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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들 아연실색시킨 문창극 후보자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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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식민사관… 총리 임명되면 대한민국은 불행"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초빙교수로 출강하던 서울대와 자신이 다니던 교회에서 잇단 망언을 한 것과 관련해 역사를 전공한 대학교수들도 아연실색했다.

문 후보자는 2011년 교회 강연에서 "일본 식민 지배가 하나님 뜻"이라고 말했고, 지난해 4월 서울대 강의 도중에는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 사과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조승래 청주대 사학과 교수는 "일제 식민사관의 첫 번째 논리는 우리 민족이 늘 타율적으로 움직여 왔고 자율성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문 후보자 발언은 전형적인 식민사관"이라고 지적했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종합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외출을 위해 차량에 올라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우리 민족에 대한 자괴감만 열거하고 구체적인 역사 발전 동력을 우리 민족 내부에서 찾지 않고 외세에만 의지하려는 식민사관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한시준 단국대 사학과 교수는 "일본 학자들이 식민사관을 정립할 때는 나름대로 자기 논리도 있고 역사의식도 있었는데, (문 후보자는) 역사 개념이 자체가 없는 것 같다"고 혹평했다.

한 교수는 또 "일본 학자들이 조선왕조를 폄하하기 위해 '이 씨 조선'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는데, 문 후보자는 일제 강점기에 교육받은 사람도 아니면서 교회 특강에서 같은 용어를 사용했다"며 "한국 사람으로 교육을 받았는지 의심스럽다"고 한탄했다.

일본의 한국 침략 정당화 도구로 악용된 식민사관에 일방적 극우주의가 더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걸순 충북대 사학과 교수는 "식민사관에 기반한 사고방식과 최근의 뉴라이트보다 더 극우적인 인식들이 뒤엉켜 있는 것 같다"며 "국민 정서하고 동떨어진 얘기를 하고 있는데다 사실과도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특히 일본에 위안부 문제 사과를 더 이상 요구할 필요가 없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박걸순 교수는 "잘 살고 못 살고를 떠나서 반인륜적인 위안부 강제 동원 자체에 대해 사과하라는 것"이라며 "역사적 정당성이나 정의를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사무국장은 "우리나라 외교부가 외교력을 총동원해 위안부 문제를 국제 사회에 이슈로 만들고 위안부 기록물들을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으로 등재하기로 방침을 정했는데, 국무총리 내정자가 외교정책에 반하는 말을 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시준 교수도 "위안부 문제는 당사자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도 잘못됐다고 인정하는데 정작 피해를 당했던 나라의 총리 후보자가 그런 역사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은 정말 한심하다"고 말했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종합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외출을 위해 차량에 오르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 "그분이 총리가 된다면 대한민국은 불행"

왜곡된 역사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국무총리직을 수행하는 것은 국가에 불행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찬승 한양대 사학과 교수는 "개인적으로 그런 생각을 갖는 것은 상관없지만, 총리 자리로 가는 사람이 그런 사고를 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문 후보자 지명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석규 한양대 사학과 교수 역시 "말 같지 않은 소리"라고 일갈했다.

조승래 교수는 "안대희 전 후보자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십수억 원을 벌었다고 해서 낙마했는데 문 후보자는 그것보다 더 심각하다"며 "참담하다"고 말했다.

박걸순 교수도 "우리가 아베 총리 등 일본 극우 정치 지도자들의 과거사 인식 문제를 비판했는데 지금 그보다 더 심한 사람이 국무총리로 내정됐다"며 "(총리 지명은) 부적절하다"고 단언했다.

한시준 교수도 "그분이 총리가 된다면 우리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불행"이라며 "역사관이 한참 거꾸로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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