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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의식불명 의경 가슴에 묻은 아버지의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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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15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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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데 감사했다…이런 불행 내 아들에서 끝나야"

 

시위 진압 중 당한 부상으로 17년간 병상에 누워있던 아들을 떠나보낸 아버지 가슴에는 회한이 가득한 듯했다.

15일 아들을 가슴에 묻은 김정평(67)씨는 "불행은 내 아들에서 끝나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김씨의 아들 인원(37)씨는 전남지방경찰청 기동 9중대 소속 의경으로 근무하던 1996년 6월 14일 광주 조선대에서 시위를 저지하던 중 쇠파이프에 머리를 맞아 17년간 투병 끝에 숨을 거뒀다.

김씨는 "어느 부모가 자식과의 끈을 놓고 싶겠냐"며 "병상에 누워있는 아들이라도 살아있는 데 감사하고 열심히 간병했지만 허사가 됐다"고 탄식했다.

김씨는 스무 살 아들이 병상에서 중년의 문턱에 들어설 만큼 세월이 흐르자 그 고통을 세상에 알리고, 나누고 싶어 시집을 펴내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아들을 간병하며 느낀 부정을 '노래하는 새들도 목이 타는가'라는 제목의 시집에 담아 당시 전남경찰청장에게 보냈다.

이후 경찰의 협조로 아들은 훈장을 받고 명예경찰로 임명되기도 했지만, 아들을 잃은 슬픔은 모든 것을 공허하게 만들었다.

김씨는 위로를 아끼지 않은 경찰에 고마워하면서도 당시 아들에게 쇠파이프를 휘두른 시위대의 신원을 밝히지 못한 데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아들의 상처를 보면 한 사람이 아니라 무더기로 아들에게 달려든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인원씨는 여수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군 복무를 위해 의경에 지원했다.

김씨는 "해양 분야 연구원이 됐으면 하는 바람은 있었지만 내 바람이었을 뿐 아들과는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눌 기회도 없었다"며 "아들은 시대를 잘못 타고나서 희생됐지만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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