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야구 천재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 AP=연합뉴스일본의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에 대해 역대 메이저 리그(MLB) 한 시즌 최다 홈런의 주인공 배리 본즈(61)이 찬사를 보냈다. 그러면서도 현재 MLB는 자신의 시대와는 다르다며 은근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본즈는 최근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스티븐 잭슨, 맷 반스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올 더 스모크'(All the Smoke)에 특별 출연해 오타니에 대해 언급했다. 지난해 MLB에서 전 세계 최초로 50홈런-50도루(54홈런-59도루)를 달성한 오타니의 위대함을 인정하면서도 '부드러운 시대'의 덕을 보고 있다는 내용이다.
오타니에 대해 본즈는 "던져도 쳐도 달려도 훌륭하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선수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도 없다"면서 "지금까지 이룬 것도 훌륭하다"고 극찬했다. 일본을 평정한 오타니는 2018년 LA 에인절스에서 MLB에 데뷔해 7시즌을 뛰며 타자로 875경기 타율 2할8푼2리 225홈런 567타점 562득점 145도루 OPS(장타율+출루율) .946을 기록했다.
투수로도 오타니는 86경기 38승 19패 평균자책점(ERA) 3.01 탈삼진 608개를 기록했다. 투타 겸업을 하면서도 최고의 성적을 냈다. 오타니는 에인절스 시절인 2021, 2023년에 이어 지난해 다저스에서 3번째 만장일치 최우수 선수(MVP)에 올랐다. 다만 지난해는 타자로만 뛰었다.
본즈는 그러나 "다만 지금의 야구는 예전과 많이 다르다"면서 "내 시대라면 오타니가 (1경기) 홈런 2개를 치는 일은 없다"고 짚었다. "그 전에 공 1개는 머리를 향해 날아오니까"라는 이유다. 본즈는 또 "도루 2개를 하는 일도 없다"면서 "누군가가 그의 무릎을 노리고 으깨러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옛날 야구는 그런 게임이었다"면서 "누구든 상관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현역 시절 본즈도 최고의 호타준족으로 꼽혔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뛴 본즈는 1995년부터 1997년까지 33홈런-31도루, 42홈런-40도루, 40홈런-37도루 등 3년 연속 30홈런-30도루를 넘겼다.
메이저 리그 한 시즌 최다 홈런과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을 보유한 배리 본즈. AP=연합뉴스본즈는 "홈런을 친 뒤 다음 타석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위험성을 생각하며 쳐야 했다"면서 "내 경우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콘택트 히터로 대응해야 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반면 지금의 선수들은 오로지 칠 수 있는 환경"이라고 차이를 강조했다.
하지만 본즈는 2001년 역대 한 시즌 최다인 73홈런을 날린 바 있다. 통산 762홈런으로 이 부문도 1위다. 다만 본즈는 7번이나 내셔널 리그 MVP에 올랐으나 명예의 전당에는 입성하지 못했다. 금지 약물 복용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본즈는 오타니에 대해 타자로만 활약하기를 희망했다. 본즈는 "오타니가 타격 재능이 월등하니 꼭 타자에 전념했으면 좋겠다"면서 "투수는 역시 피로가 걱정"이라고 밝혔다. "선발 투수로서도 대단하지만 계속하면 부담이 커져 지칠 수 있다"는 것이다.
불펜 투수를 추천했다. 본즈는 "그래서 가끔 불펜으로 등판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면서 "릴리프로도 정말 뛰어난 선수라 1이닝이나 2이닝 던지면 지배적인 투수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