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 제공 성해나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 '혼모노'는 표제작 '혼모노'를 포함해 총 7편의 단편이 수록됐다. 성 작가는 201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빛을 걷으면 빛', '두고 온 여름' 등을 통해 독자적 서사를 구축해왔다.
표제작 '혼모노'는 30년 경력의 무당 문수가 어느 날 자신에게서 신령이 떠났음을 깨닫고 맞은편 집에 새로 이사 온 젊은 무당이 그 신령을 모시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진짜와 가짜, 전통과 현대, 권위와 위반의 경계를 묻는 이 작품은 2024년 이효석문학상 우수작품상과 제15회 젊은작가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수록작 '길티 클럽: 호랑이 만지기'는 '호랑이를 만지는 방법을 가르치는 클럽'에 모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욕망과 윤리의 불확실한 경계를 탐색하며, 2025년 젊은작가상 수상작으로도 선정됐다.
'스무드'는 재미교포 3세인 주인공이 한국을 방문해 태극기와 성조기를 동시에 든 시위대에 휩쓸리며 겪는 정체성의 충돌을 다룬 작품으로, 국적과 민족, 소속에 대한 감각을 감정적으로 포착한다.
성해나 지음 | 창비 | 368쪽
은행나무 제공
최정화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호르몬 체인지'는 타인의 호르몬을 주입받아 젊음을 되찾는 수술이 보편화된 근미래를 배경으로, 인간의 욕망과 사회적 불평등 문제를 다룬다.
소설 속 세계에서는 빈곤층이 생계를 위해 자신의 호르몬을 판매하고 부유층은 이를 통해 생체 나이를 젊게 유지한다. 주인공 한나는 70대 노인이지만, 20대 여성의 호르몬을 주입받아 다시 젊어진다. 이후 한나는 삶의 기회를 다시 얻었다고 생각하지만, 곧 그 선택이 가져오는 신체적·심리적 변화와 윤리적 딜레마에 직면한다.
최 작가는 이 같은 설정을 통해 노화에 대한 공포, 젊음에 대한 집착, 그리고 이를 상품화하는 사회 구조를 성찰한다. 특히 기후 위기, 젠더 갈등, 사회 계층 간 격차 등 현대 사회가 직면한 복합적인 위기 상황을 서사 속에 녹여냈다.
2012년 창비신인소설상으로 데뷔한 최정화 작가는 그간 '지극히 내성적인', '메모리 익스체인지', '책상 생활자의 요가' 등에서 인간 내면과 사회적 현실을 다층적으로 탐색해온 바 있다.
최정화 지음 | 은행나무 | 22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