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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 잡고 싶다면 거꾸로 검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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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04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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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왕섭의 Brand Speech

 

NOCUTBIZ
데이터가 없어서 전략을 세우지 못하는가. 그렇지 않다. 넘쳐나는 데이터에 담긴 의미 있는 진실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판을 큰 틀에서 단순화해서 명확하게 읽어내고 정의할수록 전략도 명쾌해진다. 명쾌한 전략일수록 힘이 있다.

마케터나 브랜드 관리자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시장의 흐름과 판을 명확하게 읽는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판은 어떻게 읽어야 할까. 첫째, 데이터를 봐야 한다. 최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오바마를 승리로 이끈 주요 원인이 빅데이터라고 해서 경영의 화두가 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빅데이터 자체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빅데이터에 숨은 현상과 의미를 읽고, 이를 선거 캠페인 전략에 반영했다는 거다. 그래야 데이터가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둘째, '시장의 판' '경쟁의 판' '자신의 판'에서 발생하는 여러 현상들을 나열해 놓고, 그중에서 공통적인 특징을 읽어내야 한다. 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늘고, 경쟁자들이 자연주의 제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자사는 천연 한방 원료를 가공하는 차별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마케터나 브랜드관리자는 이런 현상들 속에서 '자연주의에 기초한 웰빙 가치 지향'이라는 공통적 특징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여러 현상에 나타나는 공통적 특징을 묶고 이를 구조화할 수 있어야 한다. 공통적 특징을 대립ㆍ인과ㆍ경향ㆍ흐름 등으로 단순화하고 판을 도식화하라는 것이다. 이성적 이미지와 감성적 이미지의 대립, 현대주의와 전통주의의 충돌, 웰빙과 자연주의의 인과관계, 복고 흐름, 쇼루밍(showroomingㆍ오프라인에서 제품 사양을 검토한 후 가격이 저렴한 온라인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 경향 등으로 말이다.

 

마지막으로 공통적 특징을 구조화한 결과를 기초로 전략적 방향을 정의해야 한다. 다양하고 복잡한 현상을 나열만 해놓고, 전략적 해법을 고민하면 그만큼 대안도 많아진다. 대안이 많아지면 입체적인 검토가 이뤄지지 않아 문제해결의 효과성과 효율성이 떨어진다. 배가 산으로 갈 수도 있다는 거다. 문제를 명확하게 읽어내면 정답과 오답이 많을 수 없다. 전략적 방향을 정의할 때는 구조화한 결과를 원인으로 두고 그것을 해결하는 전략을 2~3가지로 압축해 검토해야 한다.

종합하면 판을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수많은 데이터가 보여주는 여러 현상 속에서 공통적 특성을 정의하고, 이를 구조화하는 작업이 있어야 전략적 해법을 도출할 수 있다는 거다. 다만 전략은 수학처럼 정답이 딱 떨어지는 게 아니다. 최선의 대안들 중에서 한가지를 선택하는 것에 불과하다. 때문에 일정 수준의 오류나 실패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학에서 검산을 통해 정확성을 기하듯 브랜드 전략을 확정짓기 전에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역순으로 뒤집어 전략적인 검산을 해봐야 한다.

경영에는 '시나리오 플래닝(scenario planning)'이라는 검산방법이 있다. 브랜드 전략과 전술을 판에서 실행했을 때, 문제가 해결될지 실패로 끝날지 사전에 가늠해보는 것이다. 최종 결정된 브랜드 전략과 전술에 막대한 마케팅 자본이 투입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검산은 반드시 필요하다.

기업에는 각종 고객 데이터가 넘쳐난다. 데이터가 없어서 전략을 세우지 못하는가. 그렇지 않다. 그 데이터 속에 넘쳐나는 현상과 사실에 담긴 의미 있는 진실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판을 큰 틀에서 단순화해서 명확하게 읽어내고 정의할수록 전략도 명쾌해진다. 명쾌한 전략일수록 힘이 있다.
임왕섭 브랜드 컨설턴트 kingp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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