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극우행보에 대한 입장 정리도 없이 광주를 찾았다가 시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국립 5·18 민주묘지 추모탑 구석에서 15초 가량 묵념한 뒤 곧장 현장을 떠났다.
장동혁 대표는 6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에 위치한 5·18 민주묘지를 찾았지만 시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쫓기듯 현장을 떠났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6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시민단체의 항의에 참배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리고 있다. 연합뉴스장 대표는 이날 오후 1시 39분 양향자 최고위원, 김도읍 정책위의장, 정희용 사무총장, 박준태 비서실장 등 당 지도부와 함께 5·18 민주묘지를 찾았다.
장 대표가 모습을 드러내자 현장에 있던 시민단체와 시민들은 "장동혁은 물러나라"고 외쳤다.
이들은 '5·18 정신 훼손하는 극우선동 장동혁은 광주를 떠나라', '오월영령 능욕하는 내란공범 장동혁은 광주를 떠나라'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항의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6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시민단체의 항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앞서 장 대표는 "계엄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며 불법 비상계엄을 옹호했다. 최근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했는데, 장 대표는 면회 후 "우리도 하나로 뭉쳐 싸우자"는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장 대표가 이러한 극우 행보에 대한 입장 정리 없이 이날 광주를 찾은 것이다.
장 대표는 이날 시민들의 항의에도 5·18 민주묘지 참배를 위해 '민주의문'으로 향했고, 이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했다. 비서실장인 박준태 의원은 멱살이 잡혔고, 장 대표의 옷도 잡아당겨졌다. 이들은 경찰의 안내를 받으며 굳은 표정으로 민주묘지로 계속 향했다. 추모탑까지 약 50m 남짓한 거리였지만 이동에만 10분이 걸렸다.
결국 장 대표는 시민들의 항의로 방명록도 적지 못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6일 오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참배를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추모 역시 반쪽짜리였다. 애초 국민의힘은 추모탑 앞에서 헌화·분향한 뒤 묵념하고 박관현·윤상원 열사의 묘역까지 참배하려고 계획했지만, 시민들의 항의에 결국 추모탑 왼쪽 구석에서 15초 정도 묵념해야 했다.
이후 장 대표는 버스에 몸을 싣고 곧바로 현장을 떠났다. 5·18 민주묘지에 도착한 지 20분도 안 된 오후 1시 58분이었다. 시민들은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해 "내란정당 해산하라", "장동혁은 물러나라" 등을 외치며 항의했다.
5·18 민주묘지를 떠난 장 대표는 이후 다른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추모를 막은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과정에서 법적으로 정당한 절차로 심판이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절차를 문제 삼고 탄핵이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이라며 "그것과 묘역 참배하는 것을 연결시켜서 5·18 영령들에게 예를 갖추고자 하는 것을 막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면회 후 뭉쳐 싸우자고 한 것은 어떤 의미인지'를 묻는 말에 "뭉쳐 싸우자고 한 것은 지금 위기를 맞은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자는 뜻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