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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 "왜 갑자기 ''노무현 대화록''을 둘러싼 논란이 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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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헌 의원, 전임 대통령 기록 봤으면 실정법 위반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 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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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두 달여 앞두고 갑자기 5년 전 있었던 2007년 남북정상회담의 ''대화록''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정문헌 의원이 지난 8일 통일부에 대한 국정감사장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7년 10월 3일 비공개 단독회담에서 김정일에게 ''북방한계선(NLL) 때문에 골치 아프다. 미국이 땅따먹기 하려고 제멋대로 그은 선이니까. 남측은 앞으로 NLL을 주장하지 않을 것이며 공동어로 활동을 하면 NLL 문제는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구두 약속을 해줬다"고 폭로했다.

노무현 재단과 당시 정상회담에서 배석했던 김만복 전 국정원장,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등이 "단독회담은 없었다"며 즉각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이들은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단독회담은 없었으며, 북측으로부터 받은 녹취록은 없다"며 정문헌 의원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10일 국회에서 긴급기자간담회를 열어 "노무현-김정일 대화 녹취록은 국기를 문란케 하는 실로 엄청난 사건"이라며 "민주당 정부의 영토주권 포기 등 대북 게이트 관련해 민주당이 국정조사에 동참할 것을 요구한다"며 불씨를 살리고 있다.

NLL 발언의 진위 여부는 물론이고 남북정상간 단독대화와 그 대화록(녹취록)의 존재 여부부터 아직 미궁인 상황에서 아예 ''문제 발언''으로 단정하고 정치적 공세를 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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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통일비서관을 지낸 정문헌 의원은 녹취를 봤느냐는 질문에 "언제 어떻게 (녹취록을) 봤냐? 안 봤냐? 하는 걸 공개하기는 어렵다"면서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은 채 자신이 국정감사장에서 한 발언은 분명한 ''팩트(사실)''라고 강조했다.

민주통합당을 비롯한 야당에서는 새누리당이 당 내분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종 북풍''을 조장하고 있다며 새누리당을 비난하고 나서면서 2007년 정상회담을 둘러싼 논란이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 [Why 뉴스]에서는 "왜 갑자기 남북 정상회담록을 둘러싼 논란이 이나?"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가장 궁금한 건 정문헌 의원이 북한에서 보내온 녹취록을 봤다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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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문헌 의원은 자신이 국정감사장에서 한 발언에 대해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정 의원은 10일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통일부 국정감사장에서 한 발언은 분명한 "팩트(사실)"라고 몇 차례나 강조했다.

정 의원은 그렇지만 ''그걸 봤느냐?''는 질문에는 "봤다. 안 봤다. 고 확인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팩트는 맞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어 "북측에서 작성해서 보낸 것도 있고 우리가 기록한 대화록도 있다"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통일비서관 재직시절 봤느냐?''는 질문에 역시 "봤다. 안 봤다. 얘기하기 어렵다면서 내용은 사실이다"라고 덧붙였다.

▶봤는지 안 봤는지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사실은 맞다. 헷갈리는데 왜 이걸 폭로했나?

