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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인 "1인당 3500만원 빚, 가계부채 시한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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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FTA, 가장 실익있는 FTA 될지도
-가계부채 매분기 35조씩 늘어나..
-수출경색, 대출회수로 가계빚 폭발위기
-결국 소득 올려야, 주택부양은 한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태인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소장)

뉴스쇼 월요일의 코너 뉴스게임. 뉴스의 미래와 행방을 예견해 보는 시간, 11월에는 경제분야 예측 진행하고 있는데요. 지금 막 들어오셨어요.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의 정태인 소장님, 어서오세요.

◆ 정태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주제 들어가기 전에 우리 지난 밤 얘기를 잠깐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지난 밤에 여야가 잠정 합의를 했습니다. 이르면 오늘 본회의에서 통과가 된다고 하죠. 한-중FTA 문제. 이거 통과가 되면 소장님, 어떤 영향이 있는 건가요?

◆ 정태인> 여태까지 우리가 FTA를 맺으면 굉장히 경제가 좋아질 거라는 얘기를 정부가 한창 했는데요. 가령 한-미FTA와 한-EU FTA를 맺으면 7.5% 성장률이 올라간다고 했어요. 한번에 올라가는 건 아니겠지만 한 10년에 걸쳐서 7.5% 올라간다는 거니까요. 지금 그런데 한-EU FTA는 거의 4~5년 됐고, 한-미FTA도 이제 3년차거든요. 이렇게 되면 적어도 그중에 3분의 1은 올라갔어야 되잖아요? 2.5%나 3%요. 그러면 경제성장률이 지금 한 6~7% 돼야 하는데 별 효과가 없었다는 게 나타나거든요.

또 한-중FTA는 한-미FTA에 있는 독소조항이 별로 없습니다. 한-중FTA가 사실 가장 무역에는 도움이 되고, 국내 구조조정에는 손해를 보지 않은 FTA인 건 맞는데요. 사실은 제가 비서관일 때 처음 거대 규모 FTA를 검토를 했어요. 그때 가장 실익이 있는 게 한-중FTA로 나왔고. 실익이 없는...

◇ 김현정> 청와대 비서관이실 때 검토를 하셨어요?

◆ 정태인> 네, 그리고 가장 실익이 없는 게 한-미FTA로 나왔는데. 지금 순서가 뒤바뀐 거죠.

◇ 김현정> 그러면 한-중FTA는 동의하는 측면이세요?

◆ 정태인> 이번에 맺은 걸 보면 흔히 높은 수준의 FTA를 이야기를 하는데. 이건 중간 수준의 FTA입니다. 문제는 역시 농업이죠. 한-미FTA를 했을 때 우리나라에서 가장 타격을 받는 것은 곡물 쪽이고, 한-EU FTA는 육류죠. 요새도 삼겹살집에 가면 벨기에, 프랑스 이렇게 써있잖아요. (웃음) 그런데 이제 한-중 FTA를 맺으면 채소, 과일 쪽입니다. 사실 우리나라 농업이 3분의 1은 곡물, 3분의 1은 육류, 3분의 1은 채소, 과일이거든요. 이게 다 타격을 받게 되기 때문에 농민들에 대한 보호가 중요하고요. 또 하나는 이제는 중국 것이 들어와도 우리 시민들이 좀 안전한 걸 먹으려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그 부분에 신경을 써서 보완 대책을 만들고 통과시키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차별화된 정책을 반드시 준비해야겠다 말씀인데요. 그런데 저는 중소기업이 좀 걱정되는 데요. 지금도 중국산 제품 너무 싼 것들이 들어와서 지금도 정신 못 차리는 중소기업들이 많은데. 이제 정말 문을 활짝 열어버리면 정말 중소기업들이 어떻게 해야 하나? 정말 어려우실 것 같아서 걱정이 돼요.

◆ 정태인> 약간은 차별성이 있는 거고요. 그리고 우리나라하고 중국이 생산 시스템이 서로 분업화돼 있거든요. 그래서 일방적인 경쟁보다는 보완되는 측면이 많기 때문에 그 자체로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 김현정> 그래도 한-미FTA, 한-EU FTA보다 나을 것 같다는...?

