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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되겠지"…다시 기대 거는 이산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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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1-06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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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상봉 무산 충격으로 '반신반의' 회의적 반응도

 

지난해 9월 추석 이산가족 상봉이 무산된 지 석 달여 만에 정부가 6일 북한에 상봉 재개를 위한 실무접촉을 공식 제안하면서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들도 다시 한번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작년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을 불과 나흘 앞두고 갑자기 무기한 연기를 통보하면서 부푼 희망이 깊은 좌절감으로 바뀌는 고통을 경험했던 고령의 이산가족들은 반신반의하며 이전보다 신중하고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 추석 이산가족 상봉에서 북에 있는 동생 두 명을 만날 예정이었던 문정아(87) 할머니는 정부의 이산가족 상봉 재개를 위한 실무접촉 제의 소식에 "다시 마음이 이상해진다"라며 조심스럽게 기대감을 드러냈다.

문 할머니는 "작년에 상봉이 갑자기 연기돼서 얼마나 실망이 컸는지 모른다"라고 토로하면서 "생전에 동생들을 꼭 만날 수 있도록 정부가 애를 써줬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딸과 동생 두 명을 만나기로 했던 박운형(93) 할아버지도 "반가운 소식"이라며 북한이 최근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하고 있는 것을 언급하며 "이번에는 희망이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는 "상봉이 무산됐을 때도 마음을 크게 먹고 기다리고 있었다"라며 "이번에는 꼭 좀 성사됐으면 좋겠다"라고 희망을 피력했다.

조카 2명과 상봉하려던 마수일(83) 할아버지는 "기분이 좋다"라며 "이번에는 여러가지를 종합해 볼 때 북한도 하려 하지 않겠나. 명절에 가게 되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밝혔다.

역시 조카 두 명을 만나기로 돼 있던 류영식(92) 할아버지도 "지난번에는 많이 섭섭했는데 최근에 북한이 화해를 하자고 했으니 이번에는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라며 "기대를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이산가족 상봉 무산의 충격 때문인지 냉소적이거나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산가족들도 있었다.

특히 가족 중에는 이번에도 기대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경우 고령의 이산가족들이 받을 심신의 스트레스를 우려하며 매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북한에 있는 고모 2명과 조카 1명을 만날 예정이던 박태복(85) 할아버지의 아들 재승(55)씨는 "작년 상봉 무산 후 아버지가 화가 많이 난 상태셨는데 이제 겨우 추스르고 있던 중"이라며 "평소 혈압이 많이 높은 분이라 소식을 전하지 않는 것이 좋을 거 같다"라고 말했다.

남측 상봉 대상자 가운데 최고령자로 동생들을 만날 예정이었던 김성윤(96) 할머니의 아들 고정삼(67)씨는 "할 말이 없다'라며 이번 상봉 성사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산가족 상봉 행사 실무를 담당하는 대한적십자사는 당초 선정된 남측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 96명을 대상으로 건강상태와 상봉의사를 재확인하는 작업에 들어가는 등 정부의 실무접촉 제의에 따른 후속작업을 시작했다.

적십자사 관계자는 "이산가족들이 고령이다 보니 그동안 건강 등에 변화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라며 "이제 초기단계라 아직은 이상있는 분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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