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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끓는 바닷물 코로나 인력난…신음하는 양식어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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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의 한 양식어민이 뜨거운 뙤약볕이 내리쬐는 한낮에 양식장을 살피고 있다. 최창민 기자전남 여수의 한 양식어민이 뜨거운 뙤약볕이 내리쬐는 한낮에 양식장을 살피고 있다. 최창민 기자

올해 여름 역대급 폭염이 예고된 가운데 전남 여수 가막만 일원에 고수온주의보가 내려졌다. 고수온주의보는 바닷물의 온도가 28도 이상일 때 내려지는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한 달가량 빨랐다.
 
전남 여수시 신월동 인근 해상에서 가두리양식장을 하고 있는 A씨는 몇 해 전 고수온에 물고기가 때죽음을 당하는 피해를 입어 양식 어종을 바꿨다.
 
낮 최고기온이 33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에도 A씨는 새벽부터 배를 몰고 바다 위 양식장에 나가 산소공급기를 가동하고 액화산소를 투입했다. 하루 내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뜨거운 바닷물에 힘겨워하는 물고기를 바라보면 한숨만 나온다.

A씨는 "우럭을 대규모로 키우다가 고수온에 너무 큰 피해를 봤다"며 "이 일대는 다른 지역보다 어장을 하기 취약한 조건이어서 고수온에 강한 어종인 돔으로 바꿀 수밖에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돌산읍 군내리 가두리양식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돌산에서는 65어가에서 우럭 59만3천마리, 감성돔 293만6천마리, 숭어 69만6천마리 정도가 양식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 속에 어장 주인 상당수가 외국인노동자를 구하지 못해 직접 배를 타고 나가 작업을 하고 있다. 양식장 위로 그늘막을 쳐서 조금이라도 햇빛을 가려보지만, 드넓은 바다에서 광범위하게 밀려드는 뜨거운 바닷물에는 뾰족한 대책이랄게 없다.
 
여수 돌산의 한 해상양식장에서 산소발생기가 가동되고 있고, 양식장 안에는 수만 마리의 돔이 힘겹게 한여름을 보내고 있다. 최창민 기자여수 돌산의 한 해상양식장에서 산소발생기가 가동되고 있고, 양식장 안에는 수만 마리의 돔이 힘겹게 한여름을 보내고 있다. 최창민 기자

서남해수어류양식수협 관계자는 "고수온 대응을 위해 양식어가에 액화산소통 충전을 지원하고 있다. 용존산소율을 높여 어류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며 "해수면 일사량을 줄이기 위한 차광막 설치를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고수온에서는 어류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어류 선별 작업, 낡은 망갈이 작업 등을 자제해달라고 안내하고 있다"면서 "양식어가의 경우 1인 경영이 많은데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1월부터 외국인 신규 고용이 거의 없어 노동력이 절대 부족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해양수산부는 15일 오전 10시 기준 득량만(보성군 동율) 28.5℃, 함평만(함평군 석두) 28.0℃, 가막만(여수시 신월) 27.5℃의 수온을 기록함에 따라 16일 오후 2시부터 올해 첫 고수온 주의보를 발령했다.
 
고수온이 지속될 경우 용존산소량 부족으로 양식생물의 생리적 기능이 약화돼 대량 폐사 발생이 우려된다.
 
여름철 고수온 현상 고착화로 전남에서만 최근 3년간 476억원의 어업피해가 발생, 복구비로 212억원을 지원했다. 여수시도 2016년부터 3년 간 우럭과 홍합, 돌돔 등 모두 13건 6억9천여 만원의 어업 피해가 났다. 다행히 2019년과 2020년에는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여수시는 적조방제 장비임차 계약, 드론을 활용한 적조 예찰 강화 등의 활동을 통해 고수온과 적조에 대비하고 있다. 고수온 주의보 단계에서는 급이량 조절과 액화산소 가동, 경보 단계에서는 인력과 방제장비 가동 등의 대책을 마련하는 등 피해 최소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여수시 어업생산과 관계자는 "지난 2년간 고수온으로 인한 양식어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장기간 폭염이 예고돼 비상 대응체계를 갖추고 현장 지도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며 "양식 어가에도 먹이공급을 줄이고 산소 공급을 늘리는 등 대응에 나설 것을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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