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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덫에 걸린 현대-기아차, 올해는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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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자동차 업계의 맏형인 현대차와 기아차가 '환율 덫'에 제대로 걸렸다.

기아자동차가 24일 발표한 '2013 경영실적'에 따르면 기아차는 지난해 국내와 해외를 합해 47조 5,979억원 어치를 팔아 전년 대비 매출액은 0.8% 증가하면서 마이너스 상황을 겨우 넘겼다.

그런데 영업이익의 사정은 더욱 나빠서 지난해 영업이익은 시장 경쟁력 강화에 따른 양적,질적 성장노력과 판매관리비 감축노력에도 불구하고 원화절상에 따른 매출원가율 증가 등의 요인으로 전년 대비 9.8% 감소한 3조 1,771억원을 기록했다.

자칫하면 두 자릿수 영업이익 감소를 기록할 뻔 한 것이다.

국내공장에서 특근차질과 노조의 부분파업 등의 영향으로 국내 공장생산분이 겨우 0.6% 증가한데 비해 해외공장 생산분은 8.7%나 증가하면서 전 세계에서 282만 7천대를 판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이와같은 기아차의 자동차 판매댓수는 전년에 비해 4.0%나 증가한 것이다.

이렇게 판매댓수가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이 찔끔 늘고 영업이익은 10% 가까이 급감한 것은 기아차가 '환율덫'에 걸렸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차량 판매가 늘더라도 영업이익은 늘지 않는 구조가 됐다는 의미다.

기아차는 판매관리비 감축노력에도 불구하고 원화절상에 따른 매출원가율 증가 등의 요인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으로 분석했다.

매출원가율은 총 매출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하는 것으로 한 단위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 비용이 얼마나 들어가는지를 뜻한다.

같은 업종이라면 이 비율이 낮은 회사의 수익이 높게 된다.

기아차는 이렇게 지난해 실적의 발목을 잡은 환경이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차는 최근들어 원화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원화 강세 기조를 나타내고 있고 해외시장에서는 업체들의 신차출시와 판촉강화로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전날 발표된 큰 형 현대차의 실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이 87조 3,076억원으로 전년대비 3.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조 3.155억원으로 1.5% 감소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3년만에 처음 있는 일로 환율 부담과 무관치 않다.

현대차는 전날 내놓은 실적발표에서 "원화강세와 더불어 엔화약세까지 더해진 환율변동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실토했다.

현대차의 차량판매는 473만 2,366대로 전년대비 판매댓수가 7.3% 늘었지만 이익규모는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원화강세가 현대차의 오른발목을 잡고 있다면 경쟁국인 일본의 엔화약세는 현대차의 왼쪽 발목을 잡고 있다는 뜻이다.

현대차는 "세계 경제가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자동차 업체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 졌다"면서 "엔화약세를 활용한 일본 경쟁사들의 공격적인 시장 확대정책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양다리가 '환율의 이중덫'에 걸린 상황에서 국내에서는 지난 연말에 나온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비용부담이 앞길에 맞바람으로 작용하면서 몸을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이렇게 삼성전자와 함께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양대축의 하나인 현대-기아차의 올해 싸움터에 북풍한설이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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