◆ 정태인> 훨씬 나은데 그것들은 고도의 FTA였거든요.

◇ 김현정> 저는 오늘 정태인 소장님 굉장히 비판하실 줄 알았는데. 그래도 대책 잘 마련하면 그래도 그나마 괜찮겠다는 말씀 좀 위로가 되네요. 오늘 주제는 가계부채 얘기입니다. 연말을 앞두고 각종 경제지표들 나오는 거를 보면 ‘전년대비 마이너스 사상 최저’ 이런 기록들이 쏟아질 거라는 주말 보도들을 제가 보면서 좀 우울했는데요. 거기다가 미국의 금리인상까지 초읽기에 들어간 거 맞죠, 소장님?

◆ 정태인> 아마 올리긴 올릴 건데 많이 올리지는 않을 거예요.

◇ 김현정> 가계부채 뇌관이 조만간 터질지도 모른다는 예측, 어떻게 보세요?

◆ 정태인> 그 얘기도 굉장히 오래된 예측인데 지금은 정말 위험해졌죠.

◇ 김현정> 얼마나 심각한가요?

◆ 정태인> 지금 부채 늘어나는 속도가 굉장히 빠르거든요. 매분기 한 30조에서 35조 늘어나고 있어요. 감이 안 오실 텐데, ‘35조’라고 하면 너무 커서요. 그런데 늘어나는 속도가 7.3% 정도씩 늘어나요. 반면에 소득이 늘어나는 속도는 3.6% 정도니까 부채 늘어나는 속도가 소득보다 2배고, 그 규모 자체도 지금 세계 1위로 올라섰기 때문에 모든 국제기구가 위험한 상태라고 이야기를 하는 중입니다.

◇ 김현정> 우리가 여기서 잠깐 생각해 볼 것이 가계 부채가 늘어난다는 것은 국가적으로 어떤 위험인 거죠?

◆ 정태인> 가계가 모두 빚을 갖고 있고 지금 1인당으로 치면 성인 1인당 3만달러씩 빚이 있는 거거든요. 3500만원씩 갖고 있는 것이고. 성인이 3인인 가구에서는 1억 정도 갖고 있다는 얘기인데 못 갚으면 금융위기로 발전하는 거죠. 사실 미국에서 서브프라임모기지사태라고 하는 게 가계부채 위기거든요. 그것은 가난하고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한테도 빚을 줘서 집을 사게 한 거잖아요. 우리가 딱 그렇게 진행이 됐기 때문에 집값이 떨어지는 순간 가계부채는 터지고 그렇게 되면 금융위기가 오기 때문에 전 경제에 다 영향을 미치게 되죠.

◇ 김현정> 그나마 지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그렇게 한 사람당 3만 달러를 가지고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저금리 덕분 아니에요?

◆ 정태인> 최근에 저금리가 됐는데요. 금리가 당분간 그렇게 올라가지는 않을 겁니다. 미국이 지금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재닛 옐런이라는 분인데. 이분이 노동경제학 출신이에요. 실업, 실물경제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는 분이라서 옐런이 갑자기 옛날처럼 1%씩 올린다거나 그러지는 않을 겁니다.

◇ 김현정> 그것은 아닐 거다, 인상을 하되 그 정도로 팍 올리지는 않을 거다?

◆ 정태인> 인상은 오래전부터 얘기를 했고 금융완화를 시켜서 연준의 대차대조표가 굉장히 커졌거든요. 지금 자산이 굉장히 늘어났어요. 보통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구입하지 않는 채권들, 모기지 채권이나 이런 것들을 구입을 했기 때문에 굉장히 커졌기 때문에 이거를 줄여야 되는데요. 역시 미국도 지금 버블 위기 얘기가 또 나오고 있거든요. 그래서 한꺼번에 줄이지는 않을 거고 또 특히 세계 경제가 안 좋고 미국 경제가 다시 나빠지고 있기 때문에 조금 올릴 겁니다. 아마 상징적으로 올릴 것 같은데... 그렇게 보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미국이 상징적으로 조금 올리면 우리도 그 영향 받아서 조금 올리는 수준이 될까요?

