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왼쪽)과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 및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 브리핑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정부가 13일 내놓은 부동산 대책은 서울 인근의 그린벨트를 풀고 착공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공급대책과 갭투자를 막기 위해 실거주를 강화하는 금융조치를 하겠다는 두가지 방향으로 이해된다.
우선 서울 강서구 염창공원과 경기도 남양주시 덕소지역 그린벨트에 2만 7천호를 공급하고 연내 최대 10만호를 지을 후보지를 발표한다는 생각으로 보인다. 여기다 경기도 광주시 역세권 지역에 주택 4,500호를 짓겠다는 것도 포함됐다.
국토부 장관이 "마른 수건 짜듯 공급하라"고 했다는 대통령 지시를 전한 것처럼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확실히 보여줬다.
여기다 공공택지 조성 발표 이후 실제 착공으로 이어지는 기간이 그동안은 68개월 정도였는데 이를 37개월로 대폭 단축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것도 눈에 띈다. 착공기간을 절 반 가까이로 줄이겠다는 뜻인데 전격전, 과감한 속도전 등의 의지를 통해 시장에 시그널로 주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시장이 지적해온 개발허가를 받는 행정절차와 금융절차상 드러났던 문제들을 핏셋으로 찝어 해결해 보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인 점은 충분히 평가할 만 하다.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고려대학교 덕소농장 일대 모습. 연합뉴스
다만 남양주 덕소지역과 강서구 염창공원 지역이 공급부족에 갈증을 느껴온 현재 부동산 시장의 목마름을 해소해 주기에 충분한지에 대해서는 아직은 고개를 갸우뚱 하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경기도 광주는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여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지역에 공급을 늘리는 것에 대해 시장이 얼마나 호의적으로 볼지는 역시 두고 볼 일이다.
이번 공급대책은 행정절차와 금융절차를 개선해 보겠다며 그동안 시장에서 가려워 했던 부분을 긁어줬다는 점에서 '애쓴 흔적'만은 분명하게 보인다. 그러나 당장 입주물량 부족으로 인해 전셋값과 월세 임대료가 치솟는 현재의 불안감을 잠재우기에는 여전히 부족할 것이라는 점에 시장에서는 공감할 것 같다.
시장에서는 도심 내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와 같은 '시장이 진짜 원하는 입지에 대한 즉각적인 공급' 대책이 함께 나와야 갈증이 해소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지점에 대해서 정부의 생각과 시장의 생각 사이에 괴리가 여전하다는 점이다.
서울 강서구 빌라 밀집 지역의 모습. 박종민 기자특히 이번 대책에서 눈에 띄는 것 가운데 하나는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산 뒤 본인은 전세대출을 받아 다른 집에서 사는 갭투자를 막겠다는 정책이다. 가령 서울 강남에 전세낀 아파트를 자기돈 일부를 내고 산 뒤 본인은 전세대출을 받아 경기도의 전셋집에 사는 경우도 규제하겠다는 뜻이다.
이런 사람들도 1주택은 분명하지만 앞으로는 규제지역의 1주택자에 대해서는 신규전세대출을 해주지 않거나 이미 빌린 사람들의 전세대출자금 만기연장을 전면제한하겠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대신 직장 때문이라거나 부모 봉양, 자녀 교육 등의 이유로 실거주를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실거주 이력이 한번이라도 있으면 예외로 인정해 주겠다는 핀셋대책도 나왔다.
또 하루라도 주민등록 전입 이력이 있으면 거주사유를 불문하고 예외로 인정해 주기로 했다. 이 정부가 지향하는 핀셋 정책의 하나로 평가받을 수 있다. 역시 부작용을 최소화 하기 위한 고민의 결과로 이해되기는 하지만 여기에도 허점은 있을 수 있다.
하루라도 전입 흔적이 있으면 예외로 인정해 주기로 하다보니 이 조치가 시행되기 전에 꼼수로 주민등록만 옮겨두는 '위장전입'이 나타날 수도 있다. 정부는 정책을 내지만 시장은 대책을 낸다는 부동산 시장의 웃지못할 격언이 이번에도 작동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 정책에 반응하는 시장 대책에 대해 다시 정책을 만들어 내면서 '누더기 정책'이라는 볼멘소리들이 나오는 상황이 나타날 것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만큼 부동산 정책은 풀기 어려운 고차방정식이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바라만 볼 수도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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