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당시 주변 건물 폐쇄회로(CC)TV 영상 캡처. 연합뉴스제주에서 전 연인을 살해한 60대 남성의 혐의가 기존 살인에서 법정형이 더 높은 보복살인으로 변경됐다. 특히 경찰은 사전에 범행도구를 준비한 점을 들어 계획범행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제주서부경찰서는 20일 기존 살인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혐의로 변경하고 현주건조물방화예비, 특수주거침입 등의 혐의를 추가해 60대 남성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보복살인 혐의로 변경한 이유에 대해 "피해자가 과거 교제폭력·스토킹 등으로 A씨를 신고한 부분이 있어서 이 부분에 대한 앙심을 품고 살해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일반 살인죄의 법정형은 사형,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지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죄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으로 유기징역의 법정형 하한이 두 배 높다.
특히 경찰은 A씨가 사전에 보복살인 범행에 사용하기 위해 흉기와 시너(휘발성이 크고 인화성이 강한 혼합 용제)를 미리 구매한 점 등을 들어 계획범행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A씨가 공동주택 1층 입구에 침입해(특수주거침입) 피해 여성을 강제로 끌고 나올 당시 시너를 소지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나 추가로 현주건조물방화예비 혐의도 적용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A씨는 지난 12일 오전 1시 38분쯤 제주시 한 거리에서 전 연인 B씨를 살해한 혐의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 "B씨에게 다시 만나자고 하는데도 계속 거절하고 오히려 경찰에 신고하자 화가 났다. B씨에게 받을 돈도 있었는데 주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특히 살인사건이 벌어지기 1년 전부터 위기 징후가 여러 차례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서부경찰서. 고상현 기자피해자가 지난해 10월 2차례 경찰에 스토킹 신고를 했다. 올해 3월 성폭력 신고를, 2개월 뒤 5월에는 교제폭력 신고를 했다. 하지만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아 수사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 때문에 법원 결정이 이뤄져야 하는 접근금지 등 강력한 보호 조치는 하지 못했다. 다만 경찰은 지난달 16일 B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112 시스템에 안전관리 대상으로 등록했다.
이후에도 A씨는 B씨 직장을 찾아가는 등 계속해서 스토킹 행각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급기야 살인사건 당일 A씨는 B씨 자택 인근에서 기다리다 귀가하는 B씨를 발견해 주택 입구에서부터 붙잡아 자신의 차량이 주차된 곳까지 50m 거리를 강제로 끌고 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B씨 손목에 착용된 스마트워치도 파손 후 버려 경찰이 현장에서 압수했다.
A씨는 계속해서 저항하는 B씨를 차에 강제로 태우려 했으나 B씨가 "살려 달라"고 비명을 질렀다. 이후 A씨는 차량에서 한 달 전에 산 흉기를 꺼내 B씨를 수차례 찔러 살해하고 도주했다.
A씨는 지난 12일 새벽 경찰에 검거되기 직전 차량에 있던 농약을 마셔 수사를 받는 와중에 건강이 악화해 한때 병원 치료를 받았다. 지난 19일 병원에서 퇴원해 곧바로 다시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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