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왼쪽),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윤창원 기자·연합뉴스
6.3 대선이 17일로 17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지지율을 끌어올릴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이 16일에도 매듭 지어지지 않는 사이 오히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에 조금씩 탄력이 붙는 모양새다.

다가오는 일정도 김 후보에게 녹록지 않다.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을 앞두고 신군부 세력을 상임고문에 위촉했다 취소하면서 여론의 반감을 산 상태다. 기념식과 같은날 예정된 첫 방송 토론회 역시 김 후보가 장점을 발휘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탈당 운만 떼는 尹…김용태만 바라보는 김문수

당 안팎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탈당하려면 첫 방송 토론회(18일) 전에 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은 16일 측근들에게 '필요하다면 탈당하겠다'는 의사만 내비칠 뿐 구체적인 액션은 취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자신을 활용해 보수 진영 결집을 이끌어내야 하는데 탈당으로 인해 지지율이 더 떨어질 것이 우려된다는 의사를 당에 완곡하게 전달했다는 후문이다.

김 후보는 쉽사리 탈당을 요구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김용태 비대위원장이 윤 전 대통령을 향해 탈당을 권유한 뒤에도 김 후보 입장은 변한 게 없다"라며 "탈당 여부는 대통령이 판단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비대위원장의 탈당 요구에 일부 친윤계 의원들과 지지자들이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상황을 부담스러워하는 기류도 읽힌다. 특히 친한계를 중심으로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을 채근하면서 강성 지지자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친윤계는 반격이라도 하듯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지 말자"는 취지의 발언을 수면 아래에서도, 위에서도 하는 실정이다.  

이에 김 비대위원장이 나서서 윤 전 대통령에게 거듭 탈당해줄 것을 읍소하다시피 하고 있지만, 윤 전 대통령은 "김 후보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며 서로 책임을 떠미는 모습이 연출됐다. '탈당 핑퐁게임'이 이어지면서 김 비대위원장조차 "시간을 가지고 저희 당이 보여드릴 테니까 저희한테 맡겨 달라"며 한 발 물러서는 듯한 발언을 내놨다.  

설화 리스크 터질라…이준석 지지율 상승세도 부담

당내에서는 김 후보가 윤 전 대통령 탈당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면서 "이재명 후보와 지지율 격차를 결국 좁히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조심스레 나온다.
 
설상가상으로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국민의힘이 자중지란 하는 상황을 십분 활용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안보 문제를 중요시해온 국민의힘으로서 가장 뼈아픈 군(軍) 문제를 파고들었다.

이 후보는 해병대원 순직 사건 관련 항명 혐의로 1심 무죄를 받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기자회견에 참석해 무죄 항변에 힘을 실었다.

이에 부응하듯 상당수 여론조사에서도 이 후보는 존재감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 김 후보 입장에서는 이 후보와의 격차를 좁히는 게 시급한데 오히려 일부 지지율을 뺏기고 있는 형국인 셈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공동으로 지난 4월 3주부터 5월 3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는 5%대를 벗어나 두자릿수 지지율을 바라보고 있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다가오는 첫 방송 토론회와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도 김 후보가 가산점을 따기 쉽지 않은 일정들이다. 이재명 후보는 물론 이준석 후보와 비교해도 불리한 측면이 크다.
 
첫 토론회는 경제 분야에 한정해 열리는데 이재명 후보는 당내 경선까지 포함해 세번째 대선에 도전하는 만큼 노련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 중론이다. 이준석 후보 역시 특유의 입담을 선보이며 모멘텀 기회로 삼겠다는 각오다.
   
그런데다 국민의힘 선대위가 전두환 신군부 5인방 중 한 명이었던 정호용 전 국방장관을 상임고문에 위촉됐다가 논란이 일자 취소했던 사태까지 겹친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준석 후보는 지난 대선부터 광주에 애착을 보이면서 맞춤형 공약을 내놓는 등 시늉이라도 했는데, 김 후보는 5.18을 앞두고 호남 역린을 건드렸다"며 "그러니 집토끼가 더 아쉬워질 수밖에 없고 섣불리 윤 전 대통령 탈당을 입에 담지 못하는 악순환에 빠져버려 걱정"이라고 분석했다.

4월 3주~5월 3주 전국지표조사(NBS)

기간 : 2025년 4월 14일 ~ 4월 16일(3일간), 2025년 4월 21일 ~ 4월 23일, 2025년 4월 28일 ~ 4월 30일, 2025년 5월 5일 ~ 5월 7일, 2025년 5월 12일 ~ 5월 14일 대상 :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 만 18세 이상 남녀 1천명, 만 18세 이상 남녀 1천명, 만 18세 이상 남녀 1천명 방법: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