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소년재판 실무제요 12년 만에 바뀐다…촉법·우범소년 논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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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발간 후 12년 만에 개정 작업 나서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우범송치 제도개선 과제 반영
촉법·우범 제도 존폐 여부 떠나 보호기능 보완에 초점

    
법원이 소년보호재판 실무 기준을 담은 '소년재판 실무제요'를 12년 만에 고쳐 쓰는 작업에 나섰다. 개정판에는 최근 사회적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 문제'와 '우범소년 송치' 문제에 대한 법원의 종합적 평가도 반영될 예정이다.

8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법원은 올 하반기 출간을 목표로 소년재판 실무제요 개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실무제요는 전국 법관들이 소년보호사건을 심리할 때 참고하는 실무 지침서로 지난 2014년 처음 발간됐다. 소년 사건 처리 절차, 보호처분 운영 기준 등을 담고 있어 사실상 소년재판 실무의 기준서 역할을 한다.

이번 개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촉법소년'과 '우범소년'을 둘러싼 최근 논의가 반영됐다는 점이다. 기존 실무제요가 이들 제도의 개념과 법적 요건을 설명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개정판은 제도의 배경과 개선 방향까지 함께 다룬다.

먼저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가 새롭게 추가된다. 촉법소년은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했지만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 청소년을 말한다. 소년원 송치 등 소년보호처분은 가능하지만 그 이상의 형사처벌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저연령 소년의 강력범죄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촉법소년 제도 폐지 요구가 일었다.

그러나 개정 실무제요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의 찬반 양론을 모두 소개하면서도, 형사책임 연령을 낮추는 것이 범죄 감소나 재범 억제로 이어진다는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오히려 어린 나이에 형사절차에 편입될 경우 낙인효과와 교육·복지 기회 상실이 발생해 장기적으로 재범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개정 실무제요는 UN 아동권리위원회의 '아동사법제도에서의 아동의 권리에 관한 논평'을 인용해 "12~13세 아동은 충동조절 능력과 판단능력이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 않아 자신의 행위가 미치는 영향이나 사법절차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소개한다. 그러면서 형사책임 최저연령을 단순히 낮추기보다 14세 이상으로 유지하거나 상향하는 방향이 국제인권기준에 부합한다고 설명한다.

현행 제도 아래에서도 13세 소년에 대해 소년원 송치나 장기 보호관찰 등 강도 높은 보호처분이 가능하다는 점도 언급한다. 개정판은 형사처벌 범위를 확대하기보단, 보호처분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소년법상 수강명령 대상 연령 조정, 소년원 송치 기간 세분화, 소년원 보호처분에 대한 보호관찰 병과 규정 신설, 처분시설 확충 등이 제도 개선 과제로 명시됐다.

개정판에는 '우범송치의 현실과 제도개선 과제' 부분도 새롭게 담긴다. 우범소년은 아직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았지만 장차 범죄를 저지를 우려가 있는 만 10세 이상 19세 미만 청소년을 의미한다. 현행법은 가출, 집단 배회, 음주·소란 등을 우범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청소년을 사법절차 대상으로 삼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는 오랫동안 논란이 이어져 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21년 우범소년 규정이 자의적으로 적용될 우려가 있다며 제도 개선을 권고했고, 법무부 역시 관련 보호처분 폐지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이에 개정판은 기존 우범소년 제도가 지닌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실제 재판 실무에서 우범송치가 단순히 추상적인 위험성만을 이유로 활용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설명한다. 반복적인 가출과 음주, 비행의 심화, 성매매 피해 노출 등 보호 필요성이 높은 청소년에 대한 긴급 개입 수단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본다.

특히 성매매 피해 청소년의 경우 상담·복지 체계가 충분히 작동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범소년 관련 규정이 사실상 보호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하고 있는 현실도 함께 다룬다.

개정판은 우범소년 제도의 존폐 여부보다 보호 기능을 보완하는 방안에 초점을 맞춘다. 우범사유 인정 여부를 보다 엄격하게 심사하고, 긴급 보호가 필요한 청소년에게 신속하게 개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는다. 지역사회와 복지기관이 연계된 지원 체계를 구축해 법원 처분 이후에도 지속적인 보호와 지원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도 함께 포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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