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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도 성폭행' JMS 정명석 징역 33년…피해자 측 "늦었지만 안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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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S 총재 정명석 [대전지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JMS 총재 정명석. 대전지검 제공
여신도 16명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81)이 1심에서 징역 33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이 구형한 징역 27년보다 6년 높은 형량이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박우근 부장판사)는 19일 준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정씨에게 징역 33년을 선고했다. 신상정보 공개·고지 10년과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10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15년도 명령했다.

이날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정씨는 머리카락이 하얗게 센 데다 왜소한 모습이었지만, 겉으로 드러난 건강 상태는 양호해 보였다. 검찰 구형량보다 높은 징역 33년이 선고됐지만 별다른 감정 변화를 드러내지 않은 채 담담한 표정을 유지했다.

이른바 'JMS 2인자'로 불리는 김지선씨에게는 징역 7년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 10년을 선고했다.

정씨의 성범죄를 방조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력자 4명 가운데 1명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A씨는 징역 3년을 선고받았고, 나머지 2명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정씨가 2018년 2월부터 2022년 1월까지 여신도 16명의 심리적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80차례에 걸쳐 강간과 준강간, 준유사강간 등을 저질렀다는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돼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범행 장소와 상황에 대한 진술이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묘사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세했고, 다른 사람들의 진술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봤다.

특히 정씨가 자신을 '메시아' 등으로 신격화하고 절대적 순종을 반복적으로 교육한 점에 주목했다. 이를 믿지 않거나 거부하면 지옥에 간다는 식으로 공포감을 조성해 피해자들이 자유롭게 거부하거나 저항하기 어려운 심리적 항거불능 상태에 놓였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누범 기간 중 범행했고, 교주로서 종교적 의미를 부여하고 위계질서를 이용해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며 "16명을 상대로 80회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피해자들은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과거 다른 여신도 3명을 상대로 한 성범죄로 징역 17년이 확정됐음에도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김지선씨에 대해서는 정씨의 성폭력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범행을 막기는커녕 적극적으로 관여해 피해자들의 취약한 상태를 악용했다고 판단했다.

정씨 측은 피해자들이 심리적 항거불능 상태에 있지 않았고 성범죄 혐의도 인정할 수 없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해 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진술과 관련 증거 등을 토대로 대부분의 혐의를 인정했다.

정씨는 피해자에게 고소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각서를 작성하도록 강요한 혐의도 받았다. 다만 재판부는 정씨와 A씨의 일부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피해자 측 법률 대리인인 정민영 변호사가 선고 뒤 소회를 밝히고 있다. 박우경 기자피해자 측 법률 대리인인 정민영 변호사가 선고 뒤 소회를 밝히고 있다. 박우경 기자
선고 직후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덕수 정민영 변호사는 이번 판결에 대해 정씨의 성범죄뿐 아니라 범행을 돕고 은폐에 관여한 조력자들에 대한 처벌까지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정 변호사는 "과거 심각한 성폭력 범죄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정명석이 출소 이후에도 광범위하게 성폭력 범죄를 저지를 수 있었던 것은 JMS 내부에 성범죄를 조력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조력하고 사건을 은폐하는 데 앞장선 사람들에 대한 처벌까지 함께 이뤄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피해자 일부는 이날 법원 증인지원실에서 선고 과정을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정 변호사는 "피해자들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자신들이 갖고 있던 억울함이 조금이나마 풀려 안도하는 반응을 보였다"며 "JMS의 보복 등이 두려워 고소하지 못한 피해자들도 있었는데, 이번 판결로 추가 피해자들의 피해 사실이 인정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 변호사는 종교적 세뇌에 따른 피해자들의 심리적 항거불능 상태를 재판부가 구체적으로 인정한 점에 주목했다.

그는 "오랜 기간 JMS에서 세뇌하는 과정을 거치고 다른 사회적 관계까지 끊어 놓으면서 정명석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운 심리적 상태로 만든 것"이라며 "법원이 종교적 세뇌와 그에 따른 의사결정의 어려움을 면밀하게 판단한 선례가 된 만큼 향후 유사 사건에서도 중요한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피해자들이 정씨와 기독교복음선교회를 상대로 진행 중인 민사소송에서도 이번 형사판결의 내용을 중요한 증거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정씨가 종교단체 교주라는 지위와 영향력을 이용해 여성 신도들을 종교적으로 세뇌하고 반복적으로 범행했다며 징역 27년을 구형했다. 김지선씨에게는 징역 7년을, 조력자 4명에게는 각각 징역 1년에서 3년 6개월을 구형했다.

한편 정씨는 다른 여신도 3명을 성폭행하거나 추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해 1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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