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4일 경남 사천시 항공정비업체인 한국항공서비스(KAEMS)를 방문해 직원들에게 하트를 만들어보이고 있다. 사천=황진환 기자국민의힘에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 중심 단일화를 촉구했던 일부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결국 김문수 후보가 대통령선거 후보로 최종 확정되자 돌연 태세를 전환했다. 공식 선거운동 3일째에 접어든 가운데, 이들은 앞장서서 김 후보에게 힘을 싣고 있다.
이수정 국민의힘 경기 수원정 당협위원장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21대 대통령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직능총괄본부 여성안전 본부 본부장으로 임명된 것을 알리며 김문수 후보의 직인이 찍힌 임명장 사진을 공개했다. 이 위원장은 "여성안전 꼭 개선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유세운동 사진을 연이어 올리며 김 후보와 딸의 일화를 소개한 기사를 공유하며 "김문수, 아버지"라고 남기기도 했다.
앞서 이 위원장은 지난 9일 한덕수 당시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갑작스럽게 교체되는 과정에서 김 후보 측의 '전당대회 및 전국위원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 기각 소식이 전해지자 "다 기각이네. 어떡하냐 문수야"라는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이수정 국민의힘 경기 수원정 당협위원장. 연합뉴스·이수정 위원장 페이스북 캡처하지만, 국민의힘 당원 투표 부결로 결국 김 후보가 대선 후보로 나서게 되자 이 위원장은 "가처분 심판으로 대선 후보도 내지 못할 뻔한 상황을 당원들의 열망이 탈출구를 찾아줬다"며 "경의를 표한다"고 입장을 바꿔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후 김 후보를 조롱하는 내용이 담긴 글을 삭제하거나 비공개 처리했다.
김 후보 캠프에서 정책총괄부장을 맡았던 박수영 의원도 김 후보와 한 후보의 단일화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국민의힘 단체 대화방에 "김 후보가 전형적인 좌파식 조직 탈취 시도를 하고 있다"는 글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2일 박수영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침 7시부터 2시간 동안 출근길 인사를 했다며 사진을 올렸다. 이어 박 의원은 13일 김 후보의 부산 유세에 동행했고, 14일에는 용호동 출근길 인사를 한 사진을 각각 게시했다.
지난 9일 김 후보가 의원총회 도중에 나가려고 하자 온몸으로 막아섰던 조배숙 의원 역시 아침부터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3일 부산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서 산업은행 이전 관련 현장을 방문하기 위해 이동하며 박수영 의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부산=황진환 기자앞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 10일 새벽 대선후보 기습 교체를 시도했다. 김 후보가 당내 경선 당시 내세운 한 후보와의 단일화 공약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 등이 교체 명분이었다.
지도부는 비상대책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를 동시에 열어 '대통령 선출 절차 심의 요구', '김 후보 선출 취소', '한 후보 입당 및 후보 등록' 등 안건을 의결했고, 김 후보의 선출 취소를 알리는 공고와 대통령 후보자 등록 신청 공고를 냈다.
이에 맞춰 국민의힘에 입당한 한 전 총리는 단독으로 후보 등록을 신청했고, 김 후보는 후보 자격을 상실했다. 이 모든 것이 새벽에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후보 교체를 주도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진 사퇴했다.
이와 관련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자신의 정치적 이익에 맞게 부화뇌동하다가 만들어진 비극"이라고 밝혔다.
이어 "(후보 교체에 앞장선) 권영세, 권성동 앞에서 박수치면 공천받을 수 있다는 보장이 있었지만, 실패해서 입장을 바꾼 것"이라며 "우리는 이처럼 가벼운 정치인들의 슬픈 자화상을 목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