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동연 대선 경선 후보가 24일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선 김동연 후보는 지난 15일 후보 등록 이후 여든 번에 달하는 언론 인터뷰 및 브리핑을 진행했다. 열흘 동안 하루 평균 최소 일곱 번 이상은 언론 앞에 선 셈이다.
김동연, 하루 평균 7번 이상 언론 인터뷰·간담회
24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김 후보는 이 기간 동안 63차례의 인터뷰와 15차례의 브리핑을 위해 기자들 앞에 섰다. 이날도 그는 CBS전북 라디오와 KBS광주 라디오 등 4개 언론사와 인터뷰 했다.
김 후보는 인터뷰에서 이재명 후보 독주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동시에 주말 호남 경선을 앞둔 만큼 호남의 발전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특정 후보에게 90% 표가 몰리고 있는 이런 상황은 압도적 정권 교체에 경고등을 켤 것"이라며 "국민들이 어떻게 보겠나. 호남이 민주당의 앞길을 제대로 잡아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제 옆에는 현역 의원이 한 분도 없다. 제 옆에 서지 못 하는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가끔은 외롭다"며 "민주당이 이렇게 가도 될까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후보의 일극체제로 인해 민주정당의 근간인 다양성이 흔들리고 있는 현세태를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또 거의 매일 '백팩 매고 TMI'(도어스태핑)라고 이름 붙인 기자간담회를 직접 소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15차례에 걸쳐 현안 브리핑 혹은 지역 맞춤형 대선 공약 등을 발표했다. 이날 전남에서 열린 간담회에서는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과 '5.18 광주민중항쟁'으로의 명칭 변경 추진 등을 약속했다. 아울러 400조원 규모의 RE100 서해안 벨트 조성 공약도 내놨다.
이처럼 김 후보가 대 언론 및 대 국민 접촉면을 확장해온 데는 짧은 경선 일정과 불리한 경선룰이 크게 작용했다.
김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번 대선은 2주에 모든 경선이 끝나는 초단기 일정인데다, 후보를 알릴 수 있는 방송토론회도 많지 않다"며 "더욱이 경선룰마저 기울어진 상황에서, 최대한 후보를 당원들과 국민께 알리기 위해 진정성 있게 인터뷰와 간담회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 후보는 젠더 이슈 같은 논란이 될 만한 사안에도 솔직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지난 21일 여성 유권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젠더 이슈를 정치인들이 갈라치기하는 것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여성가족부를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부자 몸조심' 전략…"유권자 알권리 고려해야"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선거 경선에 나선 이재명(왼쪽부터), 김동연, 김경수 예비후보가 23일 오후 TV 초청 토론회 시작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반면 이 후보는 대선 출마 선언 이후 별다른 젠더 공약을 내거나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 11일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서는 '2030 여성에 대한 비전·구상이 무엇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지난 대선에서 2030 남성의 지지를 받지 못해 패배했다는 인식이 바탕에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괜한 논쟁을 만들지 않겠다는 것.
공약의 내용도 대부분 총론적인 성격이 강하고, 특히 사회적 대립이 첨예한 사안에 대해서는 더욱더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는 모양새다.
독주 속에 이 후보는 작은 꼬투리도 잡히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 언론은 이를 두고 '스텔스 전략'이라 표현했다. 모든 언론 인터뷰도 고사하고 있다. 공약 또한 페이스북 메시지로 낼 뿐이다. 출마 선언도 기자들과 질의응답이 필요 없는 유튜브 동영상으로 대신했다. 이 후보의 약점 가운데 하나인 말실수를 줄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같은 이 후보의 '부자 몸조심' 행보가 유권자들의 알권리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재명 후보는 워낙 압도적으로 앞서나가니까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로키'(Low Key) 전략을 쓰고 있는 것"이라며 "유권자들 입장에서 알권리도 고려해야 하는데, 너무 숨어만 있는 것은 뒤집으면 숨길 게 많다는 얘기도 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