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이태리 밀라노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 권민철 기자
대선패배 이후에도 친윤석열계가 여전히 당권을 장악중인 국민의힘을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격했다.

오 시장은 지난 5일 이태리 밀라노 출장 중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힘의 쇄신 노력에 대해 "매우 부족하다"며 "낙제점을 줄 수밖에 없다"고 혹평했다. 국민적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자기 성찰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현재 국민의힘 상황에 대한 평가를 요구받자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

"정당은 미래지향적이어야 하고, 선거에서 대패한 뒤에는 스스로를 얼마나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국민의힘은 자문을 해보면 반성할 점이 많다"
 
그는 이어 "스스로를 담금질하고 있는가에 대해선 낙제점을 줄 수밖에 없다"며 "국민들이 느끼는 권력 독점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할 최소한의 노력을 당이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대목에서 "이른바 3권(입법·행정·사법 권력)이 모두 한 정당에 그것도 아주 압도적인 우위로 점유되고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 체제를 진단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국민의힘의 혁신을 위한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 당의 젊은 정치인들과 개혁신당의 젊은 정치인들을 포함해 몇 몇 유력 정치인들과도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 중"이라며 "귀국 후 여름 휴가철을 활용해 중진으로서의 역할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개혁신당과의 합당론도 방법론 중 하나일 수 있다"면서도, 합당 그 자체보다 이를 통한 쇄신의 계기를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의 이 같은 공개 발언은 안철수 의원의 혁신위원장직 사퇴 직전에 나온 것이어서 더 주목된다.

향후 당내 혁신작업에 주도적으로 나서는 한편 보수진영 내 쇄신 요구에 부응함으로써 당의 정체성을 재정비하고 민심과의 괴리를 좁히려는 의도로 읽힌다.
 
오 시장은 이재명 정부의 최근 강력한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일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주택가격은 정확히 돈의 공급에 비례하는데 이재명 정부가 추진중인 민생회복지원금 등 직간접적인 통화량의 증가가 반드시 주택 가격의 상승을 가져올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따라서 "주택 가격 안정에 대한 의지도 좋지만 시중에 풀리는 통화량을 조절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까지가 있어야 앞으로 부동산 가격을 확실하게 하향 안정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