◆ 정태인> 보통 미국이 올리면 우리도 올려야 되는 이유는 우리나라에 들어왔던 외국 자금이 달러 금리가 더 높아지면 빠져나가는 거거든요. 그런데 순식간에 빠져나가면 외환위기가 될 수도 있어요. 그럴 가능성은 지금 없어요. 왜냐하면 2년 전부터 이 얘기가 나왔기 때문에 이미 빠져나갈 건 많이 다 나갔죠.

◇ 김현정> 이미 예방주사는 다 맞아놓은 상태.

◆ 정태인> 그렇죠. 그런데 문제는 뭐냐면 브라질이나 러시아가 진짜 나쁘거든요. 마이너스 5%의 경제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지역이 금융위기로 빠지면 전세계 금융위기 혼란이 되고 그 여파로 한국도 영향을 받겠죠.

◇ 김현정> ‘말씀을 지금 듣고 보면 금리인상이 우리에게 엄청난 충격파를 줄 정도로 클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가계부채가 지금 심각한 것은 맞다.’ 종합을 해보자면 가계부채, 어떻게 될 거라고 예측하시는 거예요?

◆ 정태인> 제가 보기에는 외국의 어떤 충격 때문에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터질 거라기보다는 지금 내부 문제 때문에 터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 기업이 굉장히 나쁘거든요. 기업도 부채가 108%, GDP의 108%로 전세계 4위 정도입니다. 우리나라보다 높은 데가 중국, 싱가포르, 홍콩, 이런 나라를 빼고서 굉장히 높은 상태인데 기업이 수출이 안 되잖아요. 그래서 마이너스 퍼센트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기업 구조조정이 들어가고 신용경색이라는 게 일어나거든요. 이게 뭐냐면 은행이 돈 빌려줬는데 은행도 무서우니까 대출을 회수하는 거죠, 다시 안 빌려주고. 그렇게 되면 멀쩡한 기업이 파산할 수도 있고 이렇게 되면 가계부채까지 터질 가능성이 있죠.

경제가 나빠지면 집값이 내려갈 가능성이 높잖아요. 그렇게 되면 가계로 돈 빌려주는 것을 안 하게 되면 가계부채가 터질 수 있습니다. 다만 가계부채가 기업부채보다 나은 것은 기업부채는 모든 기업이 한꺼번에 걸려들어갈 수가 있어요. 그런데 가계부채는 굉장히 다르기 때문에 한꺼번에 터지지 않는다라는 점인데요. 지금 규모가 워낙 크고 거기다가 대규모 실업사태가 일어나고 임금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원리금 상환이 안 되니까 가계부채가 터질 수 있죠.

◇ 김현정> 그런데 자꾸 우리 정부는 괜찮다고 하잖아요. 지금도 집 사라고 하잖아요, 빚내서.

◆ 정태인> 지금은 집 사라고 한 적 없다고 오리발 내밀고 있죠. (웃음) 자기도 무서운 거예요. 괜찮다고 하는 이유는 4분위와 5분위 때문인데요. 그러니까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사는 사람들 1, 2, 3, 4, 5를 세우면 4, 5분위는 잘사는 사람들입니다. 그 사람들은 부채가 많아요. 그런데 그것은 이해가 되는 게 농촌에 가 보면 할머니, 할아버지들 영세가구들은 빚 없어요. 오히려 4, 50대 대규모 농업을 하는 사람들이 빚이 많은 것처럼 우리나라 잘 사는 사람이 더 빚이 많아요.

그거를 가지고 집을 샀건 사업자금을 쓰든 뭘 했던 간에 빚이 많은데, ‘그래서 문제 없다. 이 잘사는 사람들은 금융자산도 많아서 팔아서 갚으면 된다’라는데 그게 그렇지 않거든요? 대부분 부동산으로 갖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4, 5분위가 가장 위험합니다. 한국은행이 스트레스테스트라고 하는게 금융안전보고서에서 발표가 됐거든요. 지금 정부나 일부 교수들이 잘 사는 사람들이 빚이 많으니까 문제가 없다라고 하는 것은 사실이 아닌 걸로 한은이 이제 밝혀낸 거죠.

