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박종민 기자김건희씨 관련 의혹을 들여다보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이른바 '김건희 집사' 게이트 의혹 수사를 공식화했다. 해당 의혹은 김건희씨 측근 김모씨가 연루된 벤처회사가 대기업과 금융회사로부터 180억원대 투자를 받는 과정에 김건희씨가 관여했는지 등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김건희씨 집사로 불리는 김모씨가 지난 4월 해외로 출국한 것을 확인하고 여권 무효화 조처 등을 검토하고 있다. 문홍주 특검보는 "김씨가 지난 4월 해외로 출국해 현재까지 귀국하지 않은 것, 김씨 사무실과 가족들이 주거지를 이전한 사실 등을 확인했다"라면서 "해외도피 및 증거인멸 정황으로 보여 신속한 수사 진행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집사 게이트'로도 불리는 해당 의혹은 김씨가 설립에 참여한 벤처기업 IMS(옛 비마이카)가 사모펀드 등을 통해 대기업으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받는 과정에 김건희씨 등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가 핵심이다.
IMS 제공이 회사는 2013년 렌터카 회사로 설립 당시 신생사인데도 도이치모터스로부터 BMW 차량 50대를 저렴한 가격에 대여받았다.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회사 임원에게 김씨를 김건희씨의 후배로 소개한 사실도 파악됐다. 김건희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서 전주(錢主)로 참여해 검찰 수사를 받아 불기소처분됐지만 현재 특검에서 재수사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김건희씨의 코바나컨텐츠 후원 사건을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이 의혹을 포착했다고 한다. 코바나컨텐츠가 2015~2019년 여러 전시회를 주최하면서 기업 수십 곳으로부터 협찬을 받았는데, 당시 협찬이 검찰 고위직이던 윤석열 전 대통령을 고려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검팀은 IMS가 대기업으로부터 거액을 유치한 구조가 이 코바나컨텐츠 의혹과 유사하다고 의심한다. 이 회사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2022년 6월 비마이카에서 IMS로 이름을 바꿨다. 자본잠식 상태에 놓일 정도로 재무 구조가 열악했는데도 2023년 6월 대기업 투자를 받았다.
연합뉴스특검팀은 기업들의 후원금이 대가성이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필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30억원, HS효성은 35억원 등을 투자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투자한 시기는 금융감독원의 감리 시기와 맞물린다. 당시 상장을 준비하던 카카오모빌리티에게 금감원 감리는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던 요소였다. HS효성 측은 경영진간 비리 폭로가 벌어지던 시기와 투자 시기가 겹친다.
특검팀은 이 사건을 특검법에 명시된 16개 수사항목 중 마지막 '수사과정에서 인지한 범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법원은 특검팀이 지난 7일 이 사건과 관련해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을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기각했다. 특검팀은 앞으로 임의제출 등 방식으로 혐의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영장을 재청구하는 등 추가적인 강제수사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