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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착하니까 월급 덜 받아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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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인 돌보는 사회복지사, 그들이 말하는 '편견'

멀었다. 좁은 도로, 또 굽이굽이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 1시간. 중증장애인 시설 '한몸의 집'은 대전 장태산 기슭에 숨겨져 있었다.

함께 살고 싶었지만 다른 이들이 원치 않아 이곳으로 온 지 20여 년. 외로웠던 산은 휴양림으로 개발됐고 이제는 시설을 먼저 찾아오는 사람들도 늘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54명의 장애인과 함께 생활하는 사회복지사들은 '여전한 편견'을 털어놓는다. [편집자 주]


 

◈ 장애인은 불쌍할 것이라는 편견

"나영 씨~ 한 번만 보여줘 봐~ 아이고..."

교실에선 가장 왕언니인 나영(52) 씨와 선생님의 '실랑이'가 한창이었다. 나영 씨는 커피를 주지 않으면 블록 쌓기를 하지 않겠다며 딴청을 부렸고, 선생님은 진땀을 뺐다.

"새로 오신 선생님이 있으면 얼마나 골탕을 먹이는데요~ 장애인들이 불쌍하다고만 생각해서 이렇게 장난꾸러기들이라는 걸 몰라요."

열심히 하는 아이, 한눈파는 아이, 그러다 선생님께 혼나는 아이. 여느 아이들과 다르지 않은 '활기'가 오히려 생경했다.

옆 교실에선 아이들이 움직임을 인식하는 게임기기인 위(Wii)를 가지고 '레저활동'에 푹 빠져있었다. 최근에 한 후원자로부터 기증받은 것이라고 했다.

"흔히 라면이나 쌀, 휴지 이런 걸로 기증하지 않아요?"

"아유, 이 아이들도 똑같아요. 또래들이 좋아하는 영화, 게임 다 좋아하고 스파게티도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요즘은 스마트폰에 푹 빠져서..."

'그저 무기력하게 시설 안에 조용히 있는 장애인들'. 중증장애인 시설에 간다고 했을 때 머릿속에 떠올랐던 광경들이 다시 스쳐지나갔다.

이곳에 살고 있는 아이들은 장애 1~3급에 해당되는 중증장애인들. 대부분 지적·지체 등 2가지 이상의 중복장애를 갖고 있다. 약을 제때 먹어야 하고 꾸준히 재활과 운동을 시켜주지 않으면 몸이 굳어버린다. 간질이 있는 아이들은 밤에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하지만 이들의 '일상'까지 다를 것이라는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 사회복지사니까 희생해도 된다는 편견

밝아 보이는 시설에도 그늘은 있었다.

"우리 애가 놀다 넘어져서 다쳤어요. 그런데 병원에서 이렇게 말씀을 하세요. '이거 맞은 거 같은데...' 세상에, 일반 가정집에서도 다칠 수는 있는 거잖아요..."

'도가니 사태' 이후 생긴 상처다. 점검을 나오는 기관에서도 '의혹'의 시선부터 던진다.

그랬던 그들은 '인건비'와 '시설 지원비' 이야기가 나오면 말을 바꾼다고 했다.

"사회복지사 너네는 착한 애들이니까 기다려. '여기서 일하면 좋은 마음으로 일해야지 왜 월급을 인상해달라고 그래' 그러세요."

보건복지부는 사회복지사 처우 개선을 위해 매년 임금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지만 지자체에서 나오는 월급은 '2010년' 기준에 멈춰 있다. 10년을 꼬박 일한 직원이 170만 원 남짓. 그것도 다는 못 받는다고 한다.

가정을 꾸려나가기 어렵다보니 '남자' 사회복지사가 드물다고 했다.

여자 선생님들만 남은 시설에는 큰 고민이 생겼다. 교사 한 명이 육아휴직을 했고 오는 11월과 12월 두 명이 출산을 앞두고 있다. 이 먼 곳까지 마다않고 올 대체인력은 없다.

"계속 이렇게 되니까 누구하나 임신하고 다쳐도 좀만 더 일해주세요... 사람을 못 구해요... 이렇게 야박한 소리 해야 되고, 이게 현실이에요."

'편견'에 떠밀린 장애인을 보듬은 시설과 사회복지사들, 이들의 한숨은 '또 다른 편견'만큼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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