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부담은 낮추고 행복은 올리고 결혼부터 육아까지 든든한 대한민국' 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이 2030세대를 겨냥해 결혼·출산·육아 등 전 과정을 아우르는 대선 공약을 23일 내놨다. 적어도 결혼과 출산의 '의지'만 있다면, 비용 부담 때문에 이행하지 못하는 일은 없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관에서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결혼이 곧 걱정인 경우가 많다. 소위 웨딩 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결혼 비용이 급증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결혼 준비단계부터 '공정 계약'이 이뤄지는 시장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이번 공약은 이른바 '부담은 낮추고 행복은 올리고 결혼부터 육아까지 든든한 대한민국 만들기' 프로젝트다.
특히 결혼서비스 시장의 '깜깜이 계약'과 과도한 추가비용 문제를 콕 집었다. 권 원내대표는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관련 표준계약서 도입, 가격 표시제, 보증보험 가입 및 영업보증금 제도 등 소비자 보호장치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결혼서비스 관련 정보 비대칭 문제를 종합적으로 해결하고 피해 구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결혼서비스법' 제정을 추진하겠다"며 "또한 가성비 좋은 공공예식장을 확대해 품격과 편의성을 더하겠다"고 말했다.
청년층에게 결혼이 오히려 '페널티'가 되고 있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여의도연구원이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예식장 수는 2019년 890곳에서 2024년 714곳으로 19.8% 감소했고, 올해 기준 스드메 평균 비용은 약 440만 원으로 나타났다. 불투명한 가격 정책가 추가금 폭탄이 예비부부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권 원내대표는 "공원·박물관 등 우수 기관을 공공예식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하고, 전국통합 예식장 플랫폼을 구축해 예약 투명성과 이용 편의성을 높이겠다"고도 했다.
또 주거 문제와 관련, "디딤돌 대출 소득 기준은 1억 2천만 원, 버팀목 전세 대출은 1억 원으로 상향해 결혼이 손해가 아니라 더 나은 내일이 되도록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출산과 육아를 폭넓은 지원하는 대책도 포함됐다. 권 원내대표는 "임신과 출산 과정에 필요한 공공지원을 확대하고, 모자 보건형 보건지소를 임신·출산·육아 통합 지원 건강 거점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난임 부부를 위한 생식세포 동결 건강보험 급여 지원 및 다태아 출산 시 지원금 30% 추가 지원도 약속했다.
이어 "산후조리원 평가의무제를 도입하여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고 가격 안정과 서비스 질 향상을 유도하겠다"고 덧붙였다.
미래세대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우리아이 첫걸음 계좌' 신설 방안도 내놨다. 이 계좌는 0~1세에게 월 20만 원, 2세부터 17세까지는 월 10만 원을 저축하면 정부가 1:1 매칭 지원하는 방식으로, 만 18세가 되면 최대 5천만 원의 자산을 형성하게 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취약계층 아동을 위한 '디딤씨앗통장'도 확대하겠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가족이 10만 원을 저축하면 정부가 30만 원을 부담하는 디딤씨앗통장과 우리아이 첫걸음 계좌를 동시에 가입할 경우, 취약계층 아동은 18세에 약 1억 원 규모의 목돈을 만들 수 있다"며 "자립과 독립에 굉장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아이 첫걸음 계좌'의 경우, 도입 시 소요 예산이 5조~6조 원 정도로 추산된다. 중도 인출은 긴급한 수술 등 예외적인 경우에만 인정하며, 만기 후 본인이 희망할 경우 국민연금 혹은 주택 청약저축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당 내 대선 예비후보들과의 협의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얘기한 바 없지만 복지 공약으로서 (최종 대선)후보가 누가 되든 채택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통계청의 사회조사 지표를 보면, 2023년 기준 (청년들이) 결혼하지 않는 이유 중 '결혼 자금 부족'이 31.3%, 출산·양육 부담이 15.4%였다"며 "결혼 준비대행업체의 불공정 거래를 바로잡고, 산후조리원의 비용 부담도 완화할 수 있도록 관련 공약을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