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6·3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오전 '빛의 혁명'을 상징하는 공간인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첫 유세를 시작하며 선거 운동복을 입고 있다. 류영주 기자제21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지난 12일 시작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향한 '암살설'이 또 제기됐다. 북파공작원(HID) 출신에게 이재명 후보 암살 관련 이른바 '스탠딩 오더(standing order)'가 내려졌다는 내용이다.
'스탠딩 오더'란 명령권자의 취소가 없는 한 끝까지 수행해야 하는 지시사항이다. 즉 수년간 반드시 처리해야 할 명령이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그런 개념이 있나 보다. 한 번 지시하면 직접 취소하지 않는 한 계속 유효한 명령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탠딩 오더를 받은 특수부대는 주로 OB(퇴직) 요원"이라며 "이미 제대했지만 군과 관계를 맺고 활동하는 요원들이 스탠딩 오더를 받고 있는 상태라는 제보가 진즉부터 접수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동아일보는 지난 12일 더불어민주당이 이 후보 경호팀 내부에 후보 암살을 목적으로 잠입한 첩자가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의혹을 받는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이 여전히 HID 출신을 지휘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민주당은 경호팀에 대한 재검증 작업을 위해 이력서를 전부 재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은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이 후보 경호팀 내부에 첩자가 있다는 제보가 사실이냐는 질문에 "다양한 제보와 첩보가 있기 때문에 하나하나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여러 경우의 수를 놓고 점검하는 건 당연히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3일 경북 구미역광장에서 열린 유세에 참석해 손을 들며 인사하고 있다. 구미=류영주 기자국가정보원은 지난 2017년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에 대한 암살을 두고 '스탠딩 오더'라고 파악한 바 있다. 김 국무위원장의 명령이 2011년에 내려진 직후, 김정남은 여러 나라로 피신 다녀야 했다는 분석이다.
군 출신인 김병주 최고위원도 지난 3월 13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12·3 비상계엄 때 OB(퇴직자)들이라든가 노상원, HID 뭐 이런, 실질적으로 이런(암살 시도) 것들이 정황 증거들이 많이 있었지 않냐"며 "단순히 체포조만 운용된 것이 아니라 OB라든가 이런 어떤 조직에 스탠딩 오더가 내려갔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것이 취소 명령이 안 내려가면 유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부기관이나 국방부에서 확인된 내용이 아니고, 해당 캠프 쪽에서 우려가 있다고 얘기한 것"이라며 "군대 내에서 '스탠딩 오더'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국정원 관계자도 "관여하고 있는 사항이 아니라 확인해 드릴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1일 '러시아 소총 반입' 제보를 받았다며 이 후보에 대한 테러 위협에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조승래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이런 내용은 (테러) 제보센터를 통해 다 종합할 것"이라며 "우리 입장에서는 이 위협 자체가 대수롭지 않은 것이라 그냥 넘길 수 없다. 실제 그런 움직임이 있었고 우리 후보가 피습당하기도 했기에 그런 부분에 대해 철저하게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국가수사본부 관계자는 같은 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12일 기준 온라인상에서 대선 후보에 대한 위해 협박 등 7건에 대해 조사에 착수해 1건은 송치했고, 나머지 6건은 수사 중"이라며 "모두 이재명 후보와 관련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은 '러시아 소총이 반입됐다'는 제보를 받았다는 데 대해선 "아직 확인된 바 없다"고 전했다.
한편, 이 후보는 과거에도 꾸준히 살해 위협을 받았다. 지난해 1월 당대표 재직 당시에는 부산 가덕도 신공항 현장을 방문했다가 흉기 습격으로 목 부위 정맥이 손상되는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이에 최근 신변 안전을 위해 방검복을 입고 공식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