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일영. KBL 제공SK는 LG 칼 타마요에 초점을 맞췄다.
타마요는 1차전에서 3점슛 4개를 포함해 양 팀 최다 24점을 올렸다. 최부경, 오세근으로는 타마요의 스피드를 쫓아가기 버거웠다. SK 전희철 감독은 안영준에게 타마요 수비를 맡기는 스몰 라인업을 준비했다. 타마요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 타마요의 부담스러운 헬프 수비도 계산한 라인업이었다.
타마요 수비는 쉽지 않았다. 안영준이 1쿼터 초반 3개의 파울과 함께 벤치로 물러났고, 타마요에게 3쿼터 초반까지 17점을 허용했다. 그럼에도 3쿼터 초반까지 리드를 잡고 갔다.
하지만 승부를 가른 것은 베테랑 허일영의 3쿼터 뜨거운 7분1초였다.
LG는 7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 원정 경기에서 SK를 76-71로 격파했다. 이로써 LG는 원정 1, 2차전을 모두 승리한 뒤 홈으로 돌아간다. 3, 4차전은 LG 홈 창원체육관에서 펼쳐진다.
LG는 2쿼터까지 33-34로 끌려갔다. 3쿼터 초반 연속 속공을 허용하며 36-40이 됐다. SK 속공이 살아나고, MVP 안영준까지 득점에 가담한 상황.
허일영이 2점으로 흐름을 끊었다. LG는 타마요, 아셈 마레이의 득점으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허일영은 타마요가 벤치로 물러난 3쿼터 막판 폭발했다. 44-43으로 쫓긴 상황에서 김형빈의 파울을 유도했다. 자유투 2개 모두 성공. 이어 3점포를 림에 꽂았다. 50-45에서 다시 한 번 3점슛을 성공한 뒤 종료 28초를 남기고 스스로 교체를 요청했다. 53-45 리드. 이후 LG는 한 차례도 리드를 뺏기지 않았다.
허일영은 12분16초 동안 12점 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기뻐하는 허일영과 조상현 감독. KBL 제공
허일영은 "항상 준비는 하고 있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들어가고, 안 들어가고 눈치 볼 것 없이 던져야 다른 준비가 된다. 자신 있게 던졌다"면서 "연습 때부터 감이 좋아서 멀리서 연습했는데 멀리서 찬스가 났다. 잘 보여준 것 같다. 짧고, 굵게"라고 웃었다.
허일영은 지난 시즌까지 SK 소속이었다. 하지만 FA로 풀리면서 LG로 이적했다. 정규리그 출전 시간은 평균 14분46초로 줄었다. 2009-2010시즌 데뷔 후 가장 적은 출전 시간이었다.
하지만 베테랑답게 조상현 감독과 면담을 통해 이겨냈다.
허일영은 "솔직히 경기를 많이 못 뛰어서 속이 많이 상했다. 나이가 많다고, 또 어린 선수들을 키운다는 명목 하에 감독님과 트러블도 있었다. 대화를 많이 했고, 점점 좋아졌다. 내가 꿍했으면 서로 기분이 안 좋았을 텐데 찾아가서 이야기를 했다"면서 "충분히 뛸 수 있지만, 내가 욕심을 내는 것은 의미가 없다. 주전들 체력 안배만 해주자는 것이 좋은 결과로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