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기자서울 강동구 명일동 땅꺼짐(싱크홀)이 지하철 굴착 공사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야권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책임론을 키우고 있다.
박창근 가톨릭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28일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이 국회에서 주최한 긴급 전문가 간담회에서 "현장 사진을 보면, (지하철 연장 공사에서) 강관 다단 그라우팅 공법이 부실한 것으로 보인다"며 "노후 상하수도가 원인인 싱크홀은 규모가 작아 크게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관 다단 그라우팅은 구멍을 뚫고 설치한 강철관에 '약액'이라 불리는 시멘트·화학물질을 주입해 주변 땅을 단단하게 다지는 작업이다. 긴 관에 약품을 넣어 주변 땅을 굳힌 다음 터널을 파는 것이다.
박 교수는 "시멘트가 밖으로 나와 (연약 지반이) 시멘트처럼 단단하게 만들어지는데, 강관만 있고 시멘트 등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시 싱크홀 관련 긴급 전문가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이는 강관 다단 그라우팅 작업이 제대로 이뤄졌다는 서울시 설명과 배치된다.
이에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막을 수 있었던 사고 같다. 사전에 여러 민원도 들어왔었고, 우려가 있었다고 한다"며 "제대로 막지 못했던 것 같아 서울시, 그리고 서울시장인 오세훈 시장은 이 책임을 벗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CBS노컷뉴스 보도로 이번 지하철 공사에 참여했던 관계자가 1공구 종점 터널 구간 등의 붕괴를 우려하는 민원을 지난해부터 두 차례나 서울시에 낸 사실이 드러났다. 박 의원의 지적대로 시의 대응이 안일했던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