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희 앵커
6·3 지방선거 이후 부산 정치권이 크게 출렁이고 있습니다. 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 국민의힘 우위의 부산시의회, 북구갑 한동훈 의원 당선, 여기에 김도읍 의원의 국민의힘 원내대표 도전까지 맞물려 있는데요. 오늘은 강민정 정치부 기자와 함께 부산 정치지형 변화를 짚어보겠습니다. 강 기자, 어서 오세요.
◆ 강민정 기자
네, 안녕하세요.
민주당 시장·국민의힘 의회…부산 권력지형의 대전환
◇ 박상희 앵커
먼저 큰 그림부터 보겠습니다. 이번 지방선거 이후 부산 정치지형, 한마디로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4일 새벽 부산 부산진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정된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부산=류영주 기자◆ 강민정 기자
한마디로 말하면 "한쪽 독점 구도가 깨졌지만, 완전한 권력 교체도 아닌 복합 지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부산시장은 민주당 전재수 당선인이 차지했지만, 부산시의회는 국민의힘이 48석 중 37석을 확보했습니다. 여기에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북구갑에서 당선되면서 부산 지역 국회의원 18석은 모두 보수 성향 의원들이 차지한 상황입니다. 국민의힘 4선 김도읽 의원이 당 내 원내대표 선거에 나서면서 부산이 보수 재편의 핵심 무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8년 만의 부산 탈환…전재수 시정의 의미
◇ 박상희 앵커
전재수 당선인의 부산시장 당선 의미부터 짚어보죠. 민주당 계열 후보가 부산시장을 배출한 건 8년 만이죠?
◆ 강민정 기자
그렇습니다. 2018년 오거돈 전 시장 이후 민주당 계열 후보가 부산시장에 당선된 것은 두 번째입니다. 전재수 당선인은 3선 국회의원과 해양수산부 장관을 거친 인물인 만큼, 단순한 지방정부 교체를 넘어 이재명 정부와 부산시정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HMM 유치, 해사전문법원, 북극항로 거점 같은 해양수도 공약이 시정의 핵심축이 될 전망입니다.
'여소야대 부산'…협치가 필수가 된 전재수 시정
◇ 박상희 앵커
하지만 부산시의회는 국민의힘이 압도적 다수입니다. 이른바 '여소야대 부산'이 된 건데, 전재수 시정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겠죠?
◆ 강민정 기자
네, 매우 중요한 변수입니다. 부산시의회 전체 48석 가운데 국민의힘이 37석, 민주당이 11석입니다. 시장은 민주당이지만 의회 권력은 국민의힘이 쥐고 있는 구조입니다. 예산안, 조례안, 조직개편, 출자·출연기관장 인사청문까지 대부분 시의회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전재수 당선인에게는 협치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 과제가 됐습니다.
◇ 박상희 앵커
전 당선인이 조직개편도 추진할 것으로 보이는데, 시의회 문턱이 관건이겠군요.
6.3 지방선거 이후 부산정치지형 구도 변화에 대해 대담 중인 정치부 강민정 기자. 설유정 PD◆ 강민정 기자
맞습니다. 전 당선인은 해양수도 부산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어서 해양 관련 실 단위 조직 신설이 거론됩니다. 반대로 박형준 시정의 색채가 강한 도시혁신균형실, 환경물정책실, 15분도시 관련 조직 등은 재편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실·국 단위 조직개편은 조례 개정이 필요하고, 시의회 의결을 거쳐야 합니다. 국민의힘이 절대 다수인 상황에서 전면 개편은 쉽지 않고, 초기에는 보좌기구나 TF 수준으로 방향성을 먼저 보여줄 가능성이 큽니다.
인수위 가동 임박…첫 인선이 보내는 신호
◇ 박상희 앵커
인수위도 이번 주 본격 가동될 예정이죠?
◆ 강민정 기자
네. 전재수 당선인의 인수위는 이번 주 업무 개시를 목표로 준비 중입니다. 사무실은 부산시청 인근 상수도사업본부에 마련됐고, 민생과 해양수도 분과가 핵심이 될 전망입니다. 전 당선인이 선거 과정에서 '민생 100일 비상조치'를 강조했고, 본인의 정치적 자산이 해양수도 구상이기 때문에 이 두 축이 새 시정의 방향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관심은 누가 인수위원장을 맡느냐인데요. 현재 부산시 행정부시장 출신인 변성완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과 박재호 전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다만 박재호 전 의원은 한 차례 위원장직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산시의회 본회의. 부산시의회 제공결국 인수위 인선은 단순한 실무진 구성이 아니라 향후 시정 핵심 라인과 정무라인의 윤곽을 보여주는 첫 신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동훈 국회 입성…보수 재편의 중심으로
◇ 박상희 앵커
이번에는 북구갑 보궐선거 얘기로 가보겠습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 당선도 부산 정치권에 큰 파장을 남겼습니다.
