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을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가 낙선 이후 몇몇 기업이나 대학에 동시에 재직하면서 억대 임금을 받았던 사실이 하나둘 드러나면서 겹치기 또는 허위 근무 의혹이 커지고 있다.
법무부가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권 후보자는 지난 2021년 12월 1일부터 다음 해 2월 11일까지 72일 동안 해외에 체류했다.
그러나 권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안을 보면 해당 기간 권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의 인쇄물 업체 A사에 근무하면서 매달 140만원 상당의 임금을 받고 있었다.
권 후보자는 당시 소셜미디어에 미국에 사는 손자녀를 돌봐주고 골프, 가족 여행을 가녔다고 밝혔다. 때문에 미국 체류 중 실제 근무하지 않고도 월급을 부당 수령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야당은 주장한다.
권 후보자는 이밖에 여러 사업장에서 동시에 근무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겹치기 근무'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2023년 한 해에만 A사를 비롯해 서울의 음식점, 서울 소재 산업용 자재 기업, 부산 소재 물류 회사, 대학 등 5곳에서 8천만원 정도의 임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2024년에도 총 4곳에서 모두 7천여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기 의정부 소재 신한대 특임교수로 2023년 3월부터 최근까지 2년여간 근무하면서 매달 240만원씩 받았지만 그동안 강의는 단 1분도 하지 않았다고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실은 전했다.
아울러 권 후보자 배우자인 배모씨도 지난 2022년 3개월 동안 서울과 경북 안동시에 소재한 두 업체로부터 동시에 급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구설에 올랐다.
이와 관련, 권 후보자는 "(배씨가) 안동은 가끔 내려간 걸로 알고 있고 옆에 같이 앉아서 커피 한잔 하는 것 자체가 일하는 것"이라고 언론 질의에 해명한 바 있다.
국가보훈부 측은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으면서 권 후보자 허위 근무 의혹은 이번 인사청문 국면 핵심 전장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권 후보자 청문회는 오는 15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릴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권 후보자가 과거 자당 전신인 한나라당 의원 출신인 점에서 특히 벼르고 있다. 김정재 정책위의장은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커피 한 잔도 일이라는 해괴한 발언으로 공직 인식 부재를 드러냈다"며 권 후보자를 꼬집었다.
반면 민주당은 후보자 측 해명을 주목하면서도 '낙마 사유'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다. 정무위 여당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크게 걱정하지 않고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