= 정 의원에게 어떻게 이것을 폭로하게 됐는지를 물었더니 "이걸 폭로하게 된 계기는 북한 국방위 정책국 대변인이 지난달 29일 헛소리를 하기에 공개하게 됐다. 북한이 먼저 공개하지 않았으면 얘기하지 않고 그냥 넘어갔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북한 국방위 정책국 대변인이 지난달 29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10.4 선언에 명기된 서해에서의 공동어로와 평화 수역 설정문제는 북방한계선 자체의 불법.무법성을 전제로 한 북남합의조치의 하나"라며 "북방한계선 존중을 전제로 10·4선언에서 합의된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박근혜의 떠벌임이나 다른 괴뢰 당국자들의 북방한계선 고수주장은 그 어느 것이나 예외 없이 북남 공동합의의 경위와 내용조차 모르는 무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그러니까 우리가 알고 있는 10.4 선언이랑 다른 얘기를 하기에, 우리는 NLL 포기한 적이 없는데 그렇다면 그 내용과 경위가 뭐냐 그게 제가 얘기한 대화록에 나와 있는 인용문 그 내용이다"라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그래서 대선전에 저들(북측)이 내용도 모른다고 저러니까 국민들한테 이런 식으로 비공개로 얘기했고 북한 애들은 ''약속이라고 그러는데 어찌할까요''를 알리고 의견을 들어야 되는 거고, 어찌 보면 정치적으로 느낄 수도 있겠지만 북측이 얘기했으니까 내용과 경위를 국민들에게 알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국감에서 하게 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국정감사용으로 사전에 준비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도 "대선 전에 국민들에게 알리고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대선을 겨냥했다는 거냐?

= 본인 스스로 대선을 겨냥했다고는 말하지 않지만 발언에서 언급하는 말들이 선거를 염두에 뒀음을 내비치고 있다.

예를 들면 "대선을 앞두고 국민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거나 "어찌 보면 정치적으로 들을 수 있겠지만" 또 "문재인 후보가 당시 비서실장이었으니까 알고 있을 것이다"거나 그런 말들을 했다.

정 의원은 또 이 폭로가 "독이 될지 득이 될지 모르는 걸 알기 때문에 고심을 많이 했다"고 말했고 "언제 나와도 민감하겠지만 선거 전에 나오면 더 민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라는 등등의 발언을 했다.

최근 들어 안 사실도 아닌데 대선을 두 달여 앞두고 이런 발언을 했다는 것 자체가 대선용이라는 얘기다.

당장 새누리당이 정 의원의 발언을 계기로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최근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이한구 원내대표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서 ''10.4 퍼주기, 대북게이트''로 규정을 하면서 국정조사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민주통합당 영토주권 포기 등 대북게이트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4선의 송광호 의원을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 발언을 했는지 여부와 남북 정상간 단독회담을 했는지 여부 그리고 북측에서 정상간 대화를 녹취한 녹취록을 보내왔는지 여부 등이 밝혀지지도 않은 미궁의 상황인데도 새누리당은 정문헌 의원의 발언을 사실로 규정하면서 정치적인 공세를 펴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를 키울수록 새누리당에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념이나 안보문제를 선거 때가 되면 제기하는 방식은 과거와 비슷한 모양새다. 새누리당(구 한나라당)에서 문제를 제기하면 (보수 성향의) 언론에서 대서특필하고 다시 새누리당에서 계속 문제를 제기하는 방식인데, 이번에도 정문헌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발언을 하고 그 발언을 언론이 대서특필하면 다시 새누리당이 받아서 공세를 취하고 다시 언론에서 집중 부각시키는 선거 때마다 나타나는 고전적인 수법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특히 새누리당은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이 정체상태를 보이면서 ''친박 2선 퇴진론''과 ''김종인 이한구 원내대표간 갈등, 박근혜 후보가 영입한 한광옥 전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장과 안대희 전 대법관의 갈등 등으로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와중에 터져 나온 것이어서 ''신종 북풍''이라거나 ''정략적''이라는 반박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삼국지의 일화인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쫓았다''는 말을 인용해 새누리당이 ''죽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공격해 문재인 후보를 난처하게 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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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새누리당의 주장을 정치적 공세라며 일축하고 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국정조사 실시 요구를 거부하면서 "녹취록이 존재하지도 않지만, 만약 존재한다고 해도 1급 비밀에 해당하는 국가 외교문서이므로 면책 특권을 이용해 이야기한 것도 불법"이라고 지적했고, 박용진 대변인은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는 박근혜 후보의 초조함을 감추기 위해 국감을 이전투구의 장으로 만들려고 작정한 것 같다"고 논평했다.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은 "전직 대통령에 대해 모욕을 주고 정치탄압을 하려는 것"이라며 "이한구 원내대표가 국기를 흔드는 사건이라고 했지만 국기를 흔드는 건 새누리당"이라고 지적했다.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과 김만복 전 국정원장 백종천 전 청와대 안보실장은 "대선을 두 달여 남겨놓은 시점에서 왜 이런 황당한 발언을 사실인 것처럼 말하는 것인지, 무슨 정치적 의도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런데 정 의원이 자신의 발언이 ''팩트(사실)''라고 강조하는 걸 보면 대화록이건 녹취록이건 뭔가를 봤다는 얘기 아니냐?