◇ 김현정> 그렇다면 우리도 버블 터져서 미국처럼 경제위기 올까 걱정이 되는 상황이라면, 뭔가 지금부터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뭐가 시급하다고 보세요?

◆ 정태인> 부채를 줄여야죠. 그런데 부채를 줄이는 것은 상대적으로 소득이 늘어나야 하거든요. 그래서 가계소득이 늘어나야 되는데. 우리 가계소득이 마이너스로 돌아갔어요. 왜 그러냐면 임금이 낮기 때문이죠. 임금이 올라가야 된다라는 것이고, 그거는 전세계가 지금 아베 총리라든가 오바마 대통령이라든가 자꾸 임금 올려야 한다는 얘기를 하고 실제로 그런 노력을 했거든요.

심지어 실제로 우리 최경환 부총리도 청문회 할 때 ‘임금이 올라가야 한다, 가지 않은 길을 가겠다’라고 얘기를 했는데. 실제로는 맨날 갔던 길을 갔죠. (웃음) 주택경제 일으켜서 경제성장률을 높이려고 하다 보니까 바로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빚내서 집 사라고 한 것이죠. 처음에는 전세금 막 올라가니까 전세금 대출을 해 주다가, 전세금하고 집값이 비슷해지니까 차라리 집 사라고 하면서 이자율을 떨어뜨리고 더 좋은 조건으로 빚을 줬거든요. 그래서 한 분기에 35조씩 올라가면 굉장히 위험한 상태라고 봐야 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한 달 동안 경제 이모저모 이야기 나누면서 제가 하나, 둘씩 정리가 되는 것이요. 정태인 소장님은 ‘내수경기를 살려야 한다’ 이 부분에 굉장히 집중하시네요. 지금 수출길도 막혀 있고 결국은 내수가 살아서 우리 주머니가 두둑해져서 뭔가 쓸 수 있어야 하고 이런 상황이 돼야 우리 경제 버틸 수 있다, 이렇게 정리하면 됩니까?

◆ 정태인> 네. 우리 임금을 삭감하고 여러 가지 비용을 줄인다는 것은 수출을 하기 위해서거든요. 그런데 수출이 안 되거든요? 마이너스거든요. 그렇다면 내수를 늘려야 하고 그게 정상적인 경제예요. 자기 국민들 임금이 올라가는 게 더 좋은 거지, 수출해서 기업이 돈을 벌어들이는데 투자를 안 하면 계속 내부에서는 양극화가 심해지고 지금 그 현상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죠.

◇ 김현정> 아마 오늘 편의 마무리이자 우리 한 달 동안의 뉴스 게임의 마무리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관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 혹은 국민들에게 하는 충고, 제안이 있다면 해 주시죠.

◆ 정태인> 관료들은 지금 문제가, 위기가 있다는 건 알고 있어요.

◇ 김현정> 위기는 알아요?

◆ 정태인> 원리금 상환을 빨리 해야 한다든가 또는 기업 선제적 구조조정을 한다든가, 하는 건 아는데. 그게 대규모 정리해고로 가서 임금삭감까지 이어지면 더 큰 위기로 빠진다는 걸 알고 정책을 사용해야 하고요. 특히 가난한 사람들 쪽의 소득이 늘어나도록 정책을 쓰는 게 위기를 줄이는 방법이거든요. 국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는데 가계 빚을 줄이는 수밖에 없어요.

◇ 김현정> 그러면 더 주머니 더 닫으라는 소리잖아요.

◆ 정태인> 특히 무리해서 집을 샀던 분들은 아직은 집값이 괜찮거든요. 조금 있으면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금 팔아서 빚을 줄이는 게 그래도 위기를 맞지 않는 길이기도 하죠.

◇ 김현정> 한 달 동안 뉴스 게임 이렇게 정리를 해야겠습니다. 언제라도 경제 이슈가 터지면 제가 콜 하겠습니다. 준비해 주십시오. 정태인 소장님,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 정태인>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정태인 소장과 함께한 11월의 뉴스 게임, 여기서 줄입니다. 고맙습니다.

◆ 정태인>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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