이전으로 북새통인 상황에서는 일에 집중하기도 어려운데다, 서초동에서 을지로, 다시 세종으로 삶의 터전까지 계속 옮겨야 하는 셈이어서 당분간 불만이 계속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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