◆ 강민정 기자
그렇습니다. 한동훈 의원은 국민의힘 후보가 아닌 무소속으로 출마해 1.7%포인트 차로 승리했습니다. 이 결과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기존 국민의힘 공천과 지도부에 대한 보수층의 불만이 확인됐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한동훈 개인의 정치적 영향력이 원내 진입으로 현실화됐다는 점입니다. 특히 당선 직후부터 "보수 재건"을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복당과 당내 재편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선관위 이슈 선점…존재감 키우는 한동훈
◇ 박상희 앵커
한동훈 의원이 국회 입성 후 첫 법안으로 선관위 감찰을 꺼내든 것도 눈에 띕니다.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6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참석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강민정 기자
네. 한 의원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선관위를 감사원 직무감찰 대상에 포함하는 감사원법 개정안을 1호 법안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선거기간 선관위 직원의 휴가·휴직 제한을 담은 2호 법안도 예고했습니다. 재선거 요구에는 거리를 두면서도 선관위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하는 방식인데, 보수층이 분노하고 있는 이슈를 정면으로 잡으면서 존재감을 키우려는 행보로 볼 수 있습니다.
◇ 박상희 앵커
박형준 시장도 선거 닷새 만에 선관위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 흐름도 보수 재결집과 연결될까요?
◆ 강민정 기자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박형준 시장은 SNS를 통해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예고된 참사"라고 비판하며 국정조사와 특검을 요구했습니다. 부산에서도 8곳에 투표용지가 추가 공급됐고, 일부 의심 사례를 정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선거 패배 이후 보수 진영이 패배 원인과 책임론을 두고 내부 갈등을 겪는 동시에, 선관위 이슈를 매개로 다시 결집하려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김도읍 원내대표 도전…보수의 향방 가를 승부
◇ 박상희 앵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원내대표 선거가 분수령으로 꼽힙니다. 부산의 김도읍 의원이 출마했죠?
◆ 강민정 기자
네. 부산 강서를 지역구로 둔 4선 김도읍 의원이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 나섰습니다. 이번 선거는 단순히 원내 협상 책임자를 뽑는 선거가 아니라, 지방선거 패배 이후 국민의힘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를 결정하는 성격이 큽니다. 김도읍 의원은 장동혁 지도부의 우클릭 기조와 거리를 둬 온 인물이고, 변화와 쇄신, 보수 재건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반면 정점식 의원은 기존 당권파와 가까운 인물로 분류됩니다. 그래서 김 의원이 되느냐, 정 의원이 되느냐에 따라 당의 노선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출마한 김도읍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송언석 전 원내대표와 성일종, 정점식 의원과의 회동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박상희 앵커
김도읍 의원은 한동훈 의원 복당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습니다.
◆ 강민정 기자
네. 김 의원은 한동훈 의원의 복당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다만 곧바로 밀어붙이기보다는 "여건이 성숙된 뒤 당헌 절차에 따라 복당해야 한다"는 신중론을 냈습니다. 김 의원은 보수 세력이 대동단결해야 정권 창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는데요. 결국 김도읍 원내대표 도전은 한동훈 복당 문제, 장동혁 지도부 책임론, 보수 재건론이 모두 맞물린 사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방선거 끝났지만 이미 시작된 총선 경쟁
◇ 박상희 앵커
흥미로운 건 김도읽 의원 본인의 지역구인 강서구에서는 국민의힘이 크게 졌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 강민정 기자
맞습니다. 강서구는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구청장과 광역의원을 모두 민주당에 내준 유일한 지역입니다. 김도읽 의원 입장에서는 지역 성적표만 놓고 보면 부담이 있습니다. 다만 원내대표 선거는 당내 의원들의 평가가 중요하고, 김 의원은 법사위원장과 정책위의장 등을 지낸 협상력 있는 중진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습니다. 지역 패배 책임론과 중앙정치 쇄신 기대감이 동시에 존재하는 셈입니다.
◇ 박상희 앵커
부산 전체로 보면 국회의원 18석은 모두 보수 후보가 차지하고 있는데, 시장은 민주당입니다. 이 구도도 상당히 특이합니다.
◆ 강민정 기자
그렇습니다. 부산은 시장은 민주당, 시의회는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보수 일색이라는 아주 복합적인 권력 구조가 됐습니다. 전재수 시장이 시정을 이끌지만, 예산과 조례는 국민의힘 시의회와 협의해야 하고, 국비 확보나 중앙 정치 현안에서는 부산 보수 의원들과도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협치가 잘 되면 부산 현안 추진력이 커질 수 있지만, 정치적 충돌이 반복되면 시정 동력이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 박상희 앵커
이번 결과가 2년 뒤 총선에도 영향을 줄까요?