= 정 의원의 주장대로라면 그런 얘기가 된다.

정 의원의 발언을 들어보면 "2007년 10월 3일 오후 3시 백화원초대소에서 남북정상이 단독 회담을 했고 그 대화록이 존재한다"면서 "당시 회담내용은 녹음됐고 북한의 통일전선부는 녹취된 대화록이 비밀 합의 사항이라며 우리 측 비선 라인과 공유했으며, 그 대화록은 폐기 지시가 내려왔지만 통일부와 국가정보원에 보관돼 있다"고 했다. 내용이 아주 구체적이다.

정 의원이 자신의 발언의 신뢰감을 주기위해 회담 시간을 특정했다. 그러나 김만복 전 국정원장은 2007년 10월 3일 오전과 오후 그리고 10월 4일 오전 세 차례의 정상회담이 있었다고 확인하고 있다. 정부 공식기록에는 10월 3일 오후 2시45분에서 4시 25분까지 배석자가 참석한 정상회담이 진행됐다. 김만복 전 원장은 "배석자를 물리고 두 정상이 단독으로 대화를 나눈 시간은 단 1초도 없다"고 말한다.

정 의원에게 ''북측에서 보내온 녹취록을 본거냐?''라고 물으니까 "북측이 보내온 부분도 있고 우리가 작성한 부분도 있고"라면서 "그 대화록에 제가 말한 그 내용이 있다. 제가 100% 보증하니까"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통일비서관 때 알게 된 얘기냐?'' 물으니까 "음~"하면서 시간을 둔 뒤 "언제 알았냐? 어떻게 알았냐? 봤냐? 안 봤냐? 는 지금 확인해드리기는 곤란하다. 확인해 줄 수 없다"라고 거듭 답변을 피했다.

그래서 ''북측에서 보내온 녹취록을 통일부에도 보관했다고 했는데 맞느냐?''라고 물으니까 "저는 그렇게 알고 있다. 사안에 따라서는 국정원 청와대 일 수도 있다. 국정원과 통일부의 관계가 미묘해질 수도 있다"면서 "(국정원에서) 줬을 거다 안줬으면 국정원이 우스운 일 한 거다"라고 덧붙였다.

정 의원의 얘기를 바탕으로 추론을 해보면 정 의원은 북측에서 보내왔다는 녹취록과 2007년 정상회담 당시 정상간 대화록을 봤다는 얘기가 된다. 보지 않고서는 "100% 보증한다"는 얘기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봤다면 두 가지 가능성이 있는데 우선 양측이 모두 있다고 하는 우리 정부에서 작성한 남북정상간 대화록은 국정원과 국가기록원 두 곳에 있다. 두 곳 중 한 곳에 있는 자료를 봤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정문헌 의원이 그런 문건이 있다고 할 경우 볼 권한이 있는 거냐?

= 정문헌 의원은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뒤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공선에서 떨어져 출마를 하지 못했고 2009년 1월부터 2011년 1월까지 청와대 통일비서관으로 재직했다.

