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29일 무안국제공항 사고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수습작업을 하고 있다. 무안(전남)=황진환 기자▶ 글 싣는 순서 |
①'이마스'·'MA-1A' 왜 없었나?…실효성 두고 의견 분분 (계속) |
179명의 사망자를 낸 제주항공 참사를 두고 사고를 막을 수 있었던 '안전 대책'에 대한 여러 주장이 쏟아지고 있다.
명확한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 탓에 사고 당시 상황만을 토대로 사고를 막을 수 있었던 활주로 인근 안전장치에 관한 주장들이 나왔지만, 실효적인 대책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군 "군 공항과 민간 공항 단순 비교 어려워"
현재까지 제주 항공기 동체착륙의 원인은 조류 충돌(버드스트라이크)와 원인 모를 급박한 상황, 참사의 원인은 방위각표시시설(로컬라이저) 둔덕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
이 중 일각에선 참사를 막을 수 있었던 대책으로 'MA-1A'와 '이마스(EMAS·활주로 이탈 방지시스템)'에 대한 주장이 종종 언급됐다.
'MA-1A'는 활주로 양단 끝에 있는 망으로 전투기 등이 특정 구간에서 멈추지 못하였을 때 이곳에 걸려 정지하게 되는 구조물이다.
항공정보간행물에 따르면 'MA-1A'는 광주공항과 군산공항 등 군사 공항에만 설치됐다. 군산공항의 경우 미군의 정보 비공개 방침에 따라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MA-1A 설치 의도대로라면, 활주로 양단 끝에 있는 망으로 항공기가 멈추지 못하였을 때 그물망과 같은 구조물인 MA-1A에 걸려 정지하게 된다.
광주공항과 무안공항의 활주로 길이 차이는 유사한 수준이다. 무안공항의 경우 길이 2만 8천m, 폭 45m이다. 광주공항 활주로 길이는 2835m, 폭 45m이다.
이마스 참고 사진. 미국 연방항공청 홈페이지 캡처차이가 있다면 민간공항과 군 공항이라는 점이다.
민간공항 특히 참사가 발생한 무안공항에 설치될 수 없었던 이유에 대해 광주 군 공항 관계자는 "'MA-1A'의 경우 5톤 정도 소화가 가능한 장치로 민간에서 운영되는 대부분의 항공기의 무게를 생각하면 안전 대책으로 적합하지 않은 수단이다"고 말했다.
이마스 왜?…사고 원인 길면 6달 관측도
이 외에도 공항에 착륙한 항공기가 적당한 지점에 멈추지 못하고 활주로를 벗어나는 이른바 '오버런' 때 비행기 속도를 급격히 늦춰주는 공항의 안전장치인 '이마스'(EMAS·활주로 이탈 방지시스템)의 필요성도 제기된 바 있다.
미 연방항공국(FAA) 규정을 보면 상업용 공항은 활주로 양쪽 끝으로부터 길이 300m 이상의 안전 구역(도로·바다·건물 등이 없는 구역)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대안으로 EMAS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가 관리하는 국내 14개 공항 중에는 이마스가 제대로 갖춰진 곳은 없다.
사고가 발생한 직후 소방대원들이 사고를 수습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군 조종사 출신 A씨는 "이번 안타까운 참사의 경우 결과적으로 제동 속도와 충돌 과정이 핵심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마스는 활주로가 짧은 곳에 설치가 고려되는데, 무안공항의 경우 이마스가 설치될 만큼 짧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이마스의 경우 랜딩기어를 전제로 설치된 것으로 동체착륙에 효과가 있는지는 밝혀진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참사 원인을 밝힐 블랙박스를 두고 비행기록장치(FDR)를 분석 컴퓨터와 연결할 '커넥터'가 분실된 상태다. 이에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에 블랙박스를 보내야 해 분석이 장기화될 수 있다.
명확한 사고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탓에 추측이 난무하는 상황 속, 원인을 밝히기까지 짧으면 한 달, 길면 6개월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