◆ 강민정 기자
영향이 상당히 클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선거가 끝난 지금부터는 부산 정치권도 사실상 2년 뒤 총선 체제로 들어갔다고 봐야 합니다. 우선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은 지역별 성적표에 따라 본격적인 생존 경쟁에 들어갔습니다. 강서, 기장, 영도, 남구, 사상처럼 구청장이나 광역의원을 내준 지역은 책임론이 불가피한 반면, 동래·연제·금정·해운대을 등은 지역 조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다만 구청장을 지켰다고 해서 안심할 상황은 아닙니다. 지방선거 전에는 국회의원 당협위원장이 공천권을 쥐고 있었다면 이제는 2년 뒤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들이 지역 조직과 행정 성과를 가진 구청장의 협조를 받아야 하는 입장이 됐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곳이 연제입니다. 김희정 의원은 주석수 구청장 재선에 성공했지만 주 구청장은 정치적으로는 이주환 전 의원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됩니다. 향후 총선 과정에서 주 구청장이 어느 쪽에 무게를 둘지가 관심사입니다.
동래도 비슷합니다. 서지영 의원과 장준용 구청장 사이에는 그동안 미묘한 긴장관계가 있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함께 승리를 만들어냈습니다. 다만 동래에서는 김희곤 전 의원의 재도전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습니다. 장준용 구청장 역시 원래 김희곤 의원 시절 구청장에 오른 인물인 만큼 향후 총선을 앞두고 완전한 원팀 체제가 구축될지 여부도 주목됩니다.
투표. 박종민 기자결국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단순히 구청장을 누가 차지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2년 동안 부산 국민의힘 내부 권력 지형과 총선 공천 구도를 결정하는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민주당은 전재수 시정을 정책 성과와 인재 발굴의 플랫폼으로 활용하려 할 가능성이 큽니다.
민주당도 과제 산적…북갑 패배의 후유증
◇ 박상희 앵커
부산시장을 배출한 민주당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습니다. 북구갑 보궐선거에서는 전재수 당선인의 지역구를 이어받은 하정우 후보가 한동훈 의원에게 패하면서 향후 부산 내 민주당의 인물 육성 전략에도 과제가 남게 됐습니다.
◆ 강민정 기자
네. 민주당은 부산시장을 가져왔지만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는 패했습니다. 전재수 당선인의 정치적 기반이었던 북갑에서 하정우 후보가 한동훈 의원에게 졌다는 점은 뼈아픈 대목입니다. 또 기초단체장 7곳을 확보했지만, 시의회 의석은 11석에 그쳤습니다. 따라서 민주당도 세대교체, 새 인물 발굴, 지역조직 강화라는 숙제를 안게 됐습니다.
'견제와 균형' 선택한 부산 민심
◇ 박상희 앵커
결국 부산 정치권의 키워드는 '균형'과 '재편'으로 볼 수 있겠네요.
◆ 강민정 기자
맞습니다. 이번 선거는 2018년 민주당 압승도 아니고, 2022년 국민의힘 싹쓸이도 아니었습니다. 유권자들은 시장은 민주당에 맡기면서도 의회와 국회 권력은 보수 쪽에 남겨뒀습니다. 어느 한쪽에 전권을 주기보다는 견제와 균형을 택한 셈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부산 정치는 전재수 시정의 성과, 국민의힘의 보수 재건, 한동훈 의원의 복당과 역할, 김도읽 의원의 원내대표 도전 결과에 따라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6·3 지방선거 이후 부산정치지형 구도 변화에 대해 대담 중인 박상희 부산CBS 보도국장과 정치부 강민정 기자. 설유정 PD◇ 박상희 앵커
마지막으로 오늘 이 이슈, 한 문장으로 정리해주시죠.
◆ 강민정 기자
6·3 지방선거 이후 부산은 민주당 시장, 국민의힘 시의회, 보수 국회의원 전석,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라는 복합 권력 지형에 들어섰고, 이제
협치와 보수 재편이 동시에 시험대에 오른 상황입니다.◇ 박상희 앵커
네, 오늘은 강민정 정치부 기자와 함께 6·3 지방선거 이후 부산 정치지형 변화를 짚어봤습니다.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의 시정 출범, 여소야대 부산시의회, 한동훈 의원의 국회 입성, 김도읽 의원의 원내대표 도전까지 부산 정치권의 변화가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강 기자, 고맙습니다.
◆ 강민정 기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