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권영국 대선후보가 4일 서울 구로구 민주노동당 당사에서 열린 사회대전환 선거대책위 21대 대선 결과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미소짓고 있다. 연합뉴스제21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약 1%의 득표율을 기록한
민주노동당 권영국 전 후보가 4일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당선을 축하드린다. 개혁을 실현하고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기를 진심으로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6·3 대선 최종 개표결과, 권 전 후보는 총 34만 4150표를 얻어 0.9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권 전 후보는 이날 서울 구로구 중앙당사에서 연 선거대책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처음에는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조롱당하는 상황에서 시작했다. 그런데 지금은 오직 권영국만 '나의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를 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들으며 이번 대선을 끝마쳤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전 후보는 당초 '내란세력 청산'과 '사회대전환'이란 광장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출마를 결심했다고 돌아봤다. 원외정당이란 핸디캡과 낮은 인지도, 비용 문제 등 열악한 조건을 무릅쓴 이유는 오직 그 때문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공농성장 앞에서 출마를 선언한 4월 16일부터 오늘까지 약 50일간 정말 놀랍고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아무도 알아봐주는 이 없던 후보가 어느 순간 누구나 알아보고 반겨주는 후보가 됐다"고 감사를 표했다.
진보진영의 유일한 후보를 자처하며 나왔지만
최종적으로 한 자릿수에도 못 미치는 지지를 얻은 데 대해선 아쉬움도 드러냈다.
권 전 후보는 "1%라고 해도 되겠나. 선거 결과가 나왔을 때 사실 조금 실망했다"며 "기대에 못 미치는 득표율이었음을 인정한다.
시민들 호응이 득표로 이어지지 않은 이 문제는 숙제로 남겨두겠다"고 언급했다. 과정상 부족함이 있었다면, 이는 당이 아닌 후보의 미흡함이었다며 자세를 낮추기도 했다.
권 전 후보는 동시에 민주노동당의 선거운동이 우리 사회에 '1% 이상의 영향'을 미쳤다고 자평했다. 그는
"우리가 아니면 아무도 불러주지 않는 존재들, 고공과 거리의 농성자들 등의 아픔을 볼 때마다 수없이 울먹거려야 했다"며 "(득표율이) 1%밖에 안 되는 후보에게 쏟아지는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이 후보가 그들에겐 비빌 언덕이었다는 생각 때문에 참 (마음이) 무거웠다"고도 했다.
전날 밤 선거 결과가 가시화되면서부터, 총 3만 5천 명의 시민들이 13억 가량의 후원금을 보내준 사실도 공개했다. 권 전 후보는 "낙선한 후보에게 모아주신 마음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 마음들을 결코 잊지 않겠다"며 "가슴에 모두 담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의당·노동당·녹색당과 각 노동·사회단체가 참여한 '사회대전환 연대회의'는 이번 대선에 그치지 않고, 내년 지방선거와 2028년 총선까지 행보를 이어갈 거라고 밝혔다.
권 전 후보는 "언제나 흔들리지 않고,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계속 가겠다. 제가 살아온 인생이 그랬고, 우리 약자들의 삶이 정치로부터 외면받아 왔는데 뭐 그리 달라지겠나"라며 "그들과 함께 손잡고 뚜벅뚜벅 걸어아겠다"고 말했다.
대선 후보 중 유일하게 차별금지법 제정을 공약하기도 했던 권 전 후보는 "사회적 약자, 소수자들의 호명에 진보정치가 보답하겠다. 차별과 혐오, 불평등을 극복하기 위한 우리의 과제를 모든 노력을 기울여서 해결하도록 할 것"이라며 "시민들이 함께 갈 것이라 저는 믿는다"고 덧붙였다.
당명에 대해서는 현 명칭을 유지할지도 고민해 보겠다고 했다. 권 전 후보는 "민주노동당이라는 틀보다는 진보정치를 계속하고자 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인 사회대전환 연대회의 단위를 꾸준히 유지, 확대·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훨씬 더 중심에 있다고 본다"며 "내부적으로 논의해봐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