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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왜 정부를 믿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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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칼럼]

자료사진

 

민주국가의 가장 중요한 행사인 대통령 선거에 국가기관이 개입하고,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도 청와대는 내 알 바 아니라는 듯 모르쇠로 일관한다. 최대한 숨기고 감싸면서 시간을 때운다.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잊히기를 믿고 기대한다.

국가 정보기관이 위조된 증거로 간첩사건을 만들어내고, 인권을 유린해도 그 수장은 책임지지 않고 인내와 끈기로 버틴다.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은 아무런 말이 없다.

대통령은 선거 때 국민에게 굳게 약속한 공약사항들을 당선되고 나서는 아무런 설명도 사과도 없이 폐기처분한다. 지자체 선거 때 기초자치단체의 장과 의원 공천을 폐지하겠다고 공약해놓고 이를 뒤집는다.

공약을 지키지 않은 대통령은 침묵만 지키고 있고 여당 원내대표가 사과한다. 야당 대표가 국회 연설에서 문제를 제기하자 여당대표는 '너나 잘해'라며 야유를 보낸다. 경제민주화 공약은 어디로 날아갔는지 흔적도 없다.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들어내겠다고 약속했지만, 경제가 살아날 조짐이나 일자리가 창출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공직자의 도덕성과 청렴성, 준법성을 검증하기 위해 도입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장관급 후보자들의 각종 위법과 비리가 드러나도 아무렇지 않게 임명을 강행한다. 공기업 사장과 감사 등 요직에는 전문성을 갖추지 않았어도 대선 때 공이 있는 측근과 정치인들이 낙하산으로 내려간다. 한마디로 요지경이다.

야권의 무능력과 무기력, 정쟁 위주의 행태 또한 국민의 불신을 가중시킨다. 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언론마저 본연의 역할을 포기하고, 용비어천가나 부르고 있다. 감시견이 아니라 애완견이 돼간다.

그러니 이를 바라보는 일반 국민들은 점점 실망하고 좌절한다. 정부에 대한 믿음은 약해지고, 기대치는 추락한다. 하지만 아직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남아 있다. 여전히 50% 넘는 지지율이 이를 말해준다. 아직까지는 정직성과 약속이행에 대한 희망의 끈을 붙잡고 있다. 그나마 다행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갈림길에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 대한 불신이 대통령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이어지기 전에 바로잡을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 필요하다면 인적 쇄신을 통해서라도 분위기를 바꿀 필요가 있다. 과거지향적 주변 인사들에 둘러싸여 국정을 계속 잘못된 길로 끌고 갈 것인가, 아니면 이들을 미래지향적 인사들로 교체해 새로운 길을 모색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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