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3일 대구 중구 동성로 광장에서 열린 대구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 하고 있다. 대구=류영주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보수 텃밭' 영남권 공략에 영남 민심도 흔들리고 있다. 특히 '보수'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16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 13~15일 전국 성인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5월 3주 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무선 전화면접, 응답률은 16.4%)결과 민주당 험지로 불리는 부산·울산·경남에서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는 각각 41%, 39%로 집계되며 오히려 이 후보가 김 후보를 넘어섰다.
매일신문 의뢰로 한길리서치가 12~13일 대구·경북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101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에 대한 20~40대 지지율은 엇비슷하게 나타났다.
각 후보의 대구·경북 지역 연령별 지지율을 살펴보면 이재명 후보는 △20대 34.9% △30대 36.5% △40대 48.4%로 나타났고, 김문수 후보는 △20대 38.7% △30대 40.4% △40대 38.4%로 조사됐다. 40대에서는 이 후보가 김 후보보다 높은 지지를 얻었다.
앞서 뉴스1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2~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대구·경북에서 김문수 후보는 4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9%,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13%의 지지를 받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류영주, 윤창원 기자이러한 조사 결과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보수 진영의 김문수 후보가 보수 텃밭에서 과반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는 점이다.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대구에서 75.1%, 경북에서 72.8%를 득표했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대구와 경북에서 각각 21.6%, 23.8%의 지지를 얻으며 30%조차 넘지 못했다.
최근 여론조사는 대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노리는 이재명 후보의 영남권 공략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음을 보여준다.
이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출범식을 가진 뒤 '험지'로 불리는 영남권 유세에 공을 들였다.
13일 경북 구미와 대구, 경북 포항, 울산 등 TK 등을 시작으로 14일에는 부산과 경남 창원·통영에서 유세를 펼쳤다. 특히 이 후보는 구미에서 보수의 상징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적극적으로 영남 민심 사로잡기에 나섰다.
이재명 후보는 '보수 심장' 대구에서 젊음의 상징인 동성로를 찾아 2030 표심 잡기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이 후보를 보기 위한 지지자들이 대구백화점 앞 광장을 가득 메우며 달라진 민심을 증명했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국민의힘 대선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과 비판이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영남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시대는 끝났다고 보는 것이다. 대구·경북과 경남 민심만 보고 윤 전 대통령이 상식 밖의 언행을 하고, 정치 메시지를 내고, 탈당하지 않고 버티는데 그와의 연을 끊지 못하니 (김문수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빠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평론가는 "여기에 압도적으로 윤 전 대통령을 뽑아줬지만, 형편없는 모습을 보여주자 잘못 판단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배신감과 이재명 후보에 대한 미안함에서 이제는 우리 동네 사람인 이 후보를 찍어준다고 판단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한길리서치 여론조사(매일신문 의뢰)는 휴대전화(가상번호)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18.9%고, 한국갤럽 여론조사(뉴스1 의뢰)는 무선 ARS(휴대전화 가상번호)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p, 응답률은 8.0%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