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민주당 이재명 후보, 김상욱 무소속 의원. 연합뉴스국민의힘을 탈당한 김상욱 무소속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지지한 것을 두고 정치권이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 측에서는 환영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국민의힘 측에서는 "배신자"·"보수 호소인"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후보와 김상욱 의원은 16일 전북 지역에서 공개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조승래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은 이날 "(두 사람이) 만나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오전 10시 익산역에 내려 이 후보님 익산 유세 현장에서 응원드리려 한다"며 "아마 현장에서 이 후보님과 대면 인사드리게 될 것 같다"고 알렸다.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18일 앞둔 시점에서 김 의원의 이 후보 지지 선언은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15일 "이재명 후보만이 진영 논리를 넘어 국가 통합의 아젠다를 제시하고 있다"며 "직면한 국가 과제를 해결할 의지와 능력을 갖추었다고 판단한다"고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김상욱 무소속 의원이 16일 전북 익산시 익산역 동부 광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유세에 참석해 환영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민주당 의원들은 김 의원을 두 팔 벌려 환영하고 있다. 박주민 의원실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상욱 의원의 이재명 후보 지지를 환영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많이 어려웠겠지만 국민을 위해 현명한 판단을 내린 김상욱 의원에게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모경종 의원은 같은 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김 의원과 전화 통화한 내용을 전달했다. 모 의원은 "제가 '어떻게 그렇게 과감한 결단을 내렸습니까?'라고 물었는데, '그 과감한 결단 때문에 죽겠다, 너무 힘들다'고 말하더라"라고 전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가장 가깝게 지내던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한 사람의 정치인으로서, 정치인 김상욱을 존중하고 멋있는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김 의원의 '민주당 입당설' 역시 화두가 되고 있다. 지지 선언 후 이 후보는 김 의원에게 "감사하다. 입당해서 함께하자"는 입장을 전했다. 실제로 이 후보는 김 의원에 직접 전화를 걸었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이 후보님께서 직접 전화해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주셨다"며 "모자람 많은 저에게 직접 전화 주시니 감사했다"고 고마워했다.
이언주 의원은 16일 BBS 라디오 '신인규의 아침저널'에서 "일단 김 의원은 어제 저희 우리 민주당 쪽에 분들을 만나셨다"며 "김 의원뿐만 아니라 저희가 만나거나 타진을 하고 있는 분들이 여럿 계신다"고 알렸다.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이 작년 12·3 내란 사태 이후 탄핵 찬성에 나서줄 것을 호소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반면 국민의힘 측에서는 김 의원의 행보를 비판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전임위원, 새누리당 사상구 당협위원장·미래세대위원장 등을 지낸 손수조씨는 김 의원을 향해 "보수도 진보도 아닌 정치꾼의 길을 걷겠다는 선언했다"고 비판했다.
손씨는 "보수의 가치를 이야기하며, 진보 진영의 대표 인물인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며 "지금 김 의원이 넘은 건 진영이 아니라 '상식'"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류제화 국민의힘 세종특별자치시 갑 당협위원장도 서운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류 위원장은 "김 의원은 항상 '보수의 가치'를 입에 달고 살았다. 왕따에 가까운 당내 핍박을 받았지만 보수를 위해 버텨줄 것으로 기대했고, 또 믿었다"면서도 "하지만 김 의원에 대한 내 믿음은 산산조각 났다"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김 의원의 지역구인 국민의힘 울산시당도 성명을 통해 "보수 호소인으로 활동하던 자가 8개 사건, 12개 혐의, 5개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 이 후보를 공개 지지했다"며 "입만 열면 정의, 국익, 보수의 가치 떠들던 김 의원은 결국 피고인 이 후보 방탄의 맨 앞줄이 됐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