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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 무단 확장해 소방도로로?"…반얀트리 부산, 불법 도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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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 소방차 진출입로, 개발제한구역 무단 확장
기장군, 위법 모른 채 사용승인…뒤늦게 원상복구 명령
전문가 "불법 도로 묵인·방치…적법성 확보해야"
시행사 "올해 7월 무단 공사 인지…원상복구 예정"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반얀트리 부산 해운대' 옆 도로 모습. 해당 도로는 개발제한구역에 대해 무단 확장한 사실이 확인돼 시정 명령이 내려졌다. 정혜린 기자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반얀트리 부산 해운대' 옆 도로 모습. 해당 도로는 개발제한구역에 대해 무단 확장한 사실이 확인돼 시정 명령이 내려졌다. 정혜린 기자
지난해 6명이 화재로 숨지는 사고가 난 '반얀트리 부산 해운대'가 그린벨트 구역을 무단으로 확장해 리조트 내 유일한 소방차 진입로로 사용하려 한 사실이 드러났다. 관할 지자체인 기장군은 과거 위법사실을 놓친 채 승인했으며, 뒤늦게 시정명령을 내리고도 소방차 진입에는 문제가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반얀트리, 그린벨트 무단 확장 도로가 유일 소방차 진입로

평일 오전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부산 해운대 리조트 앞. 큰 도로에서 차량 두 대가 간신히 지나갈 수 있는 2차선 도로로 들어서자 리조트 안으로 차량 진입이 가능한 출입구가 나타났다. 이곳은 리조트 내부로 소방차 등 비상차량이 진입할 수 있는 '비상차량 출입구'다.

리조트 건물을 빙 둘러 도착한 주출입구에는 투숙객이 차에서 내릴 수 있는 '드롭오프존'과 지하주차장 진입로가 있지만, 소방차가 건물 안쪽까지 접근하기는 어려운 구조였다.

건물 3면이 막혀 있는 데다 다른 한쪽에는 펜스와 해안 산책로 등이 있어 차량 진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화재 등 긴급 상황에서 소방차가 리조트 내부로 접근하려면 사실상 '비상차량 출입구'만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처럼 중요한 소방차 진입로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조성됐다는 점이다. 기존 도로와 리조트 부지 사이에 있는 개발제한구역이 무단으로 확장·포장해 진입로로 사용되고 있었다.

부산 기장군청, 위법 놓치고도 소방차 진입 문제 없다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반얀트리 부산 해운대' 주출입구 모습. 3면이 건물로 둘러싸여 차량에서 승하차만 가능할 뿐 리조트 내부로 차량이 진입할 수 없다. 정혜린 기자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반얀트리 부산 해운대' 주출입구 모습. 3면이 건물로 둘러싸여 차량에서 승하차만 가능할 뿐 리조트 내부로 차량이 진입할 수 없다. 정혜린 기자
하지만 이같은 사실을 관할 지자체인 기장군은 사용승인 당시 확인하지 못한 채 리조트 운영을 허가했고 위법 사실을 뒤늦게 파악해 최근 원상복구 명령을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기장군 등에 따르면 기존 도로와 리조트 부지 사이에 끼어 있는 '그린벨트' 구역은 인근 종교시설 소유로, 도로 공사 전 개발행위허가 등 행정 절차를 거쳤어야 하지만 적법한 절차 없이 무단으로 확장 공사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기장군은 개발제한구역 내 위법 사항을 확인하지 않은 채 지난 2024년 12월 해당 리조트에 대해 사용승인을 내줬다. 건축물 사용승인 과정에서 소방 안전과 직결된 도로의 위법 사안에 대해 아무런 관리·감독을 하지 않은 것이다.

이후 수년 뒤인 지난 7월에서야 해당 위법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리고 행정 조치에 나섰다. 기장군은 개발제한구역 내 허가 없이 도로를 무단으로 확장·포장한 위반행위를 확인해 지난달 24일까지 도로를 원상복구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해당 도로에 대해 확장 공사가 이뤄지기 전과 후 모습. 카카오맵 로드뷰 캡처해당 도로에 대해 확장 공사가 이뤄지기 전과 후 모습. 카카오맵 로드뷰 캡처
기장군은 개발제한구역에 무단으로 확장된 도로라도 소방차 진입도로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과거 무단 공사 사실을 모른 채 사용승인이 결정된 경위에 대해서는 파악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부산 기장군 관계자는 "당시 적법한 절차 없이 무단으로 확장 공사한 사실을 확인하지 못하고 사용승인이 난 경위는 아직 파악하고 있다"며 "개발제한구역에 위법 행위가 있다는 것은 논쟁할 여지가 없는 사실이기 때문에 원상복구 시정명령을 내렸고, 부지 소유주 측과 리조트에서 도로 개설과 관련해 의견 제출이 있어 해당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시정명령이 취소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어 "원상복구는 아스팔트를 깔기 전 상태로 돌리는 것이기 때문에 도로 포장을 걷어내더라도 도로가 역할을 못하는 것은 아니다"며 "소방차 진입도로 자체가 반드시 포장되어 있어야 하는 조건은 없기에 법적인 문제가 없는지 법리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방 당국 역시 현재 도로 상황에서 해당 진출입로로 소방차가 진입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 기장소방서 관계자는 "지난달에 사다리차와 펌프차 등으로 실제로 진입을 해보았고 소방 활동에 문제가 없었다"며 "도로가 무단으로 확장돼 철거 결정이 나더라도 6m 도로가 확보돼 있어 진입 동선에는 장애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불법 도로 묵인·방치한 것…적법성 확보해야"

'반얀트리 부산 해운대' 전경. 정혜린 기자'반얀트리 부산 해운대' 전경. 정혜린 기자
그러나 전문가들은 애초 소방 도로에 대한 위법 행위를 방치·묵인한 지자체와 리조트 측의 잘못이 크다며 지금이라도 적법한 행정 절차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재 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애초 사용승인 과정에서 지자체가 개발제한구역 내 불법 도로를 묵인하고 승인을 내준 것은 행정적으로 굉장히 큰 실수를 한 것"이라며 "합법적인 도로가 아닌 상황에서 리조트를 사용하게 하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도로를 당장 폐쇄하진 못하겠지만 이제라도 적법한 절차를 밟아 포함된 개발제한구역을 도로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설계상 소방차 진입로가 그곳밖에 없다면 리조트 측은 처음부터 도로가 적법하게 확보되는 상황을 우선시했어야 한다"며 "그린벨트 구역은 원상복구하고 다른 형태로 소방차가 접근할 수 있는 온전한 도로를 확보하는 게 가장 합리적이다. 불가능할 경우 원상복구 후 비상시 소방 차량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시행사 측은 당시 부지 소유주 측 민원에 따라 도로 확장 공사가 이뤄졌으며, 위법 사실을 뒤늦게 인지했다고 해명했다.

반얀트리 부산 해운대 시행사 관계자는 "당시 해당 부지 소유주인 해광사 민원에 따라 도로 확장 공사가 이루어졌으며, 무단 공사 사실은 올해 7월에야 인지했다"며 "앞으로 계획에 따라 원상복구를 실시하고 향후 행정 절차도 적법하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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