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 여자 단식 간판 안세영. AP=연합뉴스'배드민턴 여왕' 안세영(삼성생명)이 또 다시 한때 천적으로 불린 천위페이(중국)를 꺾었다. 이제 상대 전적에서 동률에 가까워지고 있다.
안세영은 15일(한국 시각)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슈퍼 1000 전영 오픈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천위페이를 세트 스코어 2 대 0(21-9 21-14)으로 완파했다.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이 13위까지 떨어진 천위페이를 43분 만에 가볍게 제압했다.
3년 연속 4강에 진출했다. 안세영은 1899년 시작돼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이 대회에서 2023년 전설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여자 단식을 제패했다. 지난해는 2023년 항저우아시안게임 부상 여파로 4강에서 지면서 2연패가 무산됐다. 올해 2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린다.
1998년생인 천위페이는 4살 어린 안세영의 국제 대회 초창기 천적으로 군림했다. 당시 세계 1위로 전성기를 구가하던 천위페이가 안세영을 7번 연속 꺾었다. 안세영은 어머니 이현희 씨에게 "엄마, 나는 천위페이에게 안 되는 걸까?"라며 좌절했다.
하지만 안세영은 포기하지 않았다. 2022년 말레이시아 마스터스에서 처음으로 천위페이를 누르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이후 항저우아시안게임 단체전과 개인 단식 결승에서 천위페이를 꺾는 등 천적 관계를 허물었다.
BWF에 따르면 안세영과 천위페이의 상대 전적은 11승 12패다. 아직 안세영이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기 전인 7연패 기간을 빼면 최근에는 11승 5패로 천위페이가 오히려 열세에 몰려 있다.
항저우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승리한 안세영(왼쪽)이 중국의 천위페이와 인사하는 모습. 항저우(중국)=황진환 기자안세영은 전영 오픈의 전초전 격인 오를레앙 마스터스 여자 단식 결승에서도 천위페이를 눌렀다. 지난 9일 결승에서 45분 만에 세트 스코어 2 대 0(21-14 21-15) 완승을 거두고 정상에 올랐다. 최근 기세로는 안세영이 천위페이의 천적이나 마찬가지다.
올해 17전 전승 행진을 달렸다. 안세영은 말레이시아 오픈, 인도 오픈에서 한 세트도 뺏기지 않는 완벽한 우승을 거둔 뒤 오를레앙 마스터스에 이어 전영 오픈까지 4개 대회 연속 정상에 도전한다.
안세영은 16일 4강전에서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와 만난다. 야마구치는 세계 랭킹 3위로 천위페이처럼 안세영의 초창기에 천적으로 불리며 통산 14승 11패로 앞서 있다.
이외에도 복식 대표팀이 4강에 올라 우승에 도전한다. 남자 복식 서승재-김원호는 허지팅-렌샹위(중국)와 맞붙고, 혼합 복식 이종민(이상 삼성생명)-채유정(인천국제공항)은 펑얀제-웨이야신(중국)과 격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