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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전도사' 유승민, 사드 발표 날 청와대 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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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유승민 의원 (사진=박종민 기자)

 

원조친박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과 박근혜 대통령 사이 결별이 표면화된 때는 2014년 10월 7일이다.

유 의원은 이날 열린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청와대 외교안보라인을 "청와대 얼라들"이라고 질타했다.

앞선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과정에서 발언자료로 사전에 배포됐다가 취소된 '중국 경도론' 관련 내용을 언급하며 "이거 누가 합니까. 청와대 얼라들이 하는 겁니까"라고 따져 물은 것이다.

청와대는 미국 현지 싱크탱크 전문가들과의 간담회를 앞두고 "일각에선 한국이 중국에 경도됐다는 견해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는 한미동맹의 성격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오해"라고 대통령의 발언자료를 마련한 뒤, 실제는 박 대통령이 이를 언급하지 않자 없던 일로 했다.

(사진=자료사진)

 

◇ 사드에서 촉발된 "청와대 얼라들"…갈등의 표면화

이미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 배치를 놓고 한-미-중 3국간 불편한 기류가 형성됐을 때인데, 유 의원은 "중국이 뭐라고 하면 '알아서 하라'고 배짱을 갖고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 외교안보라인과 대통령 측근 그룹들은 물론, 대통령의 입장에서도 '청와대 얼라들' 발언이 듣기 좋을 리 없었다.

이듬해에도 사드 갈등은 계속됐다.

밀어붙이는 쪽은 비박이 돼버린 유승민 의원, 이를 견제하는 쪽은 친박 핵심들이었다.

유 의원은 원내대표에 올라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공론화하자며 나섰고, 친박계의 만류 속에도 2015년 4월 1일 이른바 '사드 의원총회'를 강행한다.

이미 이정현, 윤상현 의원 등은 공론화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며칠 뒤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북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면서 "진정 평화를 원한다면 억지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무렵 윤상현 의원은 "사드는 하나의 이론에 불과한, 검증된 무기체계가 절대 아니다"라며 "잘못된 정보를 갖고 어떻게 하려고 이러는지 정말 난처하다"고 맞섰다.

이후 '증세없는 복지' 논란 등으로 박 대통령에 의해 '배신의 정치'로 낙인찍힌 유승민 의원은 원내대표 자리에서 쫓겨난 뒤 공천 탈락됐지만, 무소속으로 당선돼 최근 복당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 지도부 및 국회의원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 사드 전도사 劉, 사드 발표날 청와대 초청돼 朴대통령과 재회

원내대표를 사퇴한 지 꼭 1년이 된 8일, 유 의원은 청와대로 발을 들여 박근혜 대통령과 다시 얼굴을 맞대기에 이른다.

대통령이 여당 의원 전원을 초청한 오찬 자리인데, 하필이면 한미 양국이 사드를 주한미군에 배치하기로 결정해 이를 발표한 날이다.

그리고 배치의 유력 후보지 중 한 곳은 신공항 논의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여당의 전통 텃밭 대구 주변이다.

벌써부터 김관용 경북지사가 칠곡 배치설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는 등 TK 민심이 동요하고 있는 가운데, 지금까지의 논의로 보아 친박계 핵심 의원들이 사드 배치를 적극 옹호하고 나설지 의문시되는 상황.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자타가 공인하는 사드 전도사 유승민 의원에게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드 배치가 소신이라는 유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민심을 달래가며 대통령의 선택을 지지할 수 있을까.

박근혜 대통령은 국내정치뿐 아니라 국제정치 무대에서도 성과를 내기 위해 유 의원에게 손을 내밀 수 있을까.

이날 박 대통령은 오랜만에 얼굴을 맞댄 유 의원에게 미소를 보이며 다른 참석자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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