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14일 오후 부산 금정구 범어사 안양암에서 정여 방장스님과 만나, 방장스님이 써준 족자를 함께 들어보이고 있다. 적힌 글귀는 '무구무애(無垢無碍)'로 윤석열 전 대통령도 같은 문구의 족자를 선물받은 바 있다. 부산=이은지 기자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국민의힘에 쓴소리를 한 데 대해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성' 운운하며 비난한 것을 두고 "말 그대로 적반하장(賊反荷杖)"이라고 14일 직격했다.
앞서 권 전 비대위원장은 '이젠 정나미 떨어져 근처에도 가기 싫다'며 당 선거운동 지원을 거부한 홍 전 시장과 관련, "타고난 인성은 어쩔 수 없나보다"라고 비판했고, 이 후보는 이에 대해 역으로 권 전 비대위원장을 가리켜 "진짜 싸가지가 없다"고 맹공하는 페이스북 글을 올린 바 있다.
이날 오후 영남 지역의 '3대 사찰'로 꼽히는 부산 금정구 범어사를 찾은 이 후보는 정여스님을 포함한 종교계 지도자들과의 좌담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의 가장 안 좋은 문화 중 하나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오히려 막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홍 전 시장이 본인의 선택으로 '정치를 그만두겠다' 하고 이번 대선에서 빠져 있겠다고 한 마당에, 30년 동안 그 당에 계셨던 분의 행보를 존중해 주는 것이 도리"라며 이를 두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경우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또 "이번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많은 사람들이 목도한 것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윤핵관'(윤 전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의 무리가 결국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전 시장이 탈당과 정계은퇴를 선언한 배경은 여기에 있는데, '한덕수 단일화' 파동 등의 책임이 있는 권 전 비대위원장이 누구를 손가락질할 자격이 있느냐는 취지다.
아울러 "홍 전 시장이 미국으로 출국할 때 국민의힘 인사들은 서울에 있는 사람마저도 어느 누구도 그를 배웅하거나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오히려 대구에서 선거운동하고 있던 제가 다른 일정을 조정하고 배웅했는데, 도대체 이런 상황이 국민들 눈에 어떻게 보이겠나"라고 반문했다.
이 후보는 "스스로 그런 충분한 예의를 갖추면서 정치를 하고 있는지, 국민의힘 인사들은 (자기자신을) 되짚어봐야 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와 함께 이 후보는, 김문수 후보의 캠프 본진 격인 국민의힘 중앙선대위가 탄핵 국면에서 윤 전 대통령 입장을 대변해 온 석동현 변호사를 영입한 것을 두고
"'빅텐트'라는 논의가 실질적으로는 자유통일당 또는 황교안 (전) 대표 등 부정선거 세력과의 연대를 하기 위한 움직임이었음이 백일하에 드러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후보는 "석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의 절친이자 긴밀히 소통하는 사이로 알려져 있고, 자유통일당과도 정치를 같이 해온 인물"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어떤 국민에게도 감동을 줄 수 없는 형태의 연대"라며 "발음은 비슷할지 모르지만 '계엄 보수'와 '개혁 보수'는 선명한 차이가 있다. 개혁신당은 천명했듯이 선명하게 개혁보수의 길을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14일 부산 범어사에서 종교계 지도자들과의 차담을 마친 뒤 경내에서 지지자들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부산=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