그렇지만 통일비서관이라고 해도 관련 기록을 쉽게 볼 수 있는 위치는 아니다. 정상간 대화록은 1급 비밀로 분류돼 있다. 국가기록원 기록은 15년에서 30년간 볼 수 없도록 돼 있다. 특히 후임 대통령에 대해서는 열람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그렇지만 봤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통일비서관 재직시절 국가기록원에 있는 대화록을 봤을 가능성이 있다.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이 "정문헌 의원이 그 대화록을 봤다면 위법"이라고 언급한 것도 대화록을 봤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 들어 지난 2010년 3월 15일 역대 대통령들의 기록을 보존.관리하는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장에 김선진 청와대 메시지기획관실 행정관을 임명했는데 전임 대통령의 기록을 볼 수 없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대통령 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의 근본 취지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2007년 4월 제정된 ''대통령 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은 대통령기록관장의 임기를 5년으로 규정해, 후임 정부 기관에 정치적 독립이 유지되도록 했다. 후임 대통령 측이 전임자의 기록을 열어보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후임 정권이 전임 정권의 기록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한 것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현직 청와대 행정관을 대통령기록관장으로 임명하면서, 이명박 대통령 쪽은 노무현 전 대통령 등 역대 대통령 관련 기록을 열어보는 게 가능해졌다. 법률에 따르면 보호기간 중에 있는 전임자 기록이라 하더라도 ''대통령기록관장의 사전 승인이 있으면'' 열람과 사본제작 및 자료제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문헌 의원이 청와대 통일비서관으로 재직하던 시기와 청와대가 김선진 메시지기획관실 행정관을 대통령기록관장으로 임명한 시기가 맞물린다. ''오비이락''일 수도 있지만 사실이라면 명백한 실정법 위반이다.

정문헌 의원이 북에서 보낸 녹취록이 통일부와 국정원에서 보관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어떻게 보면 하나의 ''눈속임'' 일수도 있다. 국가기록원에 있는 정상회담 대화록을 봤을 가능성을 숨기기 위한 발언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정원의 기록도 청와대 통일비서관이 보기는 어렵다. 1급 비밀로 분류된 기록을 국정원이 의도적으로 흘리거나 스스로 제출했다면 모르겠지만 통일비서관이 정상적인 경로로 이 기록을 보는 건 불가능하다.

정 의원이 면책특권이 보장되는 국정감사장에서 발언을 했고, 근거를 대지 못하면서도 100% 보증한다고 자신 있게 언급하는 걸로 봐서는 어떤 형식의 문건이던 봤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그렇다면 그 자체로 이미 불법을 한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북에서 보내온 ''녹취록''이 있을 가능성은 없나?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런 유사한 발언을 했을 가능성은?

= 북쪽에서 보내온 ''녹취록''이 있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남북 간 회담을 하게 되면 상호 대화를 녹취하는 게 일반적이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수많은 남북 당국자간 회담이 있었는데 그 때마다 대부분의 회담 내용은 녹취가 됐다. 저도 당국 간 회담이나 적십자 회담 등 몇 차례의 회담을 취재한 경험이 있는데 양측의 상황실에서 회의 내용을 듣는다. 그 얘긴 녹취도 한다는 얘기다. 따라서 녹취를 하더라도 우리 쪽에서 했다면 모르겠지만 북측이 녹취한 내용을 보내줬다는 건 일반적인 관례와는 다른 얘기다.

통일부의 전 현직 고위당국자들과 통화를 해보니 "북측에서 ''녹취록''을 보내오는 건 사실이 아닌 것 같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당시 2007년 10월 정상회담에서는 녹취 대신 손으로 받아 적는 수기를 했다고 김만복 정 국정원장이 말한다. 조명균 안보비서관과 김만복 국정원장이 받아 적은 뒤 대화내용을 복기를 해서 대화록으로 작성했다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문헌 의원의 폭로처럼 NLL과 관련된 발언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당시 배석자들의 증언이다.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은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은 NLL을 기준으로 한다는 데서 한 치도 벗어난 적이 없다"면서 "안보장관회의에서도 그걸 부정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확인했다.

