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와 서영교 법사위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법관 임명 관련 헌법전문가 긴급 좌담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대법원 국정감사를 앞둔 지난달 말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민주당 4선·서울 중랑갑)에게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을 언급하고, 탄핵 사유에 대한 의견을 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대표는 국감 전까지 조 대법원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면서도 탄핵에 대해서는 말을 아껴왔다. 하지만 물밑에서는 이미 국감 전부터 탄핵 카드를 직접 챙겨 왔고, 국감을 거치며 탄핵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
20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김 대표는 지난달 말쯤 서 위원장과 통화하며 조 대법원장 탄핵 문제를 꺼냈다.
통화는 조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 재제청 요구를 거부(9월 22일)한 이후, 대법원 국감(10월 6일)을 앞둔 시점에 이뤄졌다. 김 대표는 탄핵 필요성을 염두에 두고 서 위원장과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김 대표가 국감 이전부터 탄핵 문제를 고민해 왔다"고 밝혔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윤창원 기자김 대표는 이 과정에서 조 대법원장에 대한 주요 탄핵 사유를 공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비상계엄 당일 대법원장 지시로 열린 긴급회의, 대선 직전 이재명 후보 사건 파기환송, 대법관 장기 공백과 재제청 거부 등이다. 서 위원장이 공개석상에서 줄곧 문제 삼아 온 사안들이기도 하다.
김 대표가 법사위원장과 직접 탄핵 문제를 논의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헌법재판소법상 탄핵심판의 소추위원은 국회 법사위원장이 맡는다.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조 대법원장은 헌재 결정이 나올 때까지 권한 행사가 정지된다. 이후 법사위원장이 소추위원 자격으로 헌재에 소추의결서를 제출하면 탄핵심판 절차가 시작된다. 김 대표가 실제 탄핵심판을 이끌 당사자와 일찌감치 사유를 점검한 셈이다.
앞서 재제청 논란이 터진 직후 지도부는 조 대법원장 사퇴를 촉구했다. 다만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당내 강경파와 달리, 자칫 역풍을 부를 수 있다며 탄핵에는 거리를 뒀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김 대표 역시 공개석상에서 탄핵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다. 재제청 거부 이튿날인 지난달 23일에는 탄핵 요구에 대해 국민 설득 과정을 차근차근 밟겠다며 신중론을 폈다. 국감에서 조 대법원장이 증인 선서를 거부한 다음 날인 이달 7일에도 지도부는 사퇴 촉구에 머물렀다.
그러나 감사원이 국감에서 격려금 지급이 국가재정법 위반이라고 밝힌 이후인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모든 방안을 실질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자진 사퇴의 인내선도 무한대는 아니라고 경고했다.
국감을 거치며 김 대표의 발언 수위는 점차 올라갔고, 급기야 16일에는 당 유튜브 방송 '민티 07'에서 "탄핵의 'ㅌ'자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요구가 이미 나오고 있기 때문에 모든 방법과 경로를 올려놓고 논의하기 시작했다"며 탄핵 논의를 공식화했다. 19일 비공개 최고위에서는 원내를 중심으로 탄핵 의견을 집중 수렴해 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신중론도 여전하다. 조 대법원장은 내년 6월 정년으로 퇴임한다. 국회가 탄핵안을 처리하더라도 헌재 심리 도중 퇴임하면 탄핵심판이 각하될 수 있다는 지적이 당 일각에서 나온다. 여권 지지율에 미칠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민주당은 법률 검토를 포함해 당내 의견을 차분히 모으겠다는 입장이다.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탄핵안을 포함한 모든 법적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며 "국감 기간이라 이번 주까지는 집중 논의가 어렵고, 이후 차분히 의견을 수렴하며 행보를 정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조국혁신당은 19일 조 대법원장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을 공개하고, 양당 공동 TF(태스크포스) 발족과 공동 의원총회를 제안하며 민주당의 동참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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