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한 네이버 카페에는 'SKT 나노 유심 30개 한정 수량 판매' 글이 올라왔다. SNS 캡처해킹 사고로 SK텔레콤(SKT)이 무료 유심(USIM) 교체 서비스를 진행 중이지만, 재고 부족 현상과 맞물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유심을 고가에 되파는 '리셀' 거래까지 등장하고 있다. 개인 정보 유출 불안에 시달리는 시민들은 "비싸도 사겠다는"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30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한 네이버 카페에는 'SKT 나노 유심 30개 한정 수량 판매' 글이 올라왔다. 개당 가격은 5만 원에 달했다. 작성자는 "마음은 급한데 물량은 없고, 직영점 통화는 어렵고, 막상 찾아가서 기다리려니 세월아 네월아 허탕만 치고 오는게 다반사"라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시지 마시길 바랍니다. 30개 한정 수량입니다"라고 구매를 독려했다.
해당 유심 30개는 글이 게시된 지 18시간 만에 모두 '판매 완료' 처리됐다. 작성자는 이날에도 동일한 제목으로 유심 30개를 한정 판매한다는 글을 추가로 게시한 상태다.
유심 교체 지연에 불안감을 느끼는 일부 시민들은 비싼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유심을 구입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20대 직장인 문모씨는 "월요일에 대리점을 방문했을 때 최소 2주에서 3주 기다리라고 들었다"며 "유심을 못 바꾼 사람은 불안해서 웃돈이라도 주고 유심을 교체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광화문직영점에 유심 교체 신청을 한 박모(25)씨 역시 "유심 바꿔주는 사이트에 들어갔는데 재고가 들어오면 연락주겠다는 창만 뜨고 하루가 지나도 아무 연락이 없으니까 불안한 마음이 없어지지 않는다"며 "하염없이 무료 교체를 기다리느니 차라리 몇십만원 어치 돈을 주고 유심 살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기화된 유심을 판매하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이날 해당 카페에는 'SK텔레콘 유심 초기화된거'라는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는 "1개에 5만원입니다. 유심교체하려고 새벽부터 기다려서 4~5시간 허탕치시는 것보다 싸다고 봅니다"라고 적었다.
지난 28일 한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SKT 새 유심을 15만 원에 판매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문제의 게시글에는 새로운 유심카드 사진과 함께 "업무 처리 비용과 프리미엄을 더한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된다"라고 적혔다. 해당 판매글은 플랫폼 정책 위반으로 미노출 처리됐다.
한편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SKT 유심 정보 해킹 사건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 단계에서 수사로 전환했다고 이날 밝혔다. 앞서 경찰은 SKT 측으로부터 지난 22일 정보통신망법 위반 관련 수사를 의뢰 받고 입건 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사이버수사과장을 팀장으로 총 22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확대 편성했다. 경찰은 관련 디지털 증거를 확보하는 한편 국내외 공조체계를 가동할 계획이다. 악성코드 침입 등 해킹의 경위와 배후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수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