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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주민 음독 이유, 반대대책위-경찰 입장 왜 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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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 "송전탑문제에 고뇌하다 음독"…경찰 "복합적인 요인"

 

밀양 송전탑 경과지 주민인 유한숙(71) 씨가 농약을 마시고 끝내 숨진 가운데 사망원인을 두고 밀양 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와 경찰이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다.

밀양 765㎸ 송전탑 반대대책위는 7일 밀양 영남종합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이 운명하기 전에 남긴 유언을 공개하며 고인이 송전탑 건설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책위는 고인은 지난 4일 밀양병원에서 반대대책위 공동대표인 김준한 신부를 만나 가족인 둘째 딸이 함께 있는 가운데 마지막 유언을 남겼다고 밝혔다.

고인은 "나는 28년간 돼지 키우면서 열심히 일해서 아이들 공부도 시키고 결혼도 시켰다. 그런데 11월경에 한전 과장 1명과 다른 1명이 찾아와 송전선로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알게 되었다. 150미터인지 200미터 인지 가까이에 철탑이 들어선다는 사실을 알았다. 철탑이 들어서면 나는 아무것도 못한다. 살아서 그것을 볼 바에야 죽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송전탑 때문에 농약을 마셨다"라고 말했다.

특히 "고인은 '내만 죽는 게 아니라, 그리로 지나가면 다 죽는다. 어떻게 하든 765가 그곳으로 가면 안 돼. 와 저놈의... 와 지나가노'라며 힘겨운 목소리로 안타깝고 괴로운 심정을 토로했다"고 대책위는 전했다.

고인은 평소에 송전탑 반대 운동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11월 한국전력 직원 1명과 대학교수 1명이 자택을 방문해 고인의 집과 농장이 송전선로에 매우 가깝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부터 크게 낙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유 씨와 한 마을에 살던 주민들도 "한전 직원들이 다녀간 뒤로, 크게 낙담해 송전탑 반대 시위에 빠지지 않고 나가게 됐고,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유 씨가 송전탑 문제로 고뇌하다 목숨을 끊은 것이라며 "고인의 사고 이후 '신변비관'을 운운하며 고인의 뜻을 왜곡해 유족들에게 큰 상처를 준 경찰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공개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부와 한전은 고인의 죽음에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명분 잃은 밀양 송전탑 공사를 공권력을 앞세워 강행한 것에 대해 고인 앞에 애도하고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장례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하지만, 경찰은 유 씨의 죽음은 여러가지 복합적인 원인으로 목숨을 끊은 것이라는 입장이다.

밀양경찰서는 7일 유 씨의 음독 사망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음독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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