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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유엔보고관 "위안부 강제성없다는 日주장 부정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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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8-12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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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혐한시위 움직임에 강력 대응해야"

 

라디카 쿠마라스와미 전 유엔 경제사회위원회 인권위원회 여성폭력문제 특별보고관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 "일본 정부가 강제성이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부정직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9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의 자택에서 가진 외교부 공동취재단과의 인터뷰에서 "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노예라고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이들에게 전해 들은 상황이 명백히 노예의 상황이었기 때문"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 제도를 '성노예제'로 규정하고 일본에 법적 책임 인정과 배상을 권고하는 보고서를 작성해 1996년 유엔 경제사회이사회에 제출했다. 이 보고서는 유엔이 직접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본격 조사해 발표한 사실상 첫 사례다.

스리랑카 법률가 출신의 쿠마라스와미 전 보고관은 1994년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산하 인권위원회의 여성폭력 문제 특별보고관으로 임명돼 2003년까지 활동했다. 이후 2006년부터 아동과 무력분쟁에 관한 유엔 사무총장 특별대표로 재임하다 은퇴했다.

다음은 쿠마라스와미 전 보고관과의 일문일답.

--군 위안부를 전쟁 중 군대 성노예라고 명명한 이유는.

▲ 국제법상 노예는 완전히 다른 사람의 통제하에 있어서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에 있는 경우를 말한다. 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노예라고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이들에게 전해 들은 상황이 명백히 노예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 여성들이 자신의 의지에 반해 누군가에 의해서 통제(control)당했기 때문이다. 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처음부터 자신의 의지에 반해 납치돼 왔으며, 매우 좁은 위안소에서 통제 하에 생활했다. 이러한 환경하에서 하루에 많은 일본군을 상대해야 했다. 이런 점 때문에 노예라고 표현했다.

--일본의 강제동원 책임은 명백한가.

▲ 물론 약간의 민간 모집도 있었지만 대다수 여성이 강제 동원된 상황이었고 민간에 의한 모집의 경우에도 군부의 요청에 의한 것이다. 일반적인 군 상대 성매매 업소는 군부대 인근에 위치하며 민간업자가 모집하고 직접 운영한다. 그러나 군 위안부는 일본군이 모집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고 있었고, 위안소도 군부대 내에 위치했다.

--당시에 만났던 위안부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 어느 한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더 인상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처음에는 피해자의 집에서 만났기 때문에 그들이 몸에 난 상처와 폭력의 흔적을 직접 보여줬다. 그걸 보면 (군 위안부 행위가) 동의에 의한 것이었다고 할 수 없었다. 많은 분이 이후에 결혼도 하지 못하고 정착하지도 못했다. 수많은 여인은 육체적, 정신적, 심리적으로 많은 고통 속에 살았다. 그들은 많이들 울었고, 깊이 상처받았고 삶을 파괴당했다.

--특별보고관의 권고 사항을 이행하라고 일본 정부에 대해 여러 번 촉구했으나 일본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 내가 특별보고관으로 활동하던 1995년에는 일본 정부가 유감의 뜻을 담은 서한도 보내고 교과서를 개정하겠다는 약속도 하고, 아시아여성기금을 만드는 등 충분하지는 않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강경한 태도(hard line)로 가고 있다. 1995년 이전의 강경한 자세로 퇴보하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겠다.

--일본의 문제인가, 아니면 국제사회가 관심이 없는가.

▲ 세계적으로 여성에 대한 성폭력 이슈에 대해 관심이 분명히 있다. 내 생각에는 아마도 최근의 이런 변화는 국제사회의 변화보다도 일본 내부의 정치적인 문제가 아닐까 싶다.

--최근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가 고노(河野)담화 검증 보고서에 '여성들이 강제로 동원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없었다'는 내용을 담았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 내 보고서는 군 위안부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했으며 역사적인 자료도 많이 보고 일본 여성 비정부기구(NGO)를 통해 들은 정보도 있었다. 이 모든 정보를 바탕으로 봤을 때 명백히 대부분 강제성이 있었다. 게이 맥두걸 유엔 인권소위 특별보고관도 몇 년 뒤 군 위안부 관련 보고서를 썼는데 같은 결론이 나왔고 심지어 내 보고서보다 더 강했다. 일본 정부가 강제성이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부정직한 것이다.

--나비 필레이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지난 6일 일본 정부에 전시 성노예 문제와 관련해 '포괄적이고 공정하며 영구적인 해결책을 강구할 것'을 권고했는데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나.

▲ 일본은 인권과 관련해서는 매우 협조적인 나라인데 왜 이 이슈만큼은 해결이 안 되는지 이해가 안 된다. 왜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지, 왜 이 이슈가 계속되게 내버려 두는지에 대해 필레이 대표가 당혹감을 표현한 듯하다. 내가 아동과 무력분쟁 특별대표로 활동할 당시 일본은 매우 협조적이었다. 그런데 왜 군 위안부 문제만큼은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 것인지가 필레이뿐만 아니라 인권 관련 인사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고 본다.

--최초 보고서를 낸 지 18년 정도가 지났다. 아직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보고서를 쓴 뒤 몇 년 동안은 진전이 있었지만, 지금은 다시 퇴보하고 있다. 왜 아직 해결이 안 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해결책은 매우 단순하다. 일본은 단독으로(unilaterally) 사과 및 보상을 제공할 수도 있고, 또는 군 위안부 대표들과 만나서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은 어느 방향으로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

--우익들이 군 위안부를 '전시 매춘부'라고 주장하고 헤이트 스피치(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혐오발언), 혐한 시위까지 벌어지는 최근 일본의 흐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모든 나라에는 다른 인종집단, 다른 나라, 여성을 적대시하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 이것들은 표현의 자유 하에 제한적으로 허락돼야 한다. 하지만 국가는 이것들이 혐한 발언이나 시위로 확산하지 않도록 자제시킬 책임을 진다. 국가는 여성 인권 보호를 위한 국제적인 책임 이행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정부는 이러한 움직임에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

--고노담화 검증과 집단자위권 추구 등 일본의 우경화 흐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다른 국가에 어떤 것을 헌법화하고 말고를 강요할 수는 없겠지만 국제 평화와 안정, 인권 침해를 초래하는 군국주의는 원치 않는다는 것은 확실하다. 극단적인 군국주의와 광적인 요구에 부응하다 보면 문제가 생긴다.

--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위안부들은 그동안 정말이지 끔찍한 인생을 보냈다. 그래서 '매춘부였다, 돈 때문에 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굉장히 고통스러울 것이다. 일본 우익세력이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매우 몰이해한 것이다. 그들은 희생자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그들이 더 힘을 얻고 그들에게 다른 어떤 일이 발생하기 전에 정의가 구현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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