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5일 오전 마린트래픽으로 본 호르무즈 해협 내측 선박 상황. 마린트래픽 캡처미국과 이란 사이의 전쟁이 106일 만에 사실상 막을 내리면서 호르무즈 해협 내측에 갇혀 있던 우리 선박 24척도 해협을 빠져나올 준비에 나섰다. 해협 내측에 1천 척이 넘는 선박이 대기 중인 반면 해협을 통과할 수 있는 선박 수는 제한적이라, 우리 선박이 모두 안전을 확보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15일 취재를 종합하면 미국이 이란과 종전 합의를 발표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내측에 있는 우리 선박들도 이동을 준비 중이다. 해수부에 따르면 이날 현재 해협 내측 페르시아만에는 우리 선박 24척과 선원 137명이 대기하고 있다. 전쟁 발발 이후 26척의 우리 선박이 내해에 고립됐지만, 최근 HMM 유니버설 위너호와 외국에서 용선 중인 LNG선 한 척이 이란 측과 개별 협상을 거쳐 해협을 빠져나왔다.
현지 선박들은 장기간 대기에도 대다수 선원이 자리를 지키고 있고, 일부 하선 선원에 대해서는 대체 인력을 구한 상황으로 항해에는 큰 차질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선박은 대부분 지난달 4일 HMM 나무호 피격 이후 보다 안전한 페르시아만 안쪽으로 이동해 대기하고 있었다.
선박들은 선사 자체 판단에 따라 해협 쪽으로 이동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지 수리 조선소에 들어간 HMM 나무호는 다음 달에야 수리 작업을 마치고 이동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해수부는 외교부 협조로 현지 상황과 주요국 동향 등을 파악한 뒤 이를 현지 선사에 전파하고 있다. 또 연료와 식음료 등 운항을 위한 필수 물품 확보 현황도 재차 확인하고 있다. 선박 보험 상황 등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종전 협정을 체결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선사와 선박들은 운항에 대비하되, 조심스럽게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라며 "선박 상황이나 위치 등을 면밀히 확인하고, 외교부를 통해 확보한 동향이나 정보를 선박에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과한 우리 유조선. 연합뉴스종전 협상 타결 소식에 우리 선박 이동에도 청신호가 켜졌지만, 위험 요소와 변수는 여전해 안전을 완전히 확보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는 전 세계 선박이 1천 척 이상 대기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내항 선박까지 포함하면 수천 척에 달한다는 집계도 있다. 봉쇄 전 호르무즈 해협은 하루 최대 300척이 통항할 수 있었지만, 전쟁 기간 이란이 이곳에 기뢰를 설치했다고 주장한 만큼 종전 이후에도 기존 항로는 정상적으로 운항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 때문에 종전 협상 과정에서 선박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이란 측이 대체 항로를 제시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4월 일시적인 휴전 이후에도 이란 측은 라라크섬 인근 해역을 대체 항로로 제시한 바 있다. 지난달 20일 우리 선박 중 처음으로 해협을 빠져나온 HMM 유니버설 위너호 역시 이란이 제시한 항로를 이용했다.
이란 측이 제시한 항로는 기존 정상 항로보다 폭이 좁아 하루 통행 가능한 선박 수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심각한 병목 현상이나 운항상 위험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이란 군부의 반발 등 내부 갈등과 불안정성, 실제 군사적 위협 가능성 등도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