김만복 전 국정원장도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남북 정상 단독회담이 없었고, 비선을 통해 녹취록 받은 사실이 없으며, 따라서 그 녹취록에 있다는 말은 전부 허위이다"라면서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과 관련해 그런 얘기를 한 일이 없다"고 분명하게 말했다.

▶좀 다른 얘기지만 전직 대통령의 기록물을 보는 건 가능한 거냐?

= 원칙적으로 30년간 비공개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기록에 따라서는 15년으로 제한하기 한다.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제16조에 "비공개 대통령기록물은 생산연도 종료 후 30년이 경과하면 공개함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중간에 기록할 수 있는 경우도 법에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기록물의 공개 및 해제기록물에 대한 해제 여부는 대통령기록물법 제17조 4항에 따라, 보호기간 중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 한하여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열람, 사본제작 및 자료제출을 허용하며, 다른 법률에 따른 자료제출의 요구 대상에 포함되지 아니한다.

1.국회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의결이 이루어진 경우
1.관할 고등법원장이 해당 대통령지정기록물이 중요한 증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발부한 영장이 제시된 경우. 다만, 관할 고등법원장은 열람, 사본제작 및 자료제출이 국가안전보장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거나 외교관계 및 국민경제의 안정을 심대하게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등에는 영장을 발부하여서는 아니 된다.
1.대통령기록관 직원이 기록관리 업무수행상 필요에 따라 대통령기록관의 장의 사전 승인을 받은 경우

사실 대한민국 정부가 출범한 뒤 60년이 지났지만 대통령기록물은 참여정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미미하다.

2007년 대통령기록물법 제정 이전의 기록은 약 33만 건에 불과하다.
이승만 대통령 : 7400여 건, 박정희 대통령 : 3만7600여 건, 전두환 대통령 : 4만2500여 건, 노태우 대통령 : 2만1200여 건, 김영삼 대통령 : 1만7천여 건, 김대중 대통령 : 20만8천여 건이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은 825만여 건의 기록물을 남겼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자랑스러운 유네스코 세계뮨화유산으로 등록된 ''조선왕조실록''을 보유하고 있다. 조선시대의 왕조사를 상세히 기록으로 남긴 것인데 절대 권력을 가진 왕이 자신의 허물을 기록한 왕조실록을 왜곡하거나 없애려는 왕도 많이 있었지만 사관들은 목숨을 걸고 왕명을 거역하면서까지 기록을 남겼다. 그 결과 자랑스러운 <조선왕조실록>이 남게 된 것이다.

대통령기록물에 관한 법률은 후임대통령은 전임대통령이 지정한 비밀문건에 대한 접근권이 15년간 차단되며 오직 비밀문건을 생산한 대통령만이 그 비밀문건을 볼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은 왕은 전혀 볼 수 없었다. 세종도 자신의 아버지인 태종의 기록을 보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결국 보지 못했다고 한다.

지금도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이나 한일 정상회담 등을 한 기록은 철저히 비공개를 원칙으로 한다.

이명박 대통령도 취임 직후(2008년 7월) 일본 후쿠다 수상과 정상회담을 했는데당시 후쿠다 수상이 "독도(다케시마)를 (교과서에) 쓰지 않을 수 없다고 통보하자,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는 발언을 했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하면서 논란이 인 적이 있다. 그렇지만 ''정상회담 대화록''은 공개되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역대 대통령은 대통령 기록물을 제대로 남기지 않았는데 그 원인은 기록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것도 있겠지만 법적 구속력도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독재정권과 군사정권을 거치면서 대통령기록물이 역사로 남는 것에 대한 권력자의 두려움도 큰 몫을 했을 것이다.

새누리당이 국정조사 운운하면서 전직 대통령의 기록물을 공개하자고 주장하는 건 당장 정치적으로 어떤 이득을 얻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역사적으로 매우 